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사서들, 도서관 밖으로 나오다

인천공공도서관사서연구회, 보육시설 청소년 위한 봉사

지역내일 2009-08-28 (수정 2009-08-28 오전 9:30:51)
‘사서’하면 떠오르는 선입견이 몇 가지 있다. 도서관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정리하며, 복잡한 일상이나 부대낌과는 거리가 있을 듯한 느낌, 또 책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거리가 별로 없을 것 같은 직업군 중 하나 같은 것 등이다.
이런 선입견을 뒤로한 채 인천공공도서관사서연구회(회장 최명남, 사서연구회) 회원들이 도서관 밖 봉사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서연구회는 인천시교육청 산하 8개 공공도서관 사서들 모임으로 회원 수는 116명이다 이 회원들이 도서관 밖의 봉사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 최명남 회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기 시작한 것은 올 6월부터입니다. 지난 해 3개 기관에서 실시해보았는데, 참가한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곳을 정해서 지속적으로 활동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신명보육원으로 봉사활동을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명보육원(부평구 십정동)은 가정해체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시설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사서연구회는 이 아이들에게 책으로 가까워지고자 좋은 책을 선정해서 스토리텔링을 비롯해 책 내용과 관련된 퍼즐 맞추기, 종이접기, 그림그리기, 독서토론 등 연령에 맞는 독후활동을 펼친다.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는 청소나 빨래 같은 ‘노력봉사’를 하려고 했었다”고 최 회장은 말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책과 관련된 것을 준비했었는데, 아이들이 참 좋아하더군요. 보육원측에서도 독후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그래서 아이들 연령에 맞는 프로그램을 사서들이 개인별로 준비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자란 일손에 도움을 주고자 강당·숙소 등의 청소 봉사활동도 병행한다.
신명보육원은 비교적 시설도 깨끗하고 잘 정돈된 곳으로 자원봉사도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곳이다. “그래도 처음 방문은 조심스러웠죠. 하지만 어색할 시간도 없이 아이들이 매달리고 안기면서 친근감을 표시해 와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때문에 처음이었음에도 스토리텔링과 독후활동들을 부드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따스한 정이 많이 그리운 상태라는 것을 느꼈고, 돌아와서는 더 신중하고 준비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해야겠다고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봉사활동은 토요일에 이뤄진다. 공공도서관은 토요일과 일요일도 개관하기 때문에 토요일에 근무하지 않는 사서들이 시간을 내어 참가한다.
현재 부평도서관 문헌정보과장으로 재직중인 최명남 회장은 “평생교육시대, 고령사회에서 사서가 시민들 삶에 조력자가 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도서관 안에서 뿐 아니라 도서관 밖으로 나와 작은 봉사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사서들. 이들의 첫걸음이 소외계층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미혜 리포터 choice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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