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강원도공예품대전’ 금상#특별상 수상한 이미숙#문정선씨

주부에서 예술인으로 거듭나다

지역내일 2009-07-31 (수정 2009-07-31 오후 12:04:21)
금상을 받은 이미숙씨의 작품 ‘귀빈’



특별상을 받은 문정선씨의 작품 ‘야생화’


제39회 강원도공예품대전 시상식이 지난 16일 강원도 산림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123작품 626점 중 31점을 시상했다. 일반부 24명과 학생부 7명에게는 도지사 및 유관 기관.단체장의 표창이 수여됐다. 특히 원주에서는 미숙공방 이미숙(45.단계동)씨가 ‘귀빈’으로 금상을 차지했으며 정선공방 문정선(62.단계동)씨는 목칠공예 ‘야생화’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처음 보도 자료를 접하고 이미숙씨의 연락처를 찾기 위해 10통이 넘는 전화를 걸었다. 겨우 연락이 돼 만나기로 하고 찾아간 곳은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형만 선생의 공방이었다.

아이들 키우며 짬짬이 익혀 온 솜씨
처음 이미숙씨를 만났을 때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옻이 여기 저기 묻어 있는 차림으로 보아 옻칠에만 파묻혀 사는 예술가 같아 보였다. 그러나 조근 조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녀들의 진로를 걱정하고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평범한 주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미숙씨는 “이제 시작한지 4년 정도 됐어요. 아이들이 웬만큼 자랄 때까지는 살림만 했어요. 이형만 선생이 바로 오빠예요. 오빠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점점 빠져 들어가 요즘은 밤낮 없이 매달리게 되더라구요”라며 미소를 짓는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을 둔 두 아이의 엄마로, 주부로 생활하면서 짬짬이 익혔다는데도 그녀의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이미숙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안으로 통하는 문에서 불쑥 한 사람이 들어선다. 이미숙씨의 올케이며 이형만 선생의 아내이기도 한 문정선씨다. 이번 강원도공예품대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에 유독 욕심이 많은 문정선씨 역시 2004년 처음 옻칠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남편을 내조하며 살림만 하던 주부였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옻칠에 합류하면서 문정선씨도 시작했다.
문정선씨는 “나이 들어 눈도 어둡고 손도 떨리고 힘들지만 이렇게 대회에서 수상하고 나면 뿌듯합니다”라고 한다.

시누와 올케가 한 대회에서 수상
이미숙 씨는 “처음 언니(문정씨)가 시집왔을 때 나는 겨우 세살이었어요. 올케의 손에서 자라서 언니가 어머니나 마찬가지에요”라며 웃자 듣고 있던 문정선 씨가 “그래도 핏줄은 못 속이나 봐요. 시누이는 대회에 출품만 하면 수상하니 타고난 솜씨가 있어요”라고 칭찬을 한다.
서로 의지해 도우며 작품을 완성해서일까. 가족이 모두 옻과 연을 맺고 각종 대회에서 나란히 수상을 하니 평범한 가족이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가족이다. 



건강에 좋은 옻칠 생활용품 다양해

화려한 옻칠로 신세대 눈길 끄는 주발세트
옻칠로 꾸민 주방

원주는 국내 최대의 옻나무 주 생산단지이다. 원주옻은 생옻액의 주성분인 옻산 함유량이 높아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 받고 있다. 옻 산의 농도가 높으면 칠을 할 경우 도막(塗膜)이 두껍게 생기고, 투명성이나 광도가 좋기 때문에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 옻칠은 습기가 있는 곳에서 서서히 말려야 하기 때문에 9회에서 10회 정도 칠을 반복해야 하는 옻칠 공예가 쉽지 않다. 일단 건조가 되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강도가 높고 수명이 오래가 생활 용품에 많이 이용된다. 이미숙씨와 문정선씨는 주방 용품인 컵, 주발세트, 도마, 찬통 등 생활 공예품을 만들어 실용성을 높였다.
문의 : 742-5992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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