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 만한 부산·경남 계곡 BEST 10
경치 좋아서 좋고, 호젓해서 좋고!
더운 여름, 온 가족이 호젓하게 즐길 만한 계곡으로 이 곳 어때요?
지역내일
2009-07-09
(수정 2009-07-09 오전 9:45:31)
어느새 7월에 접어들어 아이들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올여름 휴가는 우거진 숲과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한 계곡으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피서 가는 길 늘어선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를 피하고 싶다. 물 반 사람 반, 대중목욕탕처럼 인파로 번잡한 계곡은 더 이상 가고 싶지 않다.
너무 북적이지 않는 호젓하고 경치좋은 계곡 어디 없을까?
멀리 떠나지 않아도 부산과 근교에 한적하고 풍경이 좋아 온 가족이 더위를 피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고 물놀이를 즐길만한 계곡들만 모아봤다.
김부경·김영희·박성진·정순화 리포터
<금정산 석불사 계곡>
금정산에는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들이 장관을 이룬 ‘석불사’가 있다. 절 입구에는 금정산의 비경이 어우러진 ‘석불사 계곡’이 흐르고 있다.
60여년 전 한 스님의 원력으로 건립한 석불사는 자연적으로 둘러 앉은 거대한 바위들에 16나한과 29개의 불상이 새겨져 그 위용을 드러 내놓고 있는데 국내 최대의 마애불군을 이루고 있다.
석불사에는 비단 마애불상군만 특이한 것이 아니다. 모든 절 건물이 나무가 아닌 석재로 지어진 점도 부산의 여느 절과는 다른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하얀 석재로 뒤덮인 대웅전과 천불전, 관음굴 등은 금정산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반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만덕고개를 거쳐 금정산으로 향해 석불사 바로 밑 주차장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다. 계곡 초입의 염소 불고기, 오리 불고기, 백숙 등을 주 메뉴로 하는 식당들과 만덕동 오리타운 등 입맛 당기는 맛집들도 즐비하다.
<양산 명곡계곡>
양산시 웅상읍의 동쪽에는 마치 병풍을 드리운 듯 우뚝 선 대운산이 자리하고 있어 그 위엄과 기품이 당당하다. 그리 높지 않은 산세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숨겨놓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으니 그 중의 하나이자 오랜 기간 동안 행락객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시명골’이 마침내 그 속내를 일반인에게 내비쳤다.
웅상읍 명곡리 주민들의 상수도원으로 보호 받아왔던 명곡저수지 상류 일대는 원시적인 형태의 무성한 삼림과 수풀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으며, 1급수의 수질을 자랑하는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살아있는 계곡이다. 근래 들어 상수도원이 더 깊은 상류로 이전됨에 따라 일반인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짙푸른 물빛과 주위를 둘러싼 녹음이 어우러져 이국적 풍취를 자아내는 시명골에서는 곳곳에서 살아 움직이는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계곡에선 도롱뇽과 다슬기 등을 만날 수 있어 살아있는 생태학습장이 된다.
<화명동 애기소>
금정산 고당봉 산성 북문재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화명동을 지나 낙동강까지 약 3.5Km를 이룬다. 이 물줄기의 하류를 대천천이라 한다. 애기소는 이곳 대천천의 중류쯤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폭포다. 상류로 갈수록 물이 맑고 적당히 깊어 가족단위 휴양객들이 즐겨 찾는다.
애기소(沼)란 옛날 젊은 아낙네가 애를 데리고 이곳에 왔다가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되어 애기가 물에 빠져 죽는지도 몰랐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상류로 갈수록 물이 맑고 깊다.
평상에 앉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면 파전에 막걸리 한잔 걸치면 더 부러울 게 없다.
애기소는 원래 이심이소라고 불렸다. 옛날 이곳 폭포 물밑이 깊어 이곳에 들어가면 헤엄쳐 나오기가 어렵다고 했는데 폭포 밑 암벽에 이심이라는 전설의 물고기가 굴을 뚫어놓고 살았다고 하여 이심이소로 불렀다고 한다.
계곡 주변에는 다양한 수목과 곤충이 서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의 주말농장과 계곡 상류의 금정산성 서문이 옛 모습대로 잘 복원되어 있어 방학을 이용한 청소년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꽤 인기가 높다.
북구보건소에서 하천을 따라 도보 30여분 정도 올라가면 좌측에 입구가 나온다. 덕천로타리나 화명동 롯데마트 맞은편에서 산성행 버스(1번)를 이용하면 된다. 여름엔 애기소 올라라는 길에 대천리초등학교에서 주차공간을 내준다. 학교에 차를 대고 걸어 올라가면 5~10분 정도 소요된다.
<밀양 석골계곡>
밀양하면 얼음골이 유명하지만 물 맑고 조용한 계곡을 원한다면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쪽에 숨겨진 또 다른 계곡을 찾자. 운문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비경을 이루는 석골계곡. 밀양시내에서 얼음골 방향으로 가다보면 석골사 방향이 나오는데 석골사 절 바로 아래 10m가 훨씬 넘는 석골폭포가 있고 그 주변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돌이 많아 이름이 ‘석골’이라고 하는 이 계곡은 물소리를 즐기기 그만이다. 아직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운문산 등반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운문산에 간단한 음식을 팔긴 하지만 점심은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대운산계곡>
14번 국도에서 상대마을 쪽으로 빠져 나가면 울산에서는 유명하지만 부산 사람들에게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물 맑고 공기 좋은 계곡이 있다. 산세가 그윽하고 산문으로 접근이 편해 남녀노소 누구나 찾기 쉬운 대운산의 도통골 골짜기 계곡과 내원암 주위를 흐르는 계곡이 산 입구에서 만나는데 그곳이 바로 당일치기 계곡 나들이로 그만이다.
계곡 물이 맑은 것은 당연하고 아이들이 놀기 딱 좋다. 거기다 입구 주자창도 제법 넓은 편이다. 계곡은 좁은 길로 연결되어 있는데 주차장 주변에 음식점도 있다.
계곡 바로 옆에 설치된 노천 평상은 편안하면서도 운치 있는 최적의 장소. 개울물 소리와 아이들의 물장구 소리 들으며 막걸리 한 잔 나누면 물과 바람, 사람이 하나가 된다.
관리소:(052)229-3862
<장유계곡>
남해고속도로 장유IC를 지나 불모사 터널 전에 우회전 하면 장유대청계곡이 나온다. 불모산 산자락 양 갈래로 형성된 6km의 긴 계곡으로 시원한 폭포에 산림도 울창하다. 계곡을 따라 30분 쯤 올라가면 장유암이 있다. 그리고 장유폭포에서 20분 쯤 더 가면 장유사가 나온다. 불모산 용지봉 준령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수려한 장관을 이룬다. 부산에서 당일치기 계곡나들이로 딱 좋다.
장유계곡은 물놀이하기도 좋지만 오리·닭백숙 등 음식으로 유명하다. 매점과 화장실 시설도 양호한 편이다. 물놀이는 이왕이면 폭포 주변까지 올라가서 하는 것이 더 좋다.
관리소:(055)330-6523
<양산 무지개폭포>
양산시 동부에 위치한 무지개폭포는 인근 부산광역시 기장군과 경계를 이루고, 울산광역시민의 식수원인 회야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햇빛을 받아 아름다운 오색무지개를 형성한다 하여 붙여진 무지개폭포는 계곡이 깊고 물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울창한 수목이 어우러진 수려한 계곡으로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높이 20m 정도의 2단 폭포로, 중간에 작은 소를 만들고 다시 직각으로 떨어진다. 폭포 주변으로는 2km 정도 형성된 거대한 기암괴석이 즐비하며, 폭포를 지나 천성산 정상까지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양산 덕계마을에서 내려 우측 골목으로 들어가면 무지개폭포로 가는 마을 버스가 있다.
<함양 용추계곡>
맑은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몇 시간의 등산을 즐기고 싶은 사람 들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옛날 안의현에는 세 곳의 빼어난 절경을 간직한 곳이 있어 ‘안의 삼동’이라 전하는데 이곳 용추계곡은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진리삼매경에 빠졌던 곳이라 하여 ‘심진동’이라 불리기도 한다. 용추계곡 입구 고풍스런 정자 ‘심원정’에 오르면 마음까지 맑아진다는 청신담과 층층이 포개진 화강암 무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오르면 계곡의 곳곳에 전설과 유래를 적은 현판들이 세워져있다.
심원정을 지나 3km가량 더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 뒤로 장수사 일주문이 외롭게 솟아있다. 사찰의 흔적을 찾아 ‘용추사’에 들르면 절 앞에서 들리는 우뢰와 같은 소리, 용추폭포다. 용추계곡의 깊은 곳에서 모이고 모여서 이룬 물이 용호로 떨어지니 이곳에 서면 여름더위는 어느새 잊혀지고 만다.
용추폭포에서 약 30분을 걸어 올라가면 상사평 마을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용추계곡의 맛깔난 음식들을 맛 볼 수 있다. 용추계곡 끝에는 함양군에서 조성한 ‘용추자연휴양림’이 있다. 아담하고 멋스럽게 꾸며진 산막들과 넓은 주차장 그리고 물놀이장과 전망대 등의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는 휴양림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어 매우 싼 가격으로 멋스러운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이곳 자연휴양림에서 남덕유산의 줄기인 1,000m 남짓의 기백산과 황석산을 등반할 수 있는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 간 등반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용추계곡에 위치한 ‘함양 예술마을’은 전시관, 천연염색, 목공예 체험관, 유리공예, 회화체험관 등의 시설로 군을 찾아오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공예공방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김해 장척계곡>
김해시 삼방동 신어산 자락에 위치한 장척계곡은 계곡물이 맑고 울창한 산림과 큰 암석들이 어우러져 경관이 뛰어나다. 계곡은 그리 크진 않지만 가족단위 휴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 상동톨게이트를 나와 삼거리에서 우회전 약1km쯤 가면 상동면사무소를 지나자마자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장척마을이 나온다. 우측에 주차장이 있으며 요금은 무료. 주차장입구 맞은편으로 다리를 건너면 바로 계곡이다. 취사는 금지.
신어산 북쪽 기슭에는 종합레저시설인 가야랜드가 있고, 영화 ‘달마야 놀자’가 촬영된 사찰 은하사, 신어산 삼림욕장도 근처에 있다.
<밀양 호박소 계곡>
가지산 남서쪽자락에 밀양 얼음골이 있고 조금 떨어져 호박소 계곡이 있다. 호박소 계곡은 부산에서 1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고 주차장도 잘 갖추어져 있어 편리하다.
암반으로 이뤄진 수많은 폭포와 소, 암반과 계곡물의 어울림이 매우 아름답다. 호박소는 1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인해 움푹 패인 못인데 방앗간에서 쓰이는 절구의 일종인 호박처럼 생겼다고 해 호박소라 불린다. 옛날 주민들이 깊이를 재려고 돌을 매단 명주실을 한 타래나 풀었지만 바닥에 닿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을 만큼 깊다. 이무기가 글을 깨우치고 용이 되어 잠겼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호박소 폭포 아래로 또 하나의 폭포가 쏟아지는 풍경이 시원할 뿐 아니라 그 밑으로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어 물놀이장소로 제격이다.
끝없이 이어진 계곡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계곡산행을 즐기기에도 좋다. 짙은 녹음 아래 산길을 걷다가 차가운 계곡에 발을 담그면 온 몸이 시원하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물을 튀기며 계곡을 오르다보면 심심찮게 작은 폭포도 만난다. 그 물이 얼마나 찬지 그대로 얼어버릴 것 같지만 떨어지는 폭포수를 맞으며 소리 한번 지르고 나면 머리는 깨끗이 비워지고 마음은 꽉 채워진다.
어느새 20년이 훌쩍 넘은 추억이 됐지만 대학시절 호박소 계곡으로 MT를 갔던 기억이 새롭다. 밤새도록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며 기타 치며 놀다가 한명씩 텐트로 사라졌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계곡 주변 곳곳에 눈부신 햇살 속에 하얗게 빛나는 게 있었는데 그 이름하여 ‘휴지’아니던가? (그 당시엔 이동식 화장실 같은 게 없었다.) 그 민망함이란(^^).
그렇게 젊은 날의 추억도, 우정도 차곡차곡 쌓였다.
“친구들아, 우리 그때처럼 다시 MT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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