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식단조절로 다이어트를 해온 박윤주(가명·39)씨는 궂은 날만 되면 일기예보라도 하듯 “아이고, 비가 올려나 무릎이 콕콕 쑤신다”며 주먹 쥔 손으로 무릎을 두드린다. 과식이라도 한 다음날은 끼니를 거르기 일쑤고, 식사 때마다 먹는 둥 마는 둥 젓가락으로 밥알을 셀 정도로 다이어트를 해왔다.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몸이 피로하고 힘이 없어지게 됐다. 급기야 비가 올 때면 관절 통증까지 호소했다. 박 씨는 “날이 풀리면 통증이 사라져 증상을 가볍게 여겨왔지만 노인들에게나 있을법한 증상이 벌써 나타나 조금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평소에 없던 관절 통증이 비만 내릴 때면 도지는 경우 관절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관절통이 날씨와 관계있는지는 아직 의학적으로는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날씨의 특성이 관절을 자극해 통증을 동반한다고 한다. 특히 노인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관절통이 최근 수험생과 젊은 여성들에게도 나타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장마철 관절통, 퇴행성관절염의 전조증상?
장마철에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아져 우리 몸의 관절 내부에 기능 변화를 일으킨다. 평소 관절이 튼튼하지 못한 사람들은 당연히 관절 내부의 신경이 자극을 받거나 염증 반응을 일으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김성훈한방의원 김성훈 원장은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내 기압은 팽창하게 된다. 관절 마디뼈가 변형을 일으켜 가시처럼 생겨 서로 부딪혀 염증을 일으키거나 조각난 관절연골들이 떠다니면서 주변 조직을 자극해 통증을 악화시킨다. 결국 장마철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퇴행성관절염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비오는 날에는 햇볕을 봐야 분비되는 ‘세로토틴’이라는 호르몬이 결여돼 우울한 상태가 돼 통증은 더 예민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갑자기 허리가 콕콕 쑤실 때 등도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때는 오히려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관절에 도움 된다. 지나친 냉방도 관절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장마철 관절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조기 치료 받는 것이 관절염 예후에 좋다. 조기에 치료하면 관절이 복원이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관절에 변형이 와 관절이 두꺼워지고 자세도 흐트러지게 된다.
관절통 연령층 낮아진다
최근엔 수험생이나 젊은 여성들에게도 관절통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무리해서 쓰거나, 영양상태가 불균형하면 근육이 망가져 퇴행성관절염으로 이행될 확률이 높다.
수험생은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가 무리하게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관절에 자극을 받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경우는 골다공증과도 관계가 있다. 근육 운동이 없으면 뼈가 약해져 골감소증을 보이다가 결국 골다공증으로 전이된다. 지나친 다이어트도 뼈를 약하게 만든다. 영양실조를 야기해 근력을 떨어뜨리고 쉽게 피로감을 호소하게 된다. 출산과 폐경을 거친 여성들은 인대와 근육이 급격히 약해져 관절에 무리가 오게 된다. 예민해져 있는 상태에서 찬 기운과 인스턴트 음식은 특히 관절통에 해롭다. 천원당 한의원 이지은 원장은 “날씨가 눅눅하다고 찬바람을 쐬면 관절 내 압력이 높아져 근막이 부어 관절통을 초래할 수 있다. 여름철 즐겨 입는 미니스커트나 요즘 유행하는 킬힐(kill hill)도 하체의 혈액순환 장애를 불러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얘기했다. 굽이 높은 신발은 고관절이 앞으로 치우쳐 몸매에 과한 굴곡이 생기게 된다. 이에 따라 허리와 목이 무리가 가고 혈액순환이 안 돼 종아리에 알통이 생기게 된다.
관절 초기 증상은 관절 마디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서있으면 다리가 붓고 관절이 뻑뻑해진 느낌이 든다. 쇼핑도 오래 하면 다리에 피로가 빨리 와 관절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생’과 ‘섭생’으로 꾸준한 관리 필요
한방에서는 관절 치료보다 조직을 복구해 재생력을 키워주는 데 초점을 맞춰 진료한다. 관절 관리를 위해서는 ‘양생과 섭생’을 권장한다. 다시 말해 적당한 햇볕을 쪼이고 근력강화 운동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음식을 섭취할 것을 주문했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땀을 내는 것이 관절에 도움 된다.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계단 오르기 운동도 효과적이다. 다만 내려올 때는 무릎관절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주의한다. 등산할 때도 하강 시에는 반드시 스틱을 이용해 체중을 분산시키는 게 관절에 도움 된다. 습도 조절을 위해 제습기나 숯, 화분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장마철 통증이 심할 때는 따뜻한 찜질과 적당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도움말=김성훈한방의원 김성훈 한의원
천원당한의원 이지은 원장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