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그나마 힘겨운 서민들의 삶에 웃을 일이 더욱 줄어 들고 있다. 요즘 같은 때에 일단 그냥 한번 웃어보자며 ‘하하하하~ 호호호호~’ 정신없이 웃어 댄다면 말 그대로 정신없는 사람 취급당하기 딱 십상이다. 하지만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기고, 한번 웃어야 두 번도 웃게 된다”며 “일단 그냥 한번이라도 웃어보자”고 말하는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한국웃음전략 연구소 이황순 실장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정발산동에 위치한 광성노인복지센터를 찾아갔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가벼운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낮 시간을 보내는 그 곳에서 이황순 실장은 ‘인기 짱’인 자원봉사자였다.
웃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다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이황순 실장의 모습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가냘픈 몸에 어찌 저리도 큰 웃음과 신나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지, 이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냥 그의 웃음에 묻혀 세상 시름도 잊겠다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저렇게 즐거워하며 웃고 박수치는 어르신들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픈 몸과 외로움에, 또 자꾸만 잊혀 가는 세상의 기억에 답답해하던 노인들은 처음엔 낯선 그를 외면했다. 노인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우스개를 부리는 그의 몸짓에도 잘 웃지 않았다. 웃음치료교실 강사가 남을 웃기지 못하다니 좌절할 만한 일이겠다. 하지만 그는 기다렸다. 누구든 마음이 열려야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성을 다한 만큼 노인들의 태도는 시간이 갈수록 달라졌다. 그렇게 어르신들과 맺어 온 인연이 벌써 2년째다. “내가 아무리 세상을 웃길 수 있다한들, 어르신들의 입맛에 맞아야 어르신들이 웃을 수 있는 것이지요. 노인들을 이해하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답니다.”
그의 가방 속엔 커다란 안경과 콧수염 안경, 짝짝이와 가발 등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다양한 소품이 한 보따리다. 또한 가끔씩 어르신들에게 하모니카 연주도 들려준다. ‘오빠생각’이나 ‘반달’ ‘아리랑’ 등을 들려주는데 눈물이 글썽글썽한 노인의 눈물을 닦아드린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수업을 마치고 나서는 그의 손을 붙잡고 ‘가지 말라’고 하거나 그의 애칭인 달님이를 부르며 ‘왜 안 오냐’고 묻는 어르신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어르신들의 모습에 그는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웃음치료의 효과를 확신할 수 있었다.
뒤늦게 찾은 나의 마지막 직업 ‘웃음치료사’
신바람난 이황순 실장의 너털웃음은 도저히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그가 환갑을 넘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웠다. 그의 동안 비결은 웃음 덕분일까? “요가를 한 지 20년이 넘었네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요가를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스린답니다. 가끔씩 웃음치료 수업을 진행하면서 요가 동작을 활용하면 반응이 참 좋아요. 다리를 일자로 벌리는 자세나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그 땐 사람들이 놀래서 웃지요. 물론 웃음이 젊음을 유지하는데 최고랍니다. 웃으니 웃을 일만 생긴다는 말처럼 인생이 정말 그래요. 자꾸 웃다보면 표정이 달라지고, 이렇게 동안으로 보인답니다.(웃음)”
이황순 실장이 웃음치료사가 된 동기를 들으니 웃음이 나왔다. 장년의 나이에 들어서자 주변 지인들이 하나둘씩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병문안을 가기 위해 음료수나 한 상자 사갈까 고민하다가 아플 때는 웃음이 명약이라는 생각으로 우스갯소리를 준비해갔다. “얘들아, 닭의 부인이 누구인지 아니? 암탉이라고? 호호호 닥쳐란다” “잘 웃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뭔지 아니? 바로 개구리 뒷다리~란다(실제 개구리 뒷다리~하고 소리를 내 보면 이해가 간답니다)” 등등 그의 우스갯소리에 친구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내친김에 조금 더 배워보고 싶어 시작한 것이 바로 웃음치료 수업이었다. 지금은 웃음치료교실 1080강사로, 실버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전문가로, 한국웃음전략 연구소 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황순 실장은 “뒤늦게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직업을 찾게 돼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며 “웃음치료사는 내 인생 마지막 직업으로 남은 인생을 웃음과 함께 열정적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하하하~ 호호호~ 웃어 보아요
이황순 실장은 웃음을 잃은 사람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고 한다. 그는 웃음치료사가 되기 이전에도 잘 웃고 사는 사람 중 하나였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오늘이 지나면 내일은 나아지겠지’하며 웃어넘기거나 작은 일에도 큰소리로 웃곤 했다. 하지만 웃음치료 수업을 진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엔 얼굴에 표정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다. 자신이 웃겨도 웃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 남을 웃기지 못하는 자신의 직업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이 가여워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그의 손길을 뿌리치고 강의실을 빠져나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살다보면 마음의 상처나 사는 것이 힘들어 웃음을 잃게 될 때도 잊지요.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그냥 한번 웃어보세요. 그냥 운동하듯이, 아무 이유 없더라도 15초 정도만 큰 소리로 웃어보면 분명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진짜 웃음은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고, 삶을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준답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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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기 위해 정발산동에 위치한 광성노인복지센터를 찾아갔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가벼운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낮 시간을 보내는 그 곳에서 이황순 실장은 ‘인기 짱’인 자원봉사자였다.
웃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다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이황순 실장의 모습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가냘픈 몸에 어찌 저리도 큰 웃음과 신나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지, 이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냥 그의 웃음에 묻혀 세상 시름도 잊겠다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저렇게 즐거워하며 웃고 박수치는 어르신들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픈 몸과 외로움에, 또 자꾸만 잊혀 가는 세상의 기억에 답답해하던 노인들은 처음엔 낯선 그를 외면했다. 노인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우스개를 부리는 그의 몸짓에도 잘 웃지 않았다. 웃음치료교실 강사가 남을 웃기지 못하다니 좌절할 만한 일이겠다. 하지만 그는 기다렸다. 누구든 마음이 열려야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성을 다한 만큼 노인들의 태도는 시간이 갈수록 달라졌다. 그렇게 어르신들과 맺어 온 인연이 벌써 2년째다. “내가 아무리 세상을 웃길 수 있다한들, 어르신들의 입맛에 맞아야 어르신들이 웃을 수 있는 것이지요. 노인들을 이해하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답니다.”
그의 가방 속엔 커다란 안경과 콧수염 안경, 짝짝이와 가발 등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다양한 소품이 한 보따리다. 또한 가끔씩 어르신들에게 하모니카 연주도 들려준다. ‘오빠생각’이나 ‘반달’ ‘아리랑’ 등을 들려주는데 눈물이 글썽글썽한 노인의 눈물을 닦아드린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수업을 마치고 나서는 그의 손을 붙잡고 ‘가지 말라’고 하거나 그의 애칭인 달님이를 부르며 ‘왜 안 오냐’고 묻는 어르신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어르신들의 모습에 그는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웃음치료의 효과를 확신할 수 있었다.
뒤늦게 찾은 나의 마지막 직업 ‘웃음치료사’
신바람난 이황순 실장의 너털웃음은 도저히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그가 환갑을 넘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웠다. 그의 동안 비결은 웃음 덕분일까? “요가를 한 지 20년이 넘었네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요가를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스린답니다. 가끔씩 웃음치료 수업을 진행하면서 요가 동작을 활용하면 반응이 참 좋아요. 다리를 일자로 벌리는 자세나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그 땐 사람들이 놀래서 웃지요. 물론 웃음이 젊음을 유지하는데 최고랍니다. 웃으니 웃을 일만 생긴다는 말처럼 인생이 정말 그래요. 자꾸 웃다보면 표정이 달라지고, 이렇게 동안으로 보인답니다.(웃음)”
이황순 실장이 웃음치료사가 된 동기를 들으니 웃음이 나왔다. 장년의 나이에 들어서자 주변 지인들이 하나둘씩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병문안을 가기 위해 음료수나 한 상자 사갈까 고민하다가 아플 때는 웃음이 명약이라는 생각으로 우스갯소리를 준비해갔다. “얘들아, 닭의 부인이 누구인지 아니? 암탉이라고? 호호호 닥쳐란다” “잘 웃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뭔지 아니? 바로 개구리 뒷다리~란다(실제 개구리 뒷다리~하고 소리를 내 보면 이해가 간답니다)” 등등 그의 우스갯소리에 친구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내친김에 조금 더 배워보고 싶어 시작한 것이 바로 웃음치료 수업이었다. 지금은 웃음치료교실 1080강사로, 실버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전문가로, 한국웃음전략 연구소 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황순 실장은 “뒤늦게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직업을 찾게 돼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며 “웃음치료사는 내 인생 마지막 직업으로 남은 인생을 웃음과 함께 열정적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하하하~ 호호호~ 웃어 보아요
이황순 실장은 웃음을 잃은 사람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고 한다. 그는 웃음치료사가 되기 이전에도 잘 웃고 사는 사람 중 하나였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오늘이 지나면 내일은 나아지겠지’하며 웃어넘기거나 작은 일에도 큰소리로 웃곤 했다. 하지만 웃음치료 수업을 진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엔 얼굴에 표정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다. 자신이 웃겨도 웃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 남을 웃기지 못하는 자신의 직업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이 가여워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그의 손길을 뿌리치고 강의실을 빠져나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살다보면 마음의 상처나 사는 것이 힘들어 웃음을 잃게 될 때도 잊지요.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그냥 한번 웃어보세요. 그냥 운동하듯이, 아무 이유 없더라도 15초 정도만 큰 소리로 웃어보면 분명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진짜 웃음은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고, 삶을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준답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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