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는 내면의 세계 끌어내는 원동력은 ‘독서’
독서량을 묻자, 책에서 손을 떼놓지 않는다는 김봉학 대표. 10년 전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니 지금의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단다. 문득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자문해봤더니 ‘게으르고 나태한 모습 그 자체’라는 한심한 회답만 돌아왔다. 그 스스로도 싸늘했던 지난날이 후회스러웠다. 당장 돌파구가 필요했다. 해답은 손만 뻗으면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는 책 속에 있었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경험도 맛봤다. 자신을 변화시킨 위대한 힘이 손바닥만 한 책속에 들어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혼자만 알기에는 아까운 것들로 넘쳐났다. 그래서 사회봉사를 자청했다. 그렇게 독서코칭 강연을 다닌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이제는 활동 영역을 넓혀 ‘학부모독서회’ 강의도 맡았다. 독서라면 일가견이 있는 학부모들이 직접 초청할 만큼 그는 스타강사로 인정받고 있다. 지역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효과 높은 재테크는 다름 아닌 ‘독서’
그가 말하는 독서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소비’하는 독서와 ‘생산’하는 독서다. 전자의 경우는 시간 때우는 책읽기에 불과하다. 독서 이력만 채우기 급급한 수준으로 한번 읽는 것에 만족하는 타입이다. 하지만 후자는 책을 읽고 난 후 책 속의 가이드라인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보는 능동적인 실천을 말한다. 그가 지향하는 독서코칭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생각을 꿈꾸는 사람들은 나름 내면의 구조가 틀을 갖추고 있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책을 통해 자각할 수 있게 이끌어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코칭이지요.” 책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훈련인 셈이다. 독서는 혼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생산하는 독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코치의 서포터를 받는 것이 효과가 배가 된다. “책의 주제를 파악했다면 내면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그리고 답을 찾아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공유해보자.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고가 변하는 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실행능력도 커지게 된다.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학부모가 변해야 청소년이 변한다
교육자와 참여자의 호흡도 중요하다. 참여자가 자각의 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자의 ‘멘토’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 자각의 폭은 중요치 않다. 사소한 말투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 “독서 코칭을 받으면 언어와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느끼죠. 자녀에게 말을 건넬 때도 부모가 원하는 것을 말할 때와 ‘하지마’식의 극단적인 표현일 때, 아이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는 게 천지차이라는 거죠.” 학부모들이 변해야 자연 청소년도 변한다는 게 그가 말하는 독서코칭의 파급효과다.
독서코칭 사회봉사도 벌써 한해를 넘겼다. 영풍문고와 유스퀘어 제안으로 지역에 독서문화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했던 문화 사업이 지금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맛있는 북세미나, 책이 말해주는 셀프코칭’이 그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독서코칭이 그간 무려 120여명이라는 참여자를 이끌어 냈다. 책 선정도 탁월했거니와 딱딱한 책을 재밌게 풀어내는 그만의 재주도 한 몫 했으리라. 강의가 소문이 나면서 학부모독서회까지 섭외가 들어왔다. “처음 강의를 시작할 무렵엔 의욕이 넘쳤지만 지금은 어깨가 무거워졌어요. 참여자들이 늘어나면서 공부분량도 예전보다 훨씬 늘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독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코치의 삶 자체가 바로 서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어요.”
입학사정관 양성과정 전담 강사로 활동
사회봉사를 하면서 보람도 생겼다. “일단 나 스스로에게 학습을 채찍질하게 되죠. 비록 한 권의 주제로 강의하지만 그와 관련된 서적들을 뒤져보는 것은 강의에 대한 기본 예의죠. 그리고 삶에 대한 고민도 늘었어요. 책 하나를 선정할 때도 여간 까다롭게 선정하는 게 아니거든요.”
어떤 책을 고를 건지도 중요하다. 책 선정에 앞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그런 다음에 방향에 맞춰 책을 선정해야 고품격 인생을 지향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최근 그에게 또 다른 임무가 주어졌다. 대입의 화두로 떠오르는 전남대학교 ‘입학사정관’을 양성하는 사업의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21세기 인재에 대한 통찰력과 리더십의 자질, 눈에 보이지 않는 질적 요소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진 그의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임원교육 전문기관인 세계경영연구원의 교육위원 활동도 눈앞에 두고 있다. CEO들의 경영지식을 책임질 ‘IGM 지식클럽’도 그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독서코칭을 통해 내면의 자각을 찾아내는 통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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