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부터 출산·양육은 물론 경제력 키우기에 이어 지역사회 정착까지. 서울시가 하반기부터 35억원을 투입하는 다문화가정 종합대책을 내놨다.
서울시는 6일 다문화가정을 위한 4단계 지원책인 ‘한울타리 계획’을 발표했다. 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은 “결혼이민자가 외국인이 아닌 지역사회 주체로 자리매김하는데 필요한 실질적 지원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우선 하반기부터 국제결혼 준비학교를 운영한다. 예비배우자와 그 나라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한 가족갈등을 사전에 줄이자는 의도다. 총 80명이 20시간씩 국제결혼에 대한 이해와 준비교육을 받는다. 수료하면 ‘부담 없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결혼비용 100만원을 지원받는다.
출산·양육지원은 국제결혼 여성들이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전에 출산하는 점을 감안한 방안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각 나라별 출산문화를 담은 DVD를 보급하는 한편 산모도우미 15명을 양성해 국제결혼 가정에 지원한다.
결혼이민자들이 사회활동을 할 때 양육 부담을 덜도록 아이돌보미 사용료도 지원한다. 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인 ‘나형가구’는 사용료 절반을 서울시가 낸다. 각 가정에서는 시간당 2000원만 부담하면 되는 셈이다.
한국어 실력이 중급 이상인 여성은 하반기부터 맞춤형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권역별로 4개 기관을 연계해 직업적성진단과 상담, 맞춤형 교육을 시범 진행한다. 한국어 고급과정에서 취업준비를 위한 체계적인 우리말 교육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시립 은평병원에 다문화가족을 위한 정신건강클리닉을 시립 은평병원에 개설, 상담과 심리치료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생활환경과 정책이 얼마나 다문화가정 친화적인지는 여성들 스스로 평가한다. 여성안전감시단 200은 생활환경의 안전·편의성과 다문화성을 측정하고 무지개포럼단 50명은 시와 자치구 정책을 모니터링·제안한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은 총 3만6532명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서울여성가족재단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결혼이민자 여성 중 93.8%가 한국생활에 어려움이 겪는다. 언어문제(59.1%) 경제적 어려움(12.2%) 한국문화 이해(8.4%) 자녀문제(5.8%) 등 순이었다.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25.5%) 임신·출산비용(18.5%) 산후조리(17.3%) 신생아 돌보기(15.5%) 등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다문화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경북도
경북도는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에 집중 투자한다. 도는 최근 ‘다문화가족지원기금’ 설치 등을 뼈대로 한 다문화가정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도는 내년부터 5년간 다문화가족 지원기금을 조성, 자녀들이 국제적 인재로 성장하도록 집중 지원한다. 다문화가족 자녀가 엄마 나라의 대학에서 유학할 경우 학자금을 지원하고 성적 우수 학생에 대해서는 장학금도 지급한다. 자녀들의 이중 언어를 장점으로 키우는 한편 우리말 사용능력을 키우기 위한 언어발달 지원사업도 기금으로 해결한다.
도는 또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가족갈등 예방과 함께 가족 역할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가족교육을 실시한다. 가족전체 통합교육부터 부부·부모·시부모교육 등이다. 배우자·자녀교육 과정도 연중 진행한다.
5월 현재 경북도 내 결혼이민자 수는 8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는 6353명으로 2006년 1573명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박동희 경북도 여성청소년가족과장은 “자녀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 다문화가정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며 “정책 방향도 결혼이민자 여성에서 가족전체, 특히 자녀를 중심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결혼이민자가 직접 정책 수립
경기도
경기도는 아예 결혼이민자를 다문화정책 담당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경기도는 최근 몽골 출신 아리옹(36·사진)씨를 계약직공무원으로 채용하고 가족여성정책과에서 다문화가정 지원업무를 맡도록 했다.
도는 결혼이주 여성이 직접 다문화 지원정책 수립에 참여하고 집행과정을 살펴봄으로서 정책 효율성과 현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아리옹씨 채용 성과를 토대로 결혼이민자의 채용확대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아리옹씨는 몽골국립농대를 졸업한 뒤 전임강사로 활동하다가 현재 남편과 결혼, 2001년부터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두 아이를 둔 주부이자 한국외국어대에서 정치외교 석사과정에 있는 학생이다.
아리옹씨는 가정·성폭력 전문상담원 과정을 수료한 뒤 2006년부터 1년 6개월간 이주여성긴급전화(1366센터)에서 상담원이자 통역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수원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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