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복 기자 성남 백왕순 기자
신도시 건설계획이 일단 유보된 판교지역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비교적 담담한 편이다. 신도시 건설계획이 이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운채 최적의 투자처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반면 그간 건축규제 해제를 주장해온 주민들의 분위기는 격앙돼있다. 규제 해제를 위해 강경투쟁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신도시가 건설되거나 최소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축규제가 해제돼 개발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세하다. 아직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수도권의 유망주로서의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판교 개발 기대치 살아있어 : LG공인중개사 유홍열 사장은 "신도시 건설 발표로 땅값이 20-30% 인상됐다. 현재 거래가는 위치에 따라 가격편차가 심하다. 아직 어느 땅이 쓸모가 있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개발예정 주변지역의 경우 도로에 인접한 곳은 최하 평당 150만원 선이지만 도로에서 떨어진 곳은 20-30만원대다.
그러나 아직 소문만 무성하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지역 토지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두산공인중개사 박종필 사장은 "외부에서 보는 것 만큼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이같은 거래 부진은 일단 매물이 많지 않다는 데서 비롯된다. 이미 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땅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자는 좋은 물건이 없다고 전했다. 거기에다 땅이 크다는 점도 거래부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소규모가 300여평이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래 부진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개발지역의 경계가 어떻게 결정되고 도로 등이 어디로 뚫리느냐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이 지역에 대한 투자는 도박성을 띠고 있다. 유홍열 사장은 "개발계획이 확정 발표되면 땅을 팔려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사려면 지금 사야한다"고 말했다. 어디가 좋은 땅인지 알수가 없지만 일단 사놓고 모험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건에서 선뜻 매수에 나설 투자자가 많을 수는 없다.
개발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땅의 가치가 정해지고 정상적인 가격과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신도시 개발로 기대치는 높아졌지만, 신도시 건설 여부는 물론 현재의 건축규제가 풀린다는 보장마저도 없는 불안정한 시장을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분당 아파트 거래 중단 : 판교가 실체없는 기대에 부푼 반면 인접한 분당의 경우 현실적 타격을 받고 있다. 아파트 거래가 완전히 끊긴 것이다.
한 부동산업자는 그간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았는데 신도시 발표로 완전히 거래가 끊겼다고 말했다. 현재 아파트 가격의 변동추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여전히 매수세가 없을 경우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분당에 있는 이 업자는 "판교로 이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 해제 주민 요구 높아 : 신도시 유보 방침에 대해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판교개발추진위원회(위원장 김대진)는 곧 이후 행동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김대진 위원장은 "이번에 더 이상 건축을 규제한다면 죽기살기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신도시 건설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25년간의 건축제한으로 겪고 있는 생활상의 불편과 재산상의 손해를 더 이상 감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1년이라도 현재의 건축제한조치가 연장될 경우 주민들의 반발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점거 등 극단적인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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