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차로로 둘러싸인 학교에 ‘잠재위험’ 높은 추가도로 개설
가방과 신주머니를 든 아이들이 학교로 몰려드는 등교시간. 정문 앞 인도는 그 폭이 매우 좁다. 엄마와 아이가 손잡고 걷기 힘들 정도. 비오는 날엔 차량 진행신호로 바뀐 뒤에도 인도에 오르지 못한 학생들이 생긴다. 쌍용1차아파트와 극동아파트 및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의 걱정 또한 끊이지 않는다. 김현숙 씨는 “교통사고가 있던 곳이지만, 보행신호등이 없다”고 들려줬다. 벽산아파트와 현대1차아파트의 학생들은 31m 8차선대로인 영통서부로를 건너야 한다. 2010년 신규입주예정인 망포지구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라 대형 공사차량의 운행도 잦은 곳이다. 홍순덕 씨는 “큰 차가 우회전할 때면 어른에게도 위협적”이라면서 “녹색당번을 서는 날에는 봉사시간보다 일찍 서둘러나간다”고 했다.
왕복8차선과 2,3차선으로 둘러싸인 태장초등학교(교장 박홍수, 이하 태장초)의 운동장 너머로 3월부터 새로운 도로건설이 시작됐다. 공사 전부터 모든 학생들이 1개 이상 차로를 건너야 통학이 가능했던 탓에 학부모와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교통안전에 대해 우려했다. 신설도로의 한쪽 끝은 학교 정문 부근에서 사거리를 이룬다. 김서현 씨는 “3차선에서 2차선으로 좁아지는데다 번개모양의 사거리를 이룬다. ‘잠재적인 위험’이 높다”면서 걱정했다.
학부모와 주민의 안전요구는 공사 시작 후 반영돼
취재과정에서 20명 이상의 태장초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을 만났다. 1명을 제외한 대다수는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5월 말에야 학교 앞 도로공사에 대해 알았단다. 주차장이나 하수도공사로 여겼던 이들은 ‘학교 앞 도로’ 건설 이유에 대해 궁금해했다. 수원시청 임인수 도시계획팀장은 “이 지역이 화성에서 수원으로 편입되면서 2000년 도시계획이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가구 구획도로’ 역할을 할 소로2-1609호선 건설은 토지보상 때문에 지연됐었다. 맹지(盲地)였던 인근상가와 방죽어린이공원은 도로 완공으로 도로접근성이 높아질 예정이다.
학생들의 20% 가량이 등·하교 및 학원 통학로로 이용하리라고 예상한 태장초에서는 6월 초 영통구청에 공문을 보냈다. 박홍수 교장은 “학생 통학안전을 생각하면 도로개설이 안 되면 제일 좋고 보행자도로로 개설되는 것도 차선책이라고 여겼다. 도로가 굳이 만들어진다면 인도설치를 요구했고 검토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공사가 시작된 지 3개월 여 만인 6월 26일 시의원의 요청으로 구청 건설과에서 공사설명회를 가졌다. 학교, 인근상가, 태장동 주민센터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학생 및 도로이용자의 안전을 고려해 보도와 높이가 같은 험프(Hump)형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상가 쪽으로 인도를 만들 예정이다. 교통신호체계는 확정되지 않았다. 23억을 들여 토지보상이 완료된 뒤라 공사는 9월 18일 완공예정으로 진행 중이다.
도로로 에워싼 학교, 녹색어머니 외에는 뚜렷한 대안 없어
교육청과 경찰서에서는 학교 주변 도로현황을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수원의 85개 초등학교 중 도로로 완전히 둘러싸인 학교는 9개로 추정되며, 절반 이상이 권선구에 집중됐다. 동탄·태안 지역의 39개 초등학교는 2개 이하의 도로와 접해있는 경우가 82.8%다. 학교 반경 1km내 수용인원을 고려해 학교가 개설되기 때문에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초등학교는 학교주변이 도로로 둘러싸이기 마련이다.
초등학생 교통안전교육 및 교통질서확립 캠페인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수원서부경찰서지만, 관내 위험지역에는 비정기적인 외근이 고작이다. 현실적인 면에서 학생들의 통학안전에는 녹색어머니회의 활동이 절대적이다. 태장초에서는 등교 시 6명, 하교 시 3명의 어머니가 녹색당번을 선다. 저학년의 하교시간을 기준으로 교통지도가 이뤄지기 때문에 고학년의 하교나 방과 후 학원이동의 교통안전은 점검조차 어렵다. 태장초 녹색어머니회 현자영 회장은 “신입생 수가 줄고 있어 녹색참여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도로가 하나 더 늘면 인원보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학교 앞으로 나는 도로지만, 정작 학생의 안전을 고려한 설계는 맨 나중에야 고려됐다. 어른들의 무관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태장초 정문 건너편에는 거꾸로 걸린 ‘학교앞 어린이보호’ 표지판이 공사현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가방과 신주머니를 든 아이들이 학교로 몰려드는 등교시간. 정문 앞 인도는 그 폭이 매우 좁다. 엄마와 아이가 손잡고 걷기 힘들 정도. 비오는 날엔 차량 진행신호로 바뀐 뒤에도 인도에 오르지 못한 학생들이 생긴다. 쌍용1차아파트와 극동아파트 및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의 걱정 또한 끊이지 않는다. 김현숙 씨는 “교통사고가 있던 곳이지만, 보행신호등이 없다”고 들려줬다. 벽산아파트와 현대1차아파트의 학생들은 31m 8차선대로인 영통서부로를 건너야 한다. 2010년 신규입주예정인 망포지구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라 대형 공사차량의 운행도 잦은 곳이다. 홍순덕 씨는 “큰 차가 우회전할 때면 어른에게도 위협적”이라면서 “녹색당번을 서는 날에는 봉사시간보다 일찍 서둘러나간다”고 했다.
왕복8차선과 2,3차선으로 둘러싸인 태장초등학교(교장 박홍수, 이하 태장초)의 운동장 너머로 3월부터 새로운 도로건설이 시작됐다. 공사 전부터 모든 학생들이 1개 이상 차로를 건너야 통학이 가능했던 탓에 학부모와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교통안전에 대해 우려했다. 신설도로의 한쪽 끝은 학교 정문 부근에서 사거리를 이룬다. 김서현 씨는 “3차선에서 2차선으로 좁아지는데다 번개모양의 사거리를 이룬다. ‘잠재적인 위험’이 높다”면서 걱정했다.
학부모와 주민의 안전요구는 공사 시작 후 반영돼
취재과정에서 20명 이상의 태장초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을 만났다. 1명을 제외한 대다수는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5월 말에야 학교 앞 도로공사에 대해 알았단다. 주차장이나 하수도공사로 여겼던 이들은 ‘학교 앞 도로’ 건설 이유에 대해 궁금해했다. 수원시청 임인수 도시계획팀장은 “이 지역이 화성에서 수원으로 편입되면서 2000년 도시계획이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가구 구획도로’ 역할을 할 소로2-1609호선 건설은 토지보상 때문에 지연됐었다. 맹지(盲地)였던 인근상가와 방죽어린이공원은 도로 완공으로 도로접근성이 높아질 예정이다.
학생들의 20% 가량이 등·하교 및 학원 통학로로 이용하리라고 예상한 태장초에서는 6월 초 영통구청에 공문을 보냈다. 박홍수 교장은 “학생 통학안전을 생각하면 도로개설이 안 되면 제일 좋고 보행자도로로 개설되는 것도 차선책이라고 여겼다. 도로가 굳이 만들어진다면 인도설치를 요구했고 검토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공사가 시작된 지 3개월 여 만인 6월 26일 시의원의 요청으로 구청 건설과에서 공사설명회를 가졌다. 학교, 인근상가, 태장동 주민센터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학생 및 도로이용자의 안전을 고려해 보도와 높이가 같은 험프(Hump)형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상가 쪽으로 인도를 만들 예정이다. 교통신호체계는 확정되지 않았다. 23억을 들여 토지보상이 완료된 뒤라 공사는 9월 18일 완공예정으로 진행 중이다.
도로로 에워싼 학교, 녹색어머니 외에는 뚜렷한 대안 없어
교육청과 경찰서에서는 학교 주변 도로현황을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수원의 85개 초등학교 중 도로로 완전히 둘러싸인 학교는 9개로 추정되며, 절반 이상이 권선구에 집중됐다. 동탄·태안 지역의 39개 초등학교는 2개 이하의 도로와 접해있는 경우가 82.8%다. 학교 반경 1km내 수용인원을 고려해 학교가 개설되기 때문에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초등학교는 학교주변이 도로로 둘러싸이기 마련이다.
초등학생 교통안전교육 및 교통질서확립 캠페인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수원서부경찰서지만, 관내 위험지역에는 비정기적인 외근이 고작이다. 현실적인 면에서 학생들의 통학안전에는 녹색어머니회의 활동이 절대적이다. 태장초에서는 등교 시 6명, 하교 시 3명의 어머니가 녹색당번을 선다. 저학년의 하교시간을 기준으로 교통지도가 이뤄지기 때문에 고학년의 하교나 방과 후 학원이동의 교통안전은 점검조차 어렵다. 태장초 녹색어머니회 현자영 회장은 “신입생 수가 줄고 있어 녹색참여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도로가 하나 더 늘면 인원보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학교 앞으로 나는 도로지만, 정작 학생의 안전을 고려한 설계는 맨 나중에야 고려됐다. 어른들의 무관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태장초 정문 건너편에는 거꾸로 걸린 ‘학교앞 어린이보호’ 표지판이 공사현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