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퍼피워커 정한희 씨 & 강이
“안내견은 개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눈’입니다!”
“강이 앉아!” “강이 엎드려!” 정한희(51·상일동) 씨의 명령에 따라 빨간 조끼를 입은 강이가 움직인다. 이제 10개월 된 강이(라브라도 리트리버)는 시각 장애인 안내견이 되기 위해 교육중인 삼성안내견학교 안내견 후보 강아지다. 강이는 지금 정씨 집에 살고 있다. 정씨가 강이의 퍼피워커(생후7주된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약 1년 동안 보살피며 사회화시키는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이다. 정씨와 강이의 아름다운 동행을 따라가 봤다.
아름다운 안내견 후보, 강이
시각장애인의 눈인 안내견은 안내견이 되기 위해 최소 2년의 교육을 받는다. 그 시작이 퍼피워킹으로 일반 가정에서 안내견이 되기 위한 적응과정이다. 퍼피워킹을 마치면 안내견학교에서 맹훈련을 통해 안내견으로 거듭나게 된다. 퍼피워킹을 마치고도 안내견이 되지 못하는 후보들도 많은 걸 보면 안내견의 길이 얼마나 험하고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정 씨는 “덩치는 크지만 작년 10월 15일에 태어난 아직 한 살이 채 되지 않은 강아지”라며 “엄선된 개 사이에서 태어난 선택받은 아이”라고 강이를 소개했다.
강이는 현재 퍼피워킹 중이다. 안내견이 되기 위한 기초단계로 기본적인 예의를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 먹는 것을 자제하고 사람에게 매달리거나 올라타지 않기, 소파에 앉지 말고 바닥에 앉기, 대소변을 가리거나 조절하는 것 등이 강이가 요즘 배워나가는 것이다.
정씨는 “퍼피워커가 되기 위한 교육을 따로 받지만 ‘내가 시각장애인이라면’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강이를 대한다”며 “머리가 좋아 잘 해내고 있는 기특한 녀석”이라고 강이를 칭찬했다.
고마운 퍼피워커, 강이엄마 정씨
정씨가 처음 퍼피워커가 된 것은 지금부터 10여 년 전. 지금은 직장인이 된 큰 딸이 초등학교 다닐 때, 안내견에 대한 관심이 생겨 안내견학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 퍼피워커가 된 결정적 계기다.
“그 때만 해도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던 때라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라며 “처음 함께 한 ‘데이나’를 1년 간 데리고 있다가 학교로 보낸 후 보딩(짧은 기간 연습견을 돌봐주는 일)만 여러 차례 하다가 이번에 두 번째 아이를 데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퍼피워커가 되기 위해 자원봉사 신청을 하면 면접을 통해 퍼피워커로 선발된다. 퍼피워킹에 대한 일정 기간의 교육과 세미나 등 다양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개를 돌봐주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정씨는 말한다.
정씨는 “‘그 큰 개를 1년간 돌보려면 힘들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강이에게 주는 것보다 강이에게서 얻는 게 훨씬 많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다잡아야하는 강이를 보며 배우는 것 또한 많다”고 말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
처음 퍼피워커를 할 때만해도 정씨는 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했다. 버스를 타도, 대형마트를 가도, 산책을 할 때도 ‘언짢아하는’ 사람들과 마주쳐야 했고, 때론 안내견의 권리를 알리기 위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안내견들은 버스는 물론 지하철이나 음식점 등 공공시설과 편의시설에 출입할 수 있는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연습견의 경우 빨간 조끼 오른쪽에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장애인보조견’증이 부착되어 있으며, 안내견의 경우 노란색(형광)조끼를 입고 있다.
“안내견은 개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눈’입니다. 훈련 중인 연습견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이곳을 당당하게 드나들지 못하면 나중에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고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요즘은 많은 것이 변했다. 안내견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안내견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정씨는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행동과 관련된 것 이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도록 훈련받는다”며 “안내견이 예쁘고 대견하다고 쓰다듬으려거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마음으로만 응원하는 게 그들을 진심으로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 ‘안내견을 환영합니다’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곳이 많이 생겨났다. 꾸준히 캠페인을 통해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권리를 알려온 결과이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퍼피워커를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1년간 예쁜 개를 키울 수 있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정서에도 좋고 큰 ‘사랑’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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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은 개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눈’입니다!”
“강이 앉아!” “강이 엎드려!” 정한희(51·상일동) 씨의 명령에 따라 빨간 조끼를 입은 강이가 움직인다. 이제 10개월 된 강이(라브라도 리트리버)는 시각 장애인 안내견이 되기 위해 교육중인 삼성안내견학교 안내견 후보 강아지다. 강이는 지금 정씨 집에 살고 있다. 정씨가 강이의 퍼피워커(생후7주된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약 1년 동안 보살피며 사회화시키는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이다. 정씨와 강이의 아름다운 동행을 따라가 봤다.
아름다운 안내견 후보, 강이
시각장애인의 눈인 안내견은 안내견이 되기 위해 최소 2년의 교육을 받는다. 그 시작이 퍼피워킹으로 일반 가정에서 안내견이 되기 위한 적응과정이다. 퍼피워킹을 마치면 안내견학교에서 맹훈련을 통해 안내견으로 거듭나게 된다. 퍼피워킹을 마치고도 안내견이 되지 못하는 후보들도 많은 걸 보면 안내견의 길이 얼마나 험하고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정 씨는 “덩치는 크지만 작년 10월 15일에 태어난 아직 한 살이 채 되지 않은 강아지”라며 “엄선된 개 사이에서 태어난 선택받은 아이”라고 강이를 소개했다.
강이는 현재 퍼피워킹 중이다. 안내견이 되기 위한 기초단계로 기본적인 예의를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 먹는 것을 자제하고 사람에게 매달리거나 올라타지 않기, 소파에 앉지 말고 바닥에 앉기, 대소변을 가리거나 조절하는 것 등이 강이가 요즘 배워나가는 것이다.
정씨는 “퍼피워커가 되기 위한 교육을 따로 받지만 ‘내가 시각장애인이라면’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강이를 대한다”며 “머리가 좋아 잘 해내고 있는 기특한 녀석”이라고 강이를 칭찬했다.
고마운 퍼피워커, 강이엄마 정씨
정씨가 처음 퍼피워커가 된 것은 지금부터 10여 년 전. 지금은 직장인이 된 큰 딸이 초등학교 다닐 때, 안내견에 대한 관심이 생겨 안내견학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 퍼피워커가 된 결정적 계기다.
“그 때만 해도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던 때라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라며 “처음 함께 한 ‘데이나’를 1년 간 데리고 있다가 학교로 보낸 후 보딩(짧은 기간 연습견을 돌봐주는 일)만 여러 차례 하다가 이번에 두 번째 아이를 데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퍼피워커가 되기 위해 자원봉사 신청을 하면 면접을 통해 퍼피워커로 선발된다. 퍼피워킹에 대한 일정 기간의 교육과 세미나 등 다양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개를 돌봐주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정씨는 말한다.
정씨는 “‘그 큰 개를 1년간 돌보려면 힘들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강이에게 주는 것보다 강이에게서 얻는 게 훨씬 많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다잡아야하는 강이를 보며 배우는 것 또한 많다”고 말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
처음 퍼피워커를 할 때만해도 정씨는 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했다. 버스를 타도, 대형마트를 가도, 산책을 할 때도 ‘언짢아하는’ 사람들과 마주쳐야 했고, 때론 안내견의 권리를 알리기 위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안내견들은 버스는 물론 지하철이나 음식점 등 공공시설과 편의시설에 출입할 수 있는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연습견의 경우 빨간 조끼 오른쪽에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장애인보조견’증이 부착되어 있으며, 안내견의 경우 노란색(형광)조끼를 입고 있다.
“안내견은 개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눈’입니다. 훈련 중인 연습견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이곳을 당당하게 드나들지 못하면 나중에 시각장애인들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고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요즘은 많은 것이 변했다. 안내견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안내견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정씨는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행동과 관련된 것 이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도록 훈련받는다”며 “안내견이 예쁘고 대견하다고 쓰다듬으려거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마음으로만 응원하는 게 그들을 진심으로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 ‘안내견을 환영합니다’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곳이 많이 생겨났다. 꾸준히 캠페인을 통해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권리를 알려온 결과이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퍼피워커를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1년간 예쁜 개를 키울 수 있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정서에도 좋고 큰 ‘사랑’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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