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년 고대중국에서 마중나온 토인들
‘시안-뤄양-정저우’ 중국을 가다
중국의 넓은 땅, 도시마다 다른 역사와 문화는 여행자에게 특별한 매력이다. 광활한 대지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려는 중국인들은 ‘중국의 10년을 보려면 선전으로 가고, 100년을 보려면 상하이로 가며, 1000년을 보고 싶다면 베이징으로 가라. 그래도 부족해 3000년을 알고 싶다면 시안으로, 5000년을 느끼고 싶다면 허난으로 떠나라’는 말을 던진다.
대한항공이 최근 주5일 신규 취항하면서 한층 우리에게 가까워진 산시성 시안과 허난성의 뤄양・정저우는 한마디로 중국 고대사 탐방로다. 여행 준비만 꼼꼼히 한다면 중국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과 문화도 체험할 수 있고, 중국인의 심성에 축적된 사회적 욕망과 삶의 가치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천연역사박물관 ‘시안’ =
중국 고대왕릉 72개가 모여 있다는 시안은 도시가 온통 문화유적지다. 3100여년의 도시역사와 1100년의 수도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국 고대문명의 전성기였던 주나라 진나라 한나라 당나라 등은 모두 시안을 수도로 삼았다. 시안은 실크로드의 기점이기도 하다. 특히 세계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진시황릉 병마용은 국제적인 관광지다.
중국 첫 통일국가를 이룬 진시황제는 영원한 권력을 꿈꿨다. 그 꿈속에서 마중 나온듯한 2000여점의 ‘토인’들은 2200년전 유물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다. 병마용 표정이나 자세, 갑옷은 모두 다르다.
1974년 우물을 파던 마을 노인이 처음 발견했다는 첫 번째 갱은 동서로 210m, 남북으로 60m 크기다. 이곳에서 병마 6000여점이 나왔지만 4000여점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
◆용문석굴 10만개 석불 =
불교의 도시 뤄양은 한나라 전성기 때 도읍지가 됐고, 동주와 후한, 위와 서진, 북위의 수도였다. 황제 105명이 통치했다.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룽먼석굴은 보는 이들에게 탄성과 아쉬움을 자아낸다. 북위시대부터 당나라에 걸쳐 완성된 룽먼석굴은 1.5km가 넘는 석회암 암벽을 따라 크고 작은 동굴 2345개를 만들고 그 속에 10개의 불상을 새겼다. 불상의 크기는 2cm에서 17m로 다양하다. 그중에 봉선사의 로사나불과 만불동의 아미타불, ‘동방의 비너스’로 불리는 관세음보살은 최고의 볼거리다. 하지만 관세음보살의 몸매만 볼 수 있을 뿐, 얼굴은 없다. 이곳 불상들은 대부분 목이 베이거나 얼굴이 떨어져나가 있다. 문화혁명 시절에 홍위병에 의해 손상된 탓이다.
뤄양의 관림은 관우의 묘지다. 수풀을 뜻하는 ‘림(林)’자는 황제보다 높은 성인의 무덤에만 붙여준다. 중국에서 ‘림’자를 붙인 묘지는 공자의 묘인 ‘공림’과 이곳 딱 2곳뿐이다.
중국인들에게 관우는 신으로 대접받는다. 관림은 순례자의 성지이기도 하고, 시험이나 취업, 결혼 등 주요한 일을 앞둔 이들이 향을 꽂고 축복을 기원하는 곳이기도 하다. ‘관우의 계시를 받아 글을 쓴다’는 ‘이상한 사람’도 있을 정도다.
◆정저우 소림사 ‘장풍 없다’ =
정저우엔 숭산 소림사가 있다. 쿵푸 영화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소림사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림사에서 장풍이나 경공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진 말라. 소림사는 이미 상업적 상품으로 전락해버렸다. 대신 매일 30분씩 소림사 무술학원 수련생들이 보여주는 무술쇼에 만족해야 한다.
소림사 인근엔 숭산을 배경으로 한 탑림을 감상할 수 있다. 243개의 불탑엔 고승들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
정저우에서 서북쪽으로 70km 떨어진 곳에 ‘중국의 그랜드캐넌’으로 불리는 운대산이 있다. 홍석협과 천폭협, 담폭협 등 11곳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안-뤄양-정저우 관광코스는 이밖에도 시안의 비림, 중국 5대 악산의 하나인 화산과 하남성 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중국 시안 =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 여행메모
▶먹을 거리 = 시안-뤄양-정저우 여행은 먹을 거리가 풍부하다. 황하 유역 2모작이 가능한 중원지방인 탓이다. 보리나 옥수수를 이용한 국수류가 인기가 많다. 시안 종루 근처에 있는 더파창(德發長)은 286가지의 만두가 나오고, 인근 회족들이 모여 사는 야시장도 볼만하다. 정저우에서는 소림사 인근 영태사에서 먹어보는 두부를 이용한 웰빙식품도 먹어볼만하다.
▶항공편 = 대한항공이 인천-시안 노선에 149석 규모의 B737-800 기종을 투입해 주 5회(월・화・수・금・토) 신규 취항했다. 오전 9시2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각 11시20분 도착하고, 돌아오는 편은 낮 12시20분 출발해 오후 4시 도착한다. 정저우-인천은 화・금(인천공항 출발 오전 8시25분, 정저우 출발 오전 10시50분) 이틀 운항한다.
‘시안-뤄양-정저우’ 중국을 가다
중국의 넓은 땅, 도시마다 다른 역사와 문화는 여행자에게 특별한 매력이다. 광활한 대지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려는 중국인들은 ‘중국의 10년을 보려면 선전으로 가고, 100년을 보려면 상하이로 가며, 1000년을 보고 싶다면 베이징으로 가라. 그래도 부족해 3000년을 알고 싶다면 시안으로, 5000년을 느끼고 싶다면 허난으로 떠나라’는 말을 던진다.
대한항공이 최근 주5일 신규 취항하면서 한층 우리에게 가까워진 산시성 시안과 허난성의 뤄양・정저우는 한마디로 중국 고대사 탐방로다. 여행 준비만 꼼꼼히 한다면 중국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과 문화도 체험할 수 있고, 중국인의 심성에 축적된 사회적 욕망과 삶의 가치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천연역사박물관 ‘시안’ =
중국 고대왕릉 72개가 모여 있다는 시안은 도시가 온통 문화유적지다. 3100여년의 도시역사와 1100년의 수도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국 고대문명의 전성기였던 주나라 진나라 한나라 당나라 등은 모두 시안을 수도로 삼았다. 시안은 실크로드의 기점이기도 하다. 특히 세계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진시황릉 병마용은 국제적인 관광지다.
중국 첫 통일국가를 이룬 진시황제는 영원한 권력을 꿈꿨다. 그 꿈속에서 마중 나온듯한 2000여점의 ‘토인’들은 2200년전 유물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다. 병마용 표정이나 자세, 갑옷은 모두 다르다.
1974년 우물을 파던 마을 노인이 처음 발견했다는 첫 번째 갱은 동서로 210m, 남북으로 60m 크기다. 이곳에서 병마 6000여점이 나왔지만 4000여점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
◆용문석굴 10만개 석불 =
불교의 도시 뤄양은 한나라 전성기 때 도읍지가 됐고, 동주와 후한, 위와 서진, 북위의 수도였다. 황제 105명이 통치했다.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룽먼석굴은 보는 이들에게 탄성과 아쉬움을 자아낸다. 북위시대부터 당나라에 걸쳐 완성된 룽먼석굴은 1.5km가 넘는 석회암 암벽을 따라 크고 작은 동굴 2345개를 만들고 그 속에 10개의 불상을 새겼다. 불상의 크기는 2cm에서 17m로 다양하다. 그중에 봉선사의 로사나불과 만불동의 아미타불, ‘동방의 비너스’로 불리는 관세음보살은 최고의 볼거리다. 하지만 관세음보살의 몸매만 볼 수 있을 뿐, 얼굴은 없다. 이곳 불상들은 대부분 목이 베이거나 얼굴이 떨어져나가 있다. 문화혁명 시절에 홍위병에 의해 손상된 탓이다.
뤄양의 관림은 관우의 묘지다. 수풀을 뜻하는 ‘림(林)’자는 황제보다 높은 성인의 무덤에만 붙여준다. 중국에서 ‘림’자를 붙인 묘지는 공자의 묘인 ‘공림’과 이곳 딱 2곳뿐이다.
중국인들에게 관우는 신으로 대접받는다. 관림은 순례자의 성지이기도 하고, 시험이나 취업, 결혼 등 주요한 일을 앞둔 이들이 향을 꽂고 축복을 기원하는 곳이기도 하다. ‘관우의 계시를 받아 글을 쓴다’는 ‘이상한 사람’도 있을 정도다.
◆정저우 소림사 ‘장풍 없다’ =
정저우엔 숭산 소림사가 있다. 쿵푸 영화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소림사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림사에서 장풍이나 경공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진 말라. 소림사는 이미 상업적 상품으로 전락해버렸다. 대신 매일 30분씩 소림사 무술학원 수련생들이 보여주는 무술쇼에 만족해야 한다.
소림사 인근엔 숭산을 배경으로 한 탑림을 감상할 수 있다. 243개의 불탑엔 고승들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
정저우에서 서북쪽으로 70km 떨어진 곳에 ‘중국의 그랜드캐넌’으로 불리는 운대산이 있다. 홍석협과 천폭협, 담폭협 등 11곳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안-뤄양-정저우 관광코스는 이밖에도 시안의 비림, 중국 5대 악산의 하나인 화산과 하남성 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중국 시안 =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 여행메모
▶먹을 거리 = 시안-뤄양-정저우 여행은 먹을 거리가 풍부하다. 황하 유역 2모작이 가능한 중원지방인 탓이다. 보리나 옥수수를 이용한 국수류가 인기가 많다. 시안 종루 근처에 있는 더파창(德發長)은 286가지의 만두가 나오고, 인근 회족들이 모여 사는 야시장도 볼만하다. 정저우에서는 소림사 인근 영태사에서 먹어보는 두부를 이용한 웰빙식품도 먹어볼만하다.
▶항공편 = 대한항공이 인천-시안 노선에 149석 규모의 B737-800 기종을 투입해 주 5회(월・화・수・금・토) 신규 취항했다. 오전 9시2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각 11시20분 도착하고, 돌아오는 편은 낮 12시20분 출발해 오후 4시 도착한다. 정저우-인천은 화・금(인천공항 출발 오전 8시25분, 정저우 출발 오전 10시50분) 이틀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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