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을 견디는 지수가 높아지긴 했지만 다시 충격을 받는다. 그냥 알 수 없이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다. 전대통령이었던 분이 서거했다. 어디가나 이 이야기뿐이다. 사람들이 한 잔 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이다. 술 마시는데 이유는 많지만 정말 술 한 잔 하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는 날들이다.
우울한 얼굴로 그동안 소원했던 사람들과 술 한 잔 마실 수 있는 편안한 곳. 숯불에 곱창이 익어가고 고소함이 더해질수록 다시 생기가 조금씩 오른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래도 다시 살아가야 한다고. 단지 술기운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점심시간에도 밤 시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섰다. 체인점 문의도 각종 매스컴에서 맛 집 선정 문의도 심심치 않지만 대표인 오경숙씨는 무조건 ‘NO’이다. 이유는 딱 한가지다. 부부가 열심히 해 성실하게 손님을 맞고 싶을 뿐 다른 큰 욕심에 무리수를 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곱창 전문점을 고집한 지는 10여 년이 넘었다. 장소를 옮겨가도 처음의 맛을 잃지 않아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거의가 다시 물어물어 찾아온다.
특별한 맛의 주인공은 과일소스
매일 새벽 4시면 부부가 양산동 도축장에 줄을 섰다가 하루 음식 재료를 받아온다. 이미 손질해진 재료를 구입하라는 소개도 받지만 제일곱창만의 맛을 찾는 사람들에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절대 그럴 일은 없다.
재료는 부부가 직접 손질한다. 부드러움과 고소함으로 무장한 이 집만의 곱창구이 비법은 아무리 꼬드겨도 절대 알려줄 수 없다는 ‘과일소스’다. 적당히 노릇노릇 구워진 곱창들을 깨소금이 뿌려진 과일소스에 찍어먹으면 한 입 가득 온통 고소함이 전해진다. 재료 다루는 비법이 무엇인지 곱창 특유의 냄새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다.
또 하나의 별미는 점심 직장인들을 위한 갈치조림의 맛이다. 칼칼하고 전혀 비린 맛이 없는 갈치조림은 감자, 양파, 대파, 깻잎이 첨가되었을 뿐인데 가늠할 수 없는 오묘한 감칠맛이 난다. 비린 맛을 없애기 위해 갈치를 한약재의 일종에 재였기 때문이라고 오 대표는 귀띔하지만 아무래도 ‘정직’이란 간이 손맛과 어우러져 내는 맛이 분명하다.
●차림표 : 소양구이, 대창구이, 막창구이, 곱창구이, 갈치백반
●위치 :두암동 롯데마트 뒤 주공 단지 담벼락
●문의 : 062-251-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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