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치고 번개 치는 밤, 외출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데 전화가 울렸다. “오늘 와인동호회 번개 모임(갑자기 모임을 가질 때 사용하는 말) 있어요”라는 말에 가방을 황급히 둘러메고 모임 장소를 찾아갔다. 행구동에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는 회원들의 수다가 비바람도 아랑곳없다는 듯 신나 보였다.
2004년 오프라인으로 시작된 와인동호회는 그 해 다음카페 ‘원주와인동호회’를 열어 현재 500여명의 온라인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는 오프라인 정기 모임으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소통의 길 열어
김홍철 회장은 “와인은 라틴어의 비눔(Vinum)에서 유래한 말이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와인(Wine)은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말이며 프랑스는 뱅(Vin), 독일은 바인(Wein)라고 부른다”며 “와인이 이름이나 맛이 다르듯이 동호회 회원들도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 와인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모두 하나가 된다”고 한다.
특히 “매너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며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오래된 와인일수록 맛이 좋듯이 친구나 모임도 오래될수록 더 깊은 정이 든다”고 한다.
김 회장은 “와인은 한 번에 마시지 않는다. 조금씩 여러 번에 나눠 마신다. 주위 사람에게 잔을 돌리지도 않으며 적당히 자신의 속도에 맞춰 마시기 때문에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상지영서대 관광조리음료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김 회장은 “와인은 서빙 할 때 잔을 들어 올리지 않으며 와인 잔은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잡는다. 건배할 때는 잔을 옆으로 기울여 몸통 부분이 부딪히도록 한다. 와인 잔에 입술 자국이 남지 않도록 잔과 입술을 수시로 닦으며 와인 잔은 항상 오른쪽에 놓아 옆 사람과 바뀌지 않도록 주의한다. 와인은 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향에 영향을 미치는 향수나 스킨 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에티켓이다”라고 한다.
오민숙(46․일산동)씨는 “3년 전부터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동호회를 통해 와인의 품종이나 새로운 맛 등을 배울 수 있다. 알고 마시는 재미가 있어 빠지지 않고 참석하게 된다. 혹 시간이 맞지 않아 정기모임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대화 나눌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홍은영(31․단구동)씨는 “만화 ‘신의 물방울’이라는 책을 보다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은 와인 마니아가 됐다”며 “혼자 와인을 즐길 때는 한 병을 혼자 다 마실 수 없어 딸 때마다 고심했다. 그런데 동호회에 가입하고 나서는 아껴뒀다가 모임에 가지고 나와 여럿이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레드와인으로 사랑을 고백해보세요~
프러포즈라고 하면 멋있는 레스토랑에서 레드와인으로 러브 샷을 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레드와인의 붉은 색이 마치 뜨거운 사랑의 열정을 말해주듯이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와인의 맛이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동호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홍지영(30․명륜동)씨는 “평소 저녁식사를 하며 와인을 자주 즐기는 편이었다. 그러다 와인동호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참석하게 됐다”며 “와인이라는 공통적인 대화거리가 생기고 모임도 함께 다니며 부부 금슬도 좋아졌다”고 한다. 3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 된 원주와인동호회는 와인을 통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와인의 역사
와인은 기원전 5~6천년 전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됐다. 이집트 페니키아 그리스를 거쳐 로마로 이어져 유럽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 디오니소스(Dionysus)와 바쿠스(Bacchus)는 와인의 신(神)으로 불린다. 중세에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 전 유럽으로 와인 재배가 확산돼 16세기 이후 북미와 남미 등으로도 전파됐다. 18~19세기 산업혁명과 교역량의 증가로 와인 산업이 활기를 띄었으나 19세기말 유럽의 포도밭이 황폐화되면서 희소성의 가치가 높아지자 부와 권력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동호회 : 017-511-4911, 다음카페 원주와인동호회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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