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철강도시 포항을 한국의 프로빈스타운으로 만든다는 각오로 뛰었습니다. 이번
연극제를 통해 그 가능성을 충분히 타진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결혼도 포기(?)한 채 오직 지방소도시에서 연극에 온갖 열정을 바쳐 제 1회 포항바다연극제
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백진기씨(47. 연극제 집행위원장).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5일까
지 경북 포항시 환호동 해맞이공원에서 순수문화예술제인 바다연극제를 연극불모지 포항으
로 끌고온 주인공이다. 연극인생 25년여만의 작은 결실을 맺은 셈이다.
백위원장은 지난 70년대말 포항극단 ‘은하’의 대표를 맡을 당시부터 포항을 미국연극의
성소인 매사추세츠주의 작은 어촌 프로빈스타운으로 만들겠다고 꿈꿔왔다.
마침내 그는 이번 연극제를 통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조심스레 판단했다.
미국 연극인들인들은 프로빈스타운에서 ‘프로빈스타운 극단’을 만들어 미국연극의 아버지
유진 오닐(1888∼1953)을 배출한바 있다.
백위원장은 포항시가 최초의 시민공원으로 추진했던 환호해맞이공원의 해변공원 공연장을
보는 순간 연극공연장으로 안성맞춤이라고 판단하고 포항바다연극제 개최를 위해 발벗고 나
섰다. 숲으로 둘러쌓인 600석규모의 관람석과 160평규모의 무대, 이에 덧붙여 영일만바다와
포철공장을 끼고 있는 배경은 백씨와 지역 연극인들을 반하게 만든 것도 연극제개최의지를
다진는 배경이 됐다.
“연극제 추진과정에서 예산문제로 난관해 봉착해 한때 무산위기도 맞았으나 포항시와 문화
관광부등 후원기관들의 도움으로 힘겹게 유치한 연극제였습니다. 그러나 행사기간 내내 장
사진을 이룬 관객들의 호응이 의외로 커 안도할 수 있었고 포항연극의 희망을 가질수 있었
습니다.”
백위원장은 그러나 관객들의 호응에 비해 온가족이 볼수 있은 연극공연을 미처 준비하지 못
하는등은 보완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극제를 발판으로 내년에 2002 포항바다연극제를 연 다음 2003년부터는 국제연
극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백위원장은 이와 관련 “포항 환호해맞이 공원 공연장은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며 천혜의 자연환경과 입지를 국제연극인들에게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001 포항바다연극제는 ‘자연, 바다, 인간’을 주제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포
항해맞이 공원 공연장에서 극단 76단의 대대손손(박근형작 연출), 극단 현장(경남 진주)의
오구-죽음의 형식(이윤택작 조구환연출), 에밀레극단(경북 경주)의 다시라기(허규작 이금수
연출), 극단연인무대(대구)의 돼지사냥(이상우작 한전기연출)등의 작품을 선보인 가운데 열
렸다.
포항 최세호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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