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는 서울 용산구 청파감리교회에 출석하는 기독교인이다.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이 천주교 세례를 받고 어머니 권양숙 여사가 독실한 불교신자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연씨는 청년 시절부터 청파감리교회를 다닌 남편 곽상언 변호사의 인도로 출석하게 됐다고 한다.
25일 노 전 대통령을 문상하고 정연씨를 만난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담임목사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24일 설교에서 “함부로 규정하고 헐뜯고 상처내고 모욕주고 사지로 몰아넣는 야수적 현실이 어떤 결과를 빚는지 참담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그의 죽음은 앞으로도 국민적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어떻게 봐야 하나.
우리 사회는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기만 할뿐 불통을 소통으로 만드는 통합의 기술이 없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로고스다. 로고스는 말, 담론이다. 대화와 설득을 통해 더뎌도 함께 가는 것이 민주주의다.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권위를 타파하겠다고 했지만 다시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을 목도했다.
자신이 추구한 가치가 무너지는 것을 본 것이다. 이를 보며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데.
노신의 이야기 중 썩은 사과를 먹는 법이 있다. 썩은 사과는 썩은 부분만 베어내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조금 섞었다고 모두 버리면 안된다. 설득하고 소통하고 좋은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백을 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는 설득하고 통합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너무 부족하다. 이번 일은 우리 시대의 목마름을 그대로 보여줬다. 사람에 대한 예의가 지켜지는 세상에 대한 목마름 말이다.
-우리들에게 남은 과제도 많은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이 왜 이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 의도를 읽는 것보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역사발전의 계기로 파악하고 죽음을 통해 제기된 과제를 붙잡고 가야 한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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