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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일 2009-06-23
한국전쟁 강제동원 소년병
소년병 전우회 “정부 사과하고 유공자 대우해야”

6.25 전쟁은 소년들에게도 목숨을 요구했다. 한국정부는 6.25 3일만에 서울을 내주고 인민군에게 밀리자 곳곳에서 소년·소녀들을 군대에 동원했다. 이들은 14세에서 17세 소년으로 국제협약으로 징집이 불가했다. ‘국가비상동원령’에 의한 징집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나이였다.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전쟁에 동원된 이들은 낙동강 전선 등에서 총알받이로 채 피지도 못한 채 ‘어머니’를 부르며 스러져갔다.

한국전쟁 참전 소년병 전우회(회장 박태승, 17세 입대, 76세 )는 6.25 발발 59주년을 맞아 당시 소년병 징집에 대해 정부에게 사과하고 유공자로 대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우회사무총장 윤한수 할아버지(74세 당시 15세)는 “소년병에게도 재일학도의용병과 동등한 수준의 유공자 대우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재일학도의용병은 현재 참전 유공자로 인정되어 보훈급여로 월 100여만원을 받고 있는 반면 소년병은 참전명예수당 명목으로 월 8만원을 받고 있다. 재일학도 의용병은 7개월 정도 참전 후 복학했고 소년병들은 4-5년간 군에 복무하며 학업시기를 놓치는 등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

국제협정 위반, 전시범죄
정부는 소년병에 대한 징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보훈처가 파악한 소년병은 2만5000여명으로 이는 학도의용병 향토방위군 등 비정규군을 포함한 수치다. 보훈처는 정규 소년병에 대한 통계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전우회가 파악한 참전 소년병(정규군)은 만 14세에서 17세로 총 4748명 이었고 이들 중 전사자는2268명이다. 이들 중에는 소녀병 86명도 포함돼 있다 (표 참조). 이인숙(75) 할머니는 제주도로 피난을 갔다가 강제로 해군에 징집됐다. 이들은 만 17세 이하로 입대해 군번을 받고 전사·상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만기제대 했다. 학도병이 6.25 전쟁 7개월여만에 모두 해산된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학도병은 비정규군으로 1951년 2월28일 학도병 해산 명령과 동년 3월16일 이승만 대통령의 종군학생 복교귀가 조치 특별담화로 모두가 복교귀가 했다.

정부 소년병 실체 인정해야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소년병들이 참전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에 따라 참전명예수당을 받지만 법률에는 소년지원병이라 명칭 해 정부가 징집한 불법을 감추고 있다. 징집된 소년병들은 그동안 정부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해왔지만 아직 정부는 징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56년이 흘렀고 참전 소년병들 중 이미 사망한 사람도 많다.
이들 중에는 군적 없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하고 또는 전쟁후유증으로 결혼이나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등 비참한 삶을 산 사람도 있다.
군적 없는 소년병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는 이면에는 정부가 부당하게 소년병을 동원한 것을 감추려하기 때문이라고 전우회는 주장했다. 전우회 윤 총장은 “정부는 독립기념관에 있는 일본인들의 소년병 징집 만행에 비교했던 것 같다”며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참전 소년병들에게 용서를 비는 길이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에는 일본인들이 조선의 소년들을 전쟁으로 내모는 장면을 새기고 일본 만행을 비난하고 있다.
한편 김소남(한나라당)의원의 대표발의로 소년병을 유공자로 인정하기 위한 개정 법률을 상임위원회에 상정해놓고 있다. 문진헌 기자 jhmu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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