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광산구 여성자원 봉사회 정회련 회장

“내미는 손 잡아줄 수 있어 행복해요”

지역내일 2009-08-20 (수정 2009-08-20 오후 2:54:18)


경기침체의 여파는 계속되고 온 국민들은 하나같이 여기저기서 ‘힘들다, 어렵다!’는 한숨 소리뿐. 함께 사는 이웃끼리도 서로 등을 돌리고, 담을 쌓고 사는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아직 따뜻함을 전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그 중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로서 집안일을 하면서 봉사에 뛰어들어 장애우들을 돌봐주며 빨래, 청소, 목욕등을 시켜주는 날개 없는 천사가 있다. 바로 광산구 여성자원 봉사회 정회련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봉사를 시작한지 8년 정도 되었다는 정 회장은 이제 봉사가 몸에 뱄다. 한 달에 3번, 매주 화요일이면 회원들과 가는 봉사를 한 주라도 쉬는 날이면 왠지 뭔가를 빠뜨린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함께 해준 회원들은 ‘날개 없는 천사들’
혹시라도 참석 못하는 회원이 있으면 보고 싶고 궁금해 꼭 안부 전화라도 넣어야 한다. 때문에 핸드폰 전화는 기본, 집 전화까지 필수로 적어놓는 정이 많은 정 회장이다. 광산구 여성자원 봉사회 회원들은 100명이 넘는다.
너무 바빠서 참석을 못하는 회원들도 있지만 열심히 봉사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늘 고마움을 전하며 모두가 한 가족임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예뻐요, 회원들 중에는 저 보다 어린 동생, 그리고 언니들도 많은데 정말 고맙고 감사하죠, 모두 제가 지켜줘야 할 가족들이에요. 회원들에게 제가 천사들, 공주들 이렇게 불러요 ,날개 없는 천사들이잖아요(웃음)”. 회원들은 집안일과 직장일에 각자 해야 할 일들도 많을텐데 힘든 내색하나 없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작지만 어려운 이웃들, 함께 도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정 회장은 거듭 강조한다.

처음 장애우 가족들 보면서 서글픈 생각 들어
“8년 전,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에 봉사를 하려고 시설에 도착해 정신지체장애우 가족들을 만났는데 너무 마음이 서글펐어요, 그래서 이런 기도를 했어요, 내 가족이 이런 장애우가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또 이런 사람을 돌봐주게 되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라구요. 그리고 그 후로 며칠 우울증을 앓았다.
하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장애우 가족들과 회원들을 만나면서 행복해지고 이제는 강하고 인정 넘치는 정 회장으로 탄생 시킨 것에 감사할 뿐이다.
봉사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내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로렌시아, 인화원, 애일의집 등 시설을 돌아다니면서 가족들을 만나고 오지 않으면 이제는 잠이 오지 않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남편 외조 있었기에 가능한 봉사
정 회장은 하루 24시간이 바쁜 사람이다. 아니 하루가 25시간 이었다면 25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늘 바쁠 사람일 터. 빼곡히 하루 일과가 적힌 정 회장 하루 일과표에는 아파트 부녀회장으로서 어르신 찾아뵈는 일정도 적혀 있다.
지난 말복에는 부녀회장으로서 맡은바 아파트 노인정에 삼계탕을 끓여 대접하는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바쁜 정 회장을 옆에서 묵묵히 믿고 지켜봐주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준 남편의 외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때문에 이번에 아무나 수상할 수 없는 아주 큰 상을 광주광역시장으로부터 받았다. 이상적인 참 부부의 모습을 실천하고 상호 존중하는 양성 평등 모범 부부로 1등 광주건설에 기여한 공이 커 ‘제 14회 여성주간’을 맞이하여 ‘양성평등 모범부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 밖에도 구청장, 시장, 경찰청장에게 받은 상패와 위촉장, 상장들이 10여개가 넘는다. 봉사 외에 하는 일이 너무 많아 바쁘게 사는 정 회장은 아직도 할 일이 너무 많단다. 건강관리는 따로 하는 게 없다.
봉사 없는 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새벽에 가까운 어등산에 간다. ‘봉사 다니면서 회원들과 만나고 시설 가족들과 웃으며 행복하게 지내다 보니 저절로 건강해진다’는 정 회장은 몸이 허락하는 한 봉사는 계속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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