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 초석놓은 DJ

지역발전에 큰 관심 … 13일간 단식으로 지방자치제 관철

지역내일 2009-08-25 (수정 2009-08-25 오후 4:39:33)


김대중 전 대통령이 편 지방정책의 핵심은 ‘지방자치’다. 김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의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도 지방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지방자치제도의 도입에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노력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김 전 대통령은 평민당 총재시절 노태우 정권이 지방자치제의 실시를 차일피일 미루자 조속한 실시를 주장하며 13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강행해 지방선거를 관철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각 지역과 남다른 인연도 갖고 있다. 대통령 당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 지역주의이기도 했지만, 고비마다 아낌없이 지지해준 호남과 DJP연합의 성사로 대통령을 만들어준 충청 등 지역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지방자치와 깊은 인연을 가진 김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지방자치제의 개혁과 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뤘다.

◆인연 깊은 경기·인천 =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국민의정부와 경기도는 인연이 깊다.
당시 대통령과 함께 IMF극복의 일등공신이었던 임창열 전 경제부총리가 1998년 지자체 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대통령의 총애를 받은 임 지사는 왕성한 도정활동을 펼쳤다.
당시 임 지사와 함께 일했던 한 인사는 김 대통령의 결단으로 실행될 수 있었던 판교벤처밸리와 경인교대 설립을 가장 큰 공로로 꼽았다.
올 10월 개통 예정인 인천대교 또한 김 전 대통령의 결단에서 시작됐다. 외환위기 속 힘겨웠던 1999년 인천대교 건설 계획은 시작부터 중앙부처의 반대에 직면했다. 영종대교 하나면 된다는 게 중앙부처의 판단이었다. 이 때 ‘인천대교 건설’이라는 방침을 결단한 게 김 전 대통령이었다.
1999년 2월 캐나다를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 경제수석을 캐나다 아그라사에 보내 투자를 합의토록 했다.
당시 정부와 이 일을 추진했던 유필우 전 정무부시장(현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인천대교가 완공을 보게 된 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DJP연합으로 대통령 만든 충청 = 김 전 대통령과 충청권의 인연은 지난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DJP 연합’을 통해 대선 승리를 이루면서 정점에 이르렀다. 충청권 표심은 ‘DJP 연합’을 통해 네 번째 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을 누르고 지역 출신 후보인 이회창 후보를 압도했다. 결국 정부수립 이후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여야 간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DJP 연합이 가능했던 데는 무엇보다 ‘충청권은 고향인 호남과 함께 과거 백제권이었다는 동질감을 갖고 있다’는 김 전 대통령의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깝게는 동학농민운동의 발원지로서 같은 기질이 내재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의 충청권에 대한 관심은 7대 국회 시절 ‘행정수도 구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평화적 남북통일에 대비해 수도인 서울 이외에 남쪽의 대전을 제2의 행정도시로 만들어 평양과 같은 대도시 규모로 발전시키려는 구상을 내놨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이었다. 이 같은 ‘행정수도 이전’ 계획은 1971년 대통령 선거 당시 신민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대전으로 행정수도를 옮기겠다’고 공약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통일에 대비한 대전 행정도시 계획이 끝내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박정희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게까지 충청 행정수도 구상이 연결됐었다.

◆정치적 고향 호남 = 광주·전남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광주·전남은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때 마다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해 정치적 돌파구를 열어줬다.
1992년 대선 때도 그랬고, 1997년 대선 때도 몰표를 보내 대통령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동안 정치적 문제로 소외됐던 광주·전남 주요현안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광주시는 DJ재임 초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광산업을 기획, 지역경제 활성화의 초석을 다졌다. 327개 광산업체는 지난해 말 매출액 1조3000억원을 기록 중이며, 6018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산업 기반이 취약했던 전남도 사회간접자본이 대폭 확충되는 계기를 맞이했다. 우선 인천과 목포를 잇는 서해안고속도로가 국민의 정부 출범으로 당초 계획보다 1년 빠른 2001년 12월 개통됐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재임시절 4차례, 퇴임 후 2차례 등 전북을 찾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전북 최대 현안사업인 새만금도 그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4월 퇴임 후 처음 전북을 방문한 그는 1991년 평민당 총재 시절 노태우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당초 예정에 없던 국가예산을 따내 새만금 사업 기공을 이끌어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재임시절에는 굵직한 국가사업을 선물로 남기기도 했다. 1998년 8월 전북을 방문해 새만금 사업과 전주권 신공항,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등 주요 현안을 챙겼고, 1999년 5월(행정개혁 보고회)의 두번째 방문 때는 전주 월드컵경기장 건설과 고창 고인돌공원 조성 사업 등이 탄력을 받기도 했다.
◆애증 교차한 영남 = 대구경북은 애증이 교차한 지역이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적관계가 되면서 선거 때만 되면 ‘빨갱이’로 덧씌워져 영·호남 갈등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DJ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적극적인 ‘동진정책’으로 영호남 화해를 추진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사업이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대구 경북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착수한 대형국책사업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도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1999년 5월 대구 경북을 방문해 박정희 기념사업회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가택 연금에서 해제된 지 20년 만이었다.
부산과의 인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부산 본사의 한국거래소(KRX) 출범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부산의 미래발전 전략으로 추진됐지만, 선물회사와 투자자, 시장 모두 서울에서 운용되는 당시 상황에서 선물시장을 부산에 두겠다는 요구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의 그림을 그렸던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선물거래소 부산유치를 포함시켰고 취임 이후에도 공약 이행에 적극 나서 1999년 4월 선물거래소를 부산에 설립하게 된다.
홍범택 기자  전국종합 durumi@naeil.com



IT와 녹색 ‘공통점’신성장동력 찾기
“벤처기업은 새로운 세기의 꽃입니다. 이를 적극 육성하여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만들어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사)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도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녹색 성장’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이명박 대통령 18대 국회 개원 연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기술(IT)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녹색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대대적인 IT산업 지원으로 IT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막판에는 IT버블의 덫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녹색버블’이라는 이른 우려가 나오고 있는 지금, 이 대통령이 되짚어볼 부분이기도 하다.

◆DJ, 정부주도로 IT인프라 구축 = 김 전 대통령은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우주기술(ST)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 등 6개 국가전략기술분야를 설정하고 이들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특히 IT분야와 관련해서는 공공부문에서는 전자정부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박차를 가했고, 2002년도에는 UN회원국 중 미국 호주 싱가폴 등과 함께 최고 단계의 전자정부로 분류되기도 했다. 정부주도로 IT인프라 구축 작업도 했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을 2000년 12월까지 전국 주요지역에 구축했다.
중소벤처기업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시키겠다는 청사진 하에 창업절차 간소화 및 창업인프라 확충 등이 이뤄졌다. 벤처기업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 IT산업생산도 98년 76조원에서 2002년 189조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98년 6월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은 그 전까지 정식 거래소로 인정받지 못하던 코스닥 시장에 지위를 부여했다.  코스닥지수는 2000까지 올라가는 활황세를 보였다.

◆MB, 녹색기업 인증제 도입 예고 =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회 개원 연설에서 녹색성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녹색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와 녹색성장위원회 등은 대대적인 녹색성장 지원책을 내놨다. 녹색기술을 통해 일정비율의 매출을 올린 기업을 정부가 인증해 지원하는 녹색인증제가 대표적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연초 태양광 풍력 등 녹색기업들이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상승세를 탔고 지금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IT버블과 녹색버블 = 김 전 대통령의 IT와 벤처산업 진흥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IT벤처 버블이 붕괴되면서 받은 상처도 컸다. 때마침 터진 미국의 9.11 사태 이후 신경제 환상이 깨지면서 세계경제가 하루 아침에 곤두박질치면서 국내 경기도 덩달아 가라앉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론을 놓고 벌써부터 거품론이 나오는 것은 이같은 IT버블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녹색기업인증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거품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인증되는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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