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밥투정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 있다. 천성적으로 신경질을 많이 내는 아이들이나 편식을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밥상 앞에만 앉으면 짜증부터 내니 오랫동안 시달린 엄마들은 아이들 밥투정 받는 것이 귀찮아 밥을 대충 차려주게 된다. 이렇게 밥투정을 많이 하는 아이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밥을 잘 소화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다. 밥을 먹었을 때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니 당연히 밥상머리에 앉으면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릴 때 소화기가 약해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 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 올까? 밥을 잘 먹지 못하면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고, 제대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아이들 성장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쉽게 말해 밥투정을 하는 아이들을 유심히 살피지 않았다간 성장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가끔 간 큰 부모도 만나 볼 수 있다. 밥을 잘 안 먹으니 다른 군것질이라도 시켜야 한다며 ‘무심코’ 군것질을 시키다보면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어느새 놓치는 부모들이 있다.
그리고 아빠, 엄마 양쪽이 키가 크니 우리를 닮아 아이 키와 성장은 문제없다고 자신하는 부모들이다. 아이들의 성장은 유전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유전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성장은 후천적인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때문에 평균 신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 자신들의 키만 믿고 아이들의 소화 장애나 밥상 투정을 방치해 뒀다간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방에서는 밥투정이 잦은 소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비장의 기능이 약한 것으로 설명한다. 비장의 기능이 약하면 소화. 흡수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영양분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결국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예전 부모님들이 “음식 가리다간 키 안 큰다”라며 하신 잔소리가 맞다는 얘기다. 식습관과 가벼운 운동을 많이 하는 등의 노력을 하면 많이 개선할 수 있는데, 이런 예방활동을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약을 처방 받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방에서는 비위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보중익기탕’이나 ‘삼출건비탕’ 등을 처방한다. 비위의 기능을 살려 흡수 장애를 개선시키는데 효과적인 처방이다. 이외에도 잘 체하거나 소화 장애가 심한 아이들은 ''평위산''과 ''보화환''을 처방해 약해진 소화기관의 기능을 보호하는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
엄마가 성장에 좋은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줘도 아이가 제대로 먹고 소화시키지 못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해우소한의원 김준명원장
김영서 y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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