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의존하면 되레 학습 집중력 약화 … 공부 기술 저해 요인
지난 3일 교과부가 사교육비경감 대책을 발표하자 광주지역 학부모나 사교육 업계에서는 후속조치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입장이다. 과연 새로 발표한 정책대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입장과는 정반대로 사교육에 맹신할 수밖에 없을 것인지가 관건인 셈. 이에 지난 12일 광주방송 주최 이 범 교육평론가가 ‘탈학원운동’에 대해 강연회를 마련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학원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이 키포인트.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의 틀을 잡기 위해서는 공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가계 지출비 중 사교육비가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에서 그는 공부의 기술 습득을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공부의 기초체력, ‘읽기’와 ‘몰입’
공부의 기술은 중학생이 돼야 체계적으로 자리 잡힌다는 게 그의 생각. 이 시기에 기술을 터득하지 못하면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성적이 추락하고 만다는 것. 기술을 터득하기에 앞서 가장 경계해야 할 사항은 학원에 의존하는 학습이다. 특히 여러 과목을 동시에 수강하는 종합학원 등록은 최악의 학습법이라고. “타율적인 학원 등록은 오히려 학습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결국 학원에 의존하는 인간으로 성장해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을 잡아야 할 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자신의 취약 과목을 보충해줄 가이드라인을 정한 후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자기관리에 도움 된다는 것.
그가 말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학습의 밑거름이 되는 ‘읽기’와 ‘몰입’교육이 기초체력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고. 읽기 능력은 독서를 통해 습득된다. 독서 교육이 정착되면 독해능력이 발달돼 수능에서, 특히 언어와 외국어 영역, 논술에서 결정적인 뒷받침이 된다. 또한 몰입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공부에 대한 내적 동기부여를 유발해 자신감과 함께 좋아하는 과목에 대한 애정도 생기게 된다.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해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몰입교육이 중요하다.”
그는 또 공부기술의 저해요인인 중독성이 짙은 놀이문화와 음식을 삼갈 것을 주문했다. PC·TV·게임기 등의 놀이문화는 학습 환경을 저해하고, 튀김·당분·식품첨가물 등의 유해 음식은 학습 능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체계적인 복습과 단기 계획으로 자기관리
그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복습과 관리’. “짧은 인터벌로 반복해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체계화시키면 학습 범위가 폭넓은 수능을 대비할 때 복습 기술은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자기관리를 위한 스케줄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주간별로 다이어리에 학습 계획과 실제 이행 상황 등을 세심하게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원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관리’가 잘 된다는 점이다. 출석 체크는 기본에다 중간 중간 테스트를 통해 친절하게 자녀의 현재 실력까지 분석해준다. 학부모들이 챙겨야 할 세밀한 목록까지 다 알아서 챙겨주니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하지만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운영·관리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매니저 역할까지 소화해야 한다. 학원 수도 제한하는 것이 좋다. 학원 수업 방식이 자신과 맞지 않을 경우에는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씨는 “인터넷 강의는 좋아하는 과목부터 매일 조금씩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록 주입식 강의라는 한계가 있지만 학습계획, 실행, 평가 등이 자기주도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하다. 특히 사교육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학부모들의 관심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없는 학교, 과연 성공할까
사교육의 최종 목표가 대입이라고 봤을 때 선발경쟁 입시 속에서 사교육은 사라지기 어렵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도리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어 사교육 시장이 대호황을 누릴 거라고 전망했다.
사교육이 없어지면 내신 성적 경쟁을 제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또한 방과후학교와 학습시간 증가에 지나치게 치중할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완전학습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 “영어만 보더라도 학생들은 보통 5권의 기본서를 섭렵하지만 실제로는 한권도 제대로 독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 한권을 보더라도 완전 학습할 수 있도록 공부에 대한 코치가 필요하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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