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째 전통한복 이어온 명당
우리민족의 전통의상 한복을 지켜온 지 80여년을 넘긴 곳이 있다. 양동시장 내 ‘수성주단(대표 오연임 58)’이 그 곳이다. 91세의 시어머니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지 50년, 그 뒤를 맏며느리인 오 대표가 현재 30여년이 넘도록 이 자리를 지켜온 것이다.
품위 있는 자태를 뽐내는 데는 한복만한 옷이 어디 있는가. 하지만 불편하다는 단점 탓에 결혼을 앞 둔 예비부부나 잔치집에서나 볼 수 있는 한복이 현대인들에게 있어서는 맞춤보다 대여를 많이 선호하는 추세이다. 그러다보니 전통의상 한복이 점점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오 대표는 전했다.
찾는 고객 드물어도 가게 문 꼭 열어두어야
경기불황으로 점점 한복집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뜸 해졌지만 그렇다고 또 휴일이 잦으면 안 된다. 오 대표는 “30년이 넘게 장사를 하다 보니 지겹기도 하네요(웃음), 가끔 훌훌 털고 며칠 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지만 가게 문을 닫을 수 없어요.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소홀 하게 된다면 더 많은 고객을 잃게 되닌까 말입니다”라고 전했다.고객 한분 한분에게 쏟는 진실된 정성이야말로 단골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비결이면 비결이란다. “몇 년 전 일이에요, 시어머님이 한복집을 운영하실 때 찾던 83세의 어르신 고객이 수의를 하러 딸 부부와 함께 오셨어요, 제 손을 잡으며 ‘그때 그 착하고 얌전한 수성댁 큰 며느리인가?, 지금껏 이 자리를 지키고 있네 그래?”라며 잡아주던 그 따뜻한 손길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웃간의 정을 돈독히 쌓아놓으신 시어머니 덕분에 많은 단골 고객 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주니 고마울 뿐이다고 했다.
아끼고 사랑하는 전통의상이 되었으면
“얼마나 아름답고 품위 있어 보이는 옷이에요, 너무 예쁘죠?” 잘 만들어진 한복을 어루만지며 열심히 설명하는 오 대표는 한복을 즐겨 입는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한복을 보고 있으면 피곤함을 모른단다. 친정에서는 맏딸, 시댁에서는 맏며느리, 마음의 여유를 부릴 시간도 없이 24살에 시집와서 지금까지 이 자리에서 한복과 함께 매진하고 있다.
한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사돈맺기에서 시작되었다.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던 단골과 주인의 만남이 결국 남편과 오 대표와의 인연의 끈을 이어준 것, “돌이켜보면 힘든 일도 많았지만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름다움의 전통의상 한복과 늦은 시간까지도 늘 며느리 걱정에 기다려주는 생존에 계신 시어머니, 그리고 착하게 잘 자라준 3남매의 덕분이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전통의상 한복이 전통의 흐름을 깨지 않는 범위내에서 꼭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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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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