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장 퇴진 멀지 않았다"

러브호텔 난립 저지에 교사·목사 가세...시장 퇴진 10만인 서명운동 펴기로

지역내일 2000-08-31
고양시가 숙박업소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퇴진운동까지 전개되는 등 시민반발이 극에 달했다.

지난 8월30일 고양시청 정문 앞에서는 '러브호텔 난립 저지를 위한 2차 주민궐기대회'가 열
렸다. 이날 집회에 모인 200여 명의 일산주민들은 지난 8월21일 1차 집회에서 요구한 4가지
사항에 대해 황교선 고양시장이 '불가론'을 고수한 것을 강력히 비난했다. 공대위 발표에 따
르면 고양시는 요구안에 대해 "러브호텔이 아니라 숙박업소"라며 "변태 영업을 못하게 단속
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마두동의 한 주부는 "일산이 자전거 타기가 얼마나 좋았나. 그런데 요
즘 자전거 타고 밖에 다니기가 겁난다. 온통 벌거벗은 전단과 유흥업소에 러브호텔이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미리 준비한 '러브호텔' 모형 건물을 불태웠다.

한편 고양시 러브호텔 난립저지 공동대책위(공대위)는 대화동과 마두동 일대에서 진행중인
노란 깃발 달기 운동을 일산 전역으로 확대키로 하고 본격적인 고양시장 퇴진 운동에 들어
간다고 밝혔다. 공대위측은 "노란 깃발 달기는 러브호텔을 무분별하게 허가한 고양시장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고 밝혔다.

또한 시장퇴진 요구에 황교선 시장이 "전 시민의 요구가 있으면 퇴진하겠다"고 밝히자 공대
위측은 "5만4천표로 당선된 시장이 전 시민의 서명을 요구할 자격이 있겠냐"며 "10만인 서
명운동으로 시장을 몰아내겠다"고 주장했다.

공대위측의 시장퇴진 운동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사회 각 단체별로 동참을 선언해 고양시
와 공대위의 마찰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교사들은 '교육환경 침해 러브호텔
저지'를 위한 교사대회를 시청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일부 목사들도 '황교선 시장 회개를 위
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신도시 숙박업소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이희정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도시
러브호텔 문제는 교육 주거환경에 위협을 가하는 상업시설이 아무런 방어장치 없이 들어서
도록 한 도시계획에서 비롯됐다"며 "도시설계 지침을 수정해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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