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부 관리 좀 한다는 여성들에게 ‘아르간오일’이 화제다. 이런 인기를 입증이나 하듯 화장품 업체에서는 앞 다퉈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모로코에만 존재한다는 희귀식물에서 추출한 아르간오일은 올리브오일을 능가하는 보습력과 노화 방지 효과로 모로코 여인들은 수세기 전부터 필수 미용제품으로 애용해왔단다.
유용한 세계유산… 지중해 연안 모로코에서 야생으로만 서식
아르간오일이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불과 3년 전. 서아프리카 지중해 국가 모로코를 다녀온 여행객들에 의해 전파된 것이 시작이다. 4년 전 모로코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서윤지(28·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모로코 여인들은 아르간 열매를 볶아 음식을 해 먹고 압착해 기름을 피부에 직접 바르기도 한다”면서 “무엇보다 촉촉하고 매끄러운 피부를 만드는 데 효과가 탁월해 돌아와서도 줄곧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간오일은 아르간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성분. 아르간나무는 모로코에만 야생으로 서식하는데, 희귀성이나 효용 가치가 높아 유네스코가 ‘유용한 세계유산’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8~10미터까지 자라는 아르간나무는 150년에서 200년 동안 살 만큼 강한 생존력이 특징. 이 아르간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오일은 영양이 풍부하고 치유력이 뛰어나 식용뿐만 아니라 건강한 피부와 모발을 유지하기 위해 모로코 여인들이 수세기 동안 민간요법으로 사용해왔다.
아르간오일에는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토코페롤)와 오메가 6가 올리브오일보다 두 배 이상 많고, 특히 열매의 80퍼센트 이상이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천연 노화 방지제로 꼽힌다. 아르간오일은 화장품 원료의 일부로 사용되지만 원액을 그대로 활용하면 효과가 더 높단다. 온뜨레 홍보부 성지은 대리는 “아르간오일이 모로코에서만 나는 만큼 대량생산이 안 돼 식재료로 사용하기 어렵다. 또 화장품 원료라도 소량 함유되기 때문에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고 전한다.
보습 팩, 선크림, 천연 각질제… 다양하게 활용 가능
아르간오일의 기능은 다양하지만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영양크림이나 에센스, 수분크림, 보습 팩 등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세안하고 토너로 피붓결을 정돈한 다음 원액 한두 방울을 손끝에 덜어 골고루 바른다. 자외선 차단 기능도 있어 가벼운 외출을 할 때 선크림의 끈적거림을 피하면서 피부에 보습과 영양을 주고 싶다면 기초화장 뒤 아르간오일을 살짝 덧바른다. 외출 후 햇볕으로 따가워진 피부를 가라앉히는 데도 효과가 있다.
아르간오일은 천역 각질 제거 기능이 있다. 종전 각질 제거 크림이 피부에 물리적인 힘을 가했다면, 아르간오일은 피부 속 각질과 표면에 남아 있는 계면활성제까지 부드럽지만 말끔하게 제거해준다. 환절기 손·발톱 손질은 물론 무릎, 팔, 뒤꿈치 등 건조한 부분에 오일을 바르고 랩을 씌워 20분 정도 두면 굳은살이 몰라보게 부드러워진다. 키엘 홍보실 김선영 대리는 “집안일로 거칠어진 주부들의 손 관리에 유용하다”면서 “일반 핸드크림이나 풋크림보다 10배 정도 효과가 뛰어나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비듬, 탈모, 원형탈모증을 예방하는 두피 오일 마사지나 보디 보습제, 아토피 피부에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짜 제품 속출… 유기농 인증, 성분 순도 확인해야
아르간오일이 일부 첨가된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천연 오일을 그대로 사용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천연 오일은 말 그대로 간단한 정제 과정을 거친 자연 성분인 만큼 민감성 피부나 고혈압 환자, 여드름 피부에는 트러블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품 사용 전에 오일 몇 방울을 팔 안쪽에 발라 반창고를 붙인 뒤 24시간 지나도 피부에 이상이 없으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천연 재료라 보관이나 유통기한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은 기본이고 되도록 개봉 뒤 6개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고.
최근 아르간오일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함량 미달인 ‘짝퉁’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모로코에서만 나는 만큼 물량이 많지 않은데 동일 용량인데 가격이 지나치게 싸다면 가짜일 가능성이 높으니 의심해봐야 한다. 또 같은 용량이라도 아르간오일의 순도가 높지 않다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전문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 최근에는 아르간오일이 립스틱이나 샴푸 등의 일부 원료로도 사용되지만 보습과 노화 방지가 주목적인 경우가 많아 얼굴용 오일 원액이나 핸드크림, 보디오일 등이 주류를 이룬다.
심정민 리포터 request0863@naver.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