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는 내신이나 대학별고사, 수능보다 학생의 특기, 발전 가능성, 봉사 및 동아리활동 경력 등 좀 더 다양한 관점과 기준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광주의 교육 현장은 혼란스럽다. 일단은 고등학교에 진학함과 동시에 학교에서 밤 10시까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방학도 단 열흘 정도 외에는 시간이 허락 되지 않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교내성적도 우수해야 하고 방과 후 동아리 활동, 봉사까지 해야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이라도 가능하다는 것이 입학사정관제도이다.
금호고등학교 김대중 교사는 "자신의 진로가 분명하고 관심분야에 열정을 갖고 준비한 학생, 평소 독서 실력이 좋아 심층면접에서 자신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적합하다"며 "학교 성적 역시 학생을 평가하는 기본 자료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입학사정관제로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하나에서 열까지 본인이 직접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입식보다는 창의성과 리더십에
관심을 가져야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연설에서 “대학 자율화는 사교육을 조장하는 방향이 아닌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부도 선발방식을 다양화하고 선진화하기 위해 각 대학에서 현재 확대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교내외 활동도 학교의 정상적 교육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느냐가 평가대상이며, 본인의 진로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과정으로 참여한 활동들을 평가하게 된다. 국민배우 문근영도 결론은 이름을 달리한 입학사정관 전형인 자기추천으로 합격한 예다.
수상실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진로 목표와 관련된 기록물을 요구한다. 꾸준히 작성한 과학실험일지, 독서노트, 봉사활동일지, 학교 및 지역행사 참가활동 사진 등 자신의 재능과 소질을 꾸준히 키워왔다는 과정을 보일 수 있는 개인 포트폴리오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서울대에서는 화순 능주고에 재학 중이던 학생을 합격시켰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한 성실함이 가능성을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다. 건국대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생물일지를 기록한 학생을 합격 시켰다. 정말 생물학을 좋아하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또, 인하대공대에서는 자신이 직접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을 제출한 대안학교 학생을 합격했다. 컴퓨터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을 인정해 준 결과이다.
봉사활동에서도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활동이 좋다. 일회적인 봉사보다 내가 사는 동네의 불우 이웃을 일관성 있게 돕고 보람을 느끼는 것을 입학사정관은 훨씬 높게 평가한다.
현재 고3. 2010년 대입, 별다른 대안 없어 - 개인 스스로 준비해야
내신과 수능만을 공부해 온 광주지역은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이미 서울권의 우수 대학은 입학사정관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며 그 대상을 해 년마다 점점 늘려 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하면 원하는 스펙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서울권 우수대학의 진학은 점점 힘들어지고 결국 '좋은 대학'은 타 지역의 학생들만의 진학이 분명한 사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 교육청 진학정보센터 대입담당 임양성 장학사는 “교육청 주관으로 입학사정관제 설명회를 8월 중에 학교를 대상으로 2회 가졌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도 올해 고3에게는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현 교육 형태로는 손을 댈 수가 없어 고민이 많다”고 고백하며 현, 고1과 고2 학생들에게는 입학사정관제가 요구하는 봉사, 동아리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학교 차원에서 계획, 적용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현 고1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단위 학교별 학생부에 충실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스펙이 아무리 좋아도 내신이 좋지 않다면 입학사정관제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교 진로지도 프로그램이나 운영기록, 학생부 기재 방법 등도 변해 갈 것이다. 학교 차원의 봉사 활동도 늘려갈 것이고, 학부모 설명회를 열어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 스스로가 준비해야 할 포트폴리오다. 아직 구체적인 매뉴얼도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이것 역시 계획 중이다”고 말한다.
장성 문향고 이경희 교사는 "현재의 교육과정으로는 학교 차원에서의 봉사활동이나 주말과 방학기간인 10여일을 이용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뾰족한 지침이 없다"고 말하며 "현재의 고3에게는 그나마 권장할 만한 방법조차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미 새 학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수시모집도 곧 다가오기 때문이다.
도움말 : 광주광역시교육청 진학정보센터 임양성 장학사. 대구광역시교육청 진학진로센터 양성현 장학사.
금호고 김대중 교사. 장성 문향고 이경희 교사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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