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먹는 흰쌀밥이 지겨워서 ‘뭘 먹을까’ 고민한다면 보리밥을 추천한다.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이, 신세대들에게는 색다른 밥상이 될 보리밥은 씹는 재미뿐 아니라 몸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해 웰빙식단으로 꼽힌다. 특히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식이섬유가 쌀의 10배나 함유돼 변비에 좋고 소화를 도와 비만을 예방해준다. 하지만 보리밥이라도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다. 쌀도 품질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 것처럼 보리쌀도 마찬가지. ‘보리향(대표 나기형)’에 가면 질 좋은 보리밥상으로 한 끼 식사가 즐거워진다.
소박하지만 산해진미가 안 부러워~
왠지 정겨운 냄새가 풍기는 보리밥집. 그래선지 주인장의 소박한 인상도 보리와 닮아 있다. 보리밥은 옛날식으로 밥을 지어야 밥맛이 제대로 난다며 이곳 안주인은 손이 귀찮아도 꼭 보리쌀을 삶아서 보관했다가 밥을 짓는다. 밥맛은 정성에 따라 천차만별. 보리밥 하나만 봐도 주인장의 음식철학을 엿볼 수 있다. 보리밥이라고 해서 100% 보리쌀로만 밥을 지으면 입안에서 보리가 돌아다녀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그래서 이곳은 보리쌀과 흰쌀을 7:3의 황금비율로 혼합해 밥을 짓는다. 적당한 찰기와 입안에서 톡톡 씹히는 보리밥의 절묘한 조화가 밥맛을 돋운다. 쌀도 전남대학교 농대 연구팀이 개발한 저농약 공법을 이용한 품질 좋은 쌀로 밥을 짓기 때문에 몸에 좋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여기에 반찬은 또 어떤가. 상차림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가짓수만도 얼추 20가지나 된다.
눈에 띄는 것은 두부돼지고기보쌈과 홍어찜. 엄나무를 넣어 삶았다는 돼지고기는 달큼한 것이 부드럽게 씹힌다. 고기 한 점으로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데, 여기에 연한 두부와 함께 생김치에 싸서 입 속으로 쏙 넣으면 그 맛이 압권이다. 고기로 미각을 흥분시켰다면 다음은 보리밥을 비빌 차례. 좋아하는 반찬부터 차례로 보리밥 위에 수거한 후 마지막으로 고추장과 참기름을 넉넉하게 넣어 마구 비비면 군침이 절로 도는 보리비빔밥이 완성된다. 맛있게 먹으려면 싱싱한 열무에 밥 한 숟가락 푹 떠서 된장을 찍어 싸먹어야 먹을 줄 안다는 소리를 듣는다. 양념게장도 순식간에 빈 그릇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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