한가위에 즐기는 술 한 잔 우리 지역 특산주로!

지역내일 2009-09-17
술은 잘 먹으면 약주요, 못 먹으면 망주다. 술만큼 그 양면성이 뚜렷한 것도 없다. 좋은 점을 내세웠다가도 항상 그 폐해가 팽팽히 맞선다. 하지만 역사 이래로 흥겹고 축하해야 할 자리에 술이 빠진 적이 없다.
“술을 못 먹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울할 때 슬픔을 남들과 같이 술잔에 잠겨 마시지도 못하고 친한 친구를 타향에서 만나도 술 한 잔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내가 술 먹을 줄 안다면 더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을 것이요, 탁 터놓고 네냐 내냐 할 친구도 있을 것이다.”
피천득 선생이 ‘술’이란 수필을 통해 고백했듯 지나치면 독이 되지만 그런 것을 다 차치하고 이 세상에 술이 없다면 삶이 너무 빡빡하지 않을까.
이제 곧 한가위, 덕담과 함께 유쾌한 술 한 잔 빠질 수 없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과의 따뜻한 자리, 이왕이면 우리 지역 특산주로 통해보는 것은 어떨까.

#5대 술도가의 자부심으로 빚은 술 ‘배다리 술도가’
1915년 고양시 주교리 56번지에서 1대 창업자 박승언 옹이 창업한 이래로 우리 술 근대사의 전후 무후한 양조면허 계승을 5대째 가업으로 잇고 있는 ‘배다리술도가’. 무엇보다 배다리술도가가 유명세를 탄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북한산 등산길에 ‘실비옥’에서 술맛을 본 후 “어디 막걸리냐?”는 한 마디에 청와대에 공식납품하게 된 인연 때문.
2004년 7월에는 4대 박관원씨가 사재를 털어 수천 년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 해 온 전통주의 역사를 발굴 정리해 기록으로 남기고 관련된 가구와 도구들을 수집해 ‘배다리박물관’을 개관해 고양시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고양막걸리는 살균주가 아니라 보존기간이 5일에 불과한 생주로 쓴맛 단맛 시원한맛 신맛 등 칠미(七味)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1915년 배다리 술도가 ‘인근상회’를 창업했던 박승언 옹은 보기·보혈·보양에 도움이 되는 약주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배다리 술도가가 탄생하자마자 인근의 술꾼들을 사로잡는데 이르렀다고 전한다. 혀에 감칠맛이 나며 술기운이 오르고 내리는 속도가 완만하여 기분이 좋고 뒷머리를 때리는 후유증이 전혀 없는 이 술에 대한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안타깝게도 이 술에 대한 비방을 적은 책자는 가보로 전해오다 한국 전쟁 때 능곡양조장과 함께 소실되고 다만 그 비법 몇 가지는 정확하게 전수되었는데 이를 받은 이가 바로 박관원씨.
지금은 5대 박상빈 씨가 그 뒤를 이어 보다 젊은 감각으로 신제품개발은 물론 카페 분위기의 배다리박물관 시음장과 고양시 국제행사 등에 고양막걸리를 선보여 세계화를 통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내에서 ‘밥알이 동동 떠있는’ 유일한 제품으로 밥알과 누룩을 2차 발효시켜 목 넘김이 편하고 입 냄새가 전혀 없어 여성 취향에 맞는 ‘고양 동동주’, 약용약재를 더하지 않고 누룩과 친환경 경기미로만 빚어 그윽한 향과 독특한 미각이 일품으로 우리 전통음식과 궁합이 잘 맞아 제례주로 정평이 난 ‘주교주’, 경기지방 유기농 쌀로 빚은 발효 양조주를 원주(原酒)로 ‘불로 익혀 단식 증류해 이슬처럼 받아낸 술’로서 100년 묵은 옹기독에 100일 이상 저온 숙성시킨 명주 ‘아사달’ 등이 유명 백화점을 통해 선보이고 있으며 배다리박물관에서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문의 031-967-8052 www.baedari.co.kr

#머루인생 30년, 제1회 대한민국 전통술 명주장인이 빚은 파주 ‘산머루주’
파주의 특산품으로 감악산 산머루농원의 ‘산머루주’를 꼽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감악산 산머루주. 지난 해 7월 농원에 오토캠핑장 등 야영장을 만들어 주말이면 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서우석 대표는 지난 1979년부터 시작해 머루 인생 30년의 대한민국 전통술 명주장인이다. “가공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3년인데 처음부터 판매가 될 리 없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체험장을 열어 시음하게 했더니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한번 맛을 보면 감탄하게 되는 감악산 머루주의 비결은 해발 675m 감악산 기슭에서 친환경 무농약 재배, 산성비 등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비가림시설 등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된 탓에 청정지역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지리적인 조건 등 천혜의 환경조건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 있다. 여기에 남부지방처럼 날씨변화가 크지 않고 강원도처럼 온도가 낮아 일조량이 부족하지도 않고, 감악산은 일교차가 커 산머루가 자생하기에 최적기온과 일조량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또 머루주를 담는 적정온도가 15~20℃로 수확해서 머루주를 담는 기간 내내 그 기온을 유지하므로 품질도 좋고 기온이 맞아 머루주 생산의 최적조건을 갖춰 최고의 산머루주 맛을 내기 때문.
산머루농원에 가면 30년 전 서 대표가 처음 심었던 머루나무 고목과 그 때 만들었던 우물, 터널을 팔 때 깊이별로 나왔던 다양한 암석들을 둘러볼 수 있고 숙성터널에 들어서면 오크통 외에 옹기에 보관한 머루와인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머루농원의 와인은 1999년 일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 중국, 미국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머루와인을 증류한 브랜디 제품을 처음 개발했다. 산머루농원의 산머루주(500㎖/360㎖), 추석선물용으로 좋은 산머루와인 오데뉴 2호 세트(산머루와인·500㎖ 2병+잔) 등 다양한 제품은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매장과 직접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문의 031-958-4558 www.seowoosuk.com

#38년 포도박사가 만든 친환경 저농약 포도와인, 김포 옥돌농장‘아마레 그래(Amare Gra)’
김포시 양촌면 석모리에서 1만9000여㎡(6000평)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옥돌농장 이돌찬 대표는 포도농사에 늘 ‘새로움’을 더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는 김포시 대표 포도농장주. 올해로 38년째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이 대표는 1993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삼색포도 재배에 성공해 이를 지역에 확산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부터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농산물’인증서를 받고 무농약 포도생산을 시작했다.
무농약 인증은 유기합성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 또한 권장 시비량의 3분의1이하, 재배토양과 용수도 친환경적이어야 할 만큼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옥돌농장은 6000여평 중 상당 부분이 비가림시설로 토양에 빗물이 흡수되지 않도록 비닐 먹청시설이 되어 있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하수를 공급, 고품질 친환경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씻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포도재배로 흑자경영을 하던 그가 와인생산에 뛰어든 건 4년 전. WTO, FTA로 농업이 개방되면서 값싼 외국포도가 우리 땅의 맛좋은 포도가 남아돌게 될 위기에 직면하면서부터.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38년을 포도농사에 땀흘려온 이 대표의 포도에 대한 애정은 남달라 FTA의 파고를 넘기 위한 방편으로 자신의 포도를 이용해 포도주 생산 연구를 시작했다고. 현재는 환경공학과(미생물 전공)대학원을 졸업한 장남 이환규씨까지 가업에 참여, 3대째 가업을 잇는 포도농가가 됐다.
옥돌농장에서는 현재 정식으로 ‘아마레 그래(Amare Gra·포도사랑)’라는 상표로 화이트, 레드 두 종류의 와인을 출시하고 있다. 아마레 그래는 친환경 저농약 고품질 포도로 정성들여 제조하기 때문에 외국산 와인과 견주어도 경쟁력 있는 농가 자체 브랜드로 추석 선물용으로 벌써부터 주문이 많다. 일반 매장에는 출하되지 않고 옥돌농장 내 직판장과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
문의 031-989-2573 www.okdool.co.kr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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