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슈-용호만 매립지 갈등
“부산시는 난개발 중지하고 친수공원 조성하라”
GS하이츠 자이아파트 입주민들 ‘녹지공원 조성 촉구 결의 문화제’ 열어
9월말 준공 예정인 부산 용호만매립지의 활용계획을 놓고 부산시와 인근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매립지 내 부지를 일반분양하려는 부산시의 방침에 대해 주민들이 친수공원 조성을 요구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오후 8시 부산 남구 용호동 GS하이츠 자이아파트 공원에서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녹지공원 조성 촉구 결의 문화제’가 1시간여 동안 열렸다. 이날 주민 대표들은 “부산시는 공유 수면 매립으로 땅 장사를 그만하고, 해안 경관을 망치는 콘크리트 숲 대신 시민이 원하는 공원화를 당장 추진하라”는 촉구 결의문을 낭독했다.
매립지 인근 주민들, 시민 위한 친수공원 조성 촉구
용호만 매립 사업은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 아파트단지와 수영구 남천동 29호광장 사이의 용호만 공유수면(13만4000㎡)을 매립하는 것으로 2005년 시작됐다.
매립지와 인접해 있는 LG메트로시티 아파트(7370세대)와 GS하이츠자이(1149세대) 아파트 주민들은 LG메트로시티의 용호공원 바로 옆 부지인 일반용지(4-2블럭) 7100㎡와 GS하이츠자이 앞 근린상업용지(7블럭) 4만5000㎡를 친수공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10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충당하려면 근린상업용지를 일반분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건설본부 관계자는 “4-2블럭의 일반용지 또한 남촌어촌계 측에 매입가로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정부의 매립허가를 받아서 분양이 불가피하고 단독·공동주택과 주상복합시설 등은 들어설 수 없도록 제한한 데다 건물 높이를 25층 이하로 지정해 난개발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25일 열린 ‘녹지공원 조성 촉구 결의 문화제’에서 주민들은 용호만 매립지 내 부족한 공원을 확충하기 위한 결의대회와 지지발언의 시간을 가졌다. 또 시 낭독, 초빙 음악인 등의 공연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앞서 지난 7월 29일에는 용호동 LG메트로시티 입주민들도 친수공원 조성을 촉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광안대교와 이어지는 아름다운 관광 자원으로 개발해야
GS하이츠 자이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한명수 회장은 “용호만 매립지는 애초 계획과는 달리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시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걸맞게 부산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친수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사업비 충당이라는 근시안적인 사고로 업자들에게 땅을 팔면 난개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녹지공원화 추진대책위 정봉화 대책위원장은 “대규모 주거지 주변 공원 조성은 세계적인 추세다. 부산시가 이곳저곳 주택지로 형질변경하도록 방관하는 시민들의 책임도 크다. 부산시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들도 권리를 주장하고 일치단결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녹색연합 이남근 대표는 “부산시가 아름다운 연안을 매립해서 땅장사를 해 시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난개발을 해 온 것은 수영만, 민락만 등 여러 전례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용호만매립지에 친수공원을 조성하면 천혜의 자연경관이 살아있는 이기대, 광안대교 등과 이어지는 관광벨트로 조성돼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GS하이츠 자이아파트 입주민들은 5천 500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부산시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항의방문 등 대응 수위를 높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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