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거짓이라는 잘못 통해 새로운 것 가르치는 계기”
지역내일
2009-08-07
(수정 2009-08-07 오후 5:32:46)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혼날까 무서워서 그런지 종종 다른 형이나 동생 잘못으로 이야기를 꾸며대곤 해요. 얼마전에는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이를 데리고 경찰서 앞까지 데리고 갔어요.”(7세 아들을 둔 박 모씨) “얼마전 학원에서 아이가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학원 간다고 나갔는데 너무 화가 나서 찾아 나서보니 문방구 앞 게임기에 껌처럼 붙어 앉아 있는 거예요. 화가 나서 집으로 데리고 와 한참을 두들겨 팼어요. 요즘 부쩍 학용품 산다고 돈 달라는 횟수가 늘었다 싶었는데 게임한다고 돈이 필요했던 거예요.”(초등 4년 학부모 김 모씨) 내 아이의 거짓말 앞에 많은 부모들이 당황해하거나 흥분해 아이를 윽박지르며 야단치기 일쑤다. 아이들이 흔히 거짓말을 하는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어린 아이들의 거짓말은 자연스러운 현상, 거짓말 원인과 유형도 다양
대부분의 아이들은 거짓말이 잘못된 것이라고 어른들만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고도 죄책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부모에게 거짓말이 들통 나 꾸지람을 들은 이후에도 또다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들은 “어린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의 거짓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너무 놀라거나 나쁜 아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어린아이가 거짓말을 하더라도 ‘거짓말 하지마’라고 직접 표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 입장에서는 거짓말을 하려는 의도보다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순간적으로 지어내는 거짓말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령기 이전의 아이가 하는 거짓말은 학령기 아이가 하는 거짓말에 비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령기 이전 아이들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구분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해 상상의 세계가 현실의 세계인 것처럼 말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령기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대개는 엄마에게 관심과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욕구 충족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야단 맞을까봐 책임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태도 가지고 개선시켜야
내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차분하게 어떤 종류의 거짓말을 하고 이러한 거짓말을 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는 부모의 태도가 필요하다 한두 번의 거짓말을 가지고 부모가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소위 습관적인 거짓말이나, 학교, 집, 친구 등 여러 상황에서 나타나는 거짓말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두 번의 거짓으로 고민하지 말라는 것은 거짓말을 무시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무조건 모른 척 덮어두는 것은 해롭다. 전문가들은 “부모는 아이의 거짓말을 다룰 때 아이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우선 부모는 흥분하지 말고 침착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무조건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면 아이가 진실을 고백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아이로 하여금 왜 자신이 거짓말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말할 때 칭찬을 자주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 아이의 관심받고 칭찬 받고 싶은 마음을 잘 이해하고 믿고 지지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나친 체벌 피하고 거짓말 반복해서 하게 되는 환경을 바꿔줘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심하게 때리는 등의 체벌을 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체벌은 아이의 불만만 고조시키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단맞는 일로 자신의 잘못을 벗었다고 생각하고 혼나는 것으로 위기를 넘기다 보면 더 습관화되기 때문이다. 잘못했다고 부모에게 말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속이는 행동보다 나은 것을 강조해 주어야 한다. 거짓말을 하게 되는 환경을 바꾸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숙제를 다 했다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경우, 자녀가 스스로 숙제를 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정해주거나 부모가 점검하는 시간을 미리 알려주어 자신의 할 일을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즉 부모가 적절한 통제와 행동 지침을 제시해 주는 것이 자녀의 정서적인 안정감과 통제감을 발달시켜 주는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 딸 아이를 둔 학부모 정 모(36·대연동)씨는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적발됐을 때는 좋아하는 게임을 못하게 하고 용돈을 줄였더니 효과적이었다. 적절한 상벌을 주고 평소 많은 대화를 통해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tip) <아이 거짓말의 원인>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부끄럽거나 당황스러운 감정을 피하기 위해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싫어서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또래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가정 환경>
부모가 따뜻함이나 진실성이 부족한 경우 부모가 아이의 말을 믿지 않는 경우 부모가 아이의 행동이나 생활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가족 분위기가 화목하지 못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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