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마음들을 위로하며

지역내일 2009-06-05


자고 일어나면 듣는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가 때로는 너무 허탈하고 허전한 느낌이 들곤 한다. 오래도록 대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탤런트가 자살을 했던 날도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말할 수 없이 슬픈 일이었다. 한동안 멍한 느낌이 들어서 어떤 말도 하기 어려웠다. 그 깊은 사정을 다 알 수도 없겠거니와, 죽음이라는 고통스러운 결말 앞에서 감히 무엇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웠다.
책임이 무거운 공인들의 삶이 아마도 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평범한 우리 인생도 늘 우여곡절이 있고 좌절이 많아서 허둥대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살이나 우울이라는 말이 친숙해서는 안 될 말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 아니겠는가.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소식에 우리 모습을 반성하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의 삶 또한 겸허히 돌아보게 된다. 오늘 하루 우리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올바르게 걷고 있는지, 살아가면서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한 고민 끝에 만나게 되는 삶의 진실을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한다면 다소 평범하게 들릴 수도 있는 ‘사랑’과 ‘용서’다. 어쩌면 이 두 단어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단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들의 정답이 대부분 그러하듯, 알기 전에는 어렵고 묘연하지만 알게 되면 의외로 간단하고 단순명료하다.
사랑의 힘은 특히 우울한 마음을 치유해 준다. 우울한 마음이 ‘상실’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사랑은 ‘새로운 탄생’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의 범위가 워낙 넓은 탓에 자칫 스스로를 갉아먹는 감정 전쟁까지도 사랑이라는 큰 테두리에 들어오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하고 성숙한 사랑이 무엇인지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성숙한 사랑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겠지만, 대체로 그것의 결과는 따뜻한 인간관계의 회복이다. 그 사랑의 방법은 열린 자세와 수용, 인내이며, 그러한 사랑의 관심 대상을 따라가 보면 돈이나 명예, 다른 사람들의 평판이나 인정에 있지 않고, ‘사람 그 자체’로 연결된다. 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자신의 바램과 현실 사이에 균형을 잡을 줄 알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인정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 외부의 요구에 맞추어 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특징들은 앞서 말한 두 번째 요소인 ‘용서’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용서를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을 이야기하기보다 어려울 때가 많다. 왜냐하면 용서라는 단어의 뉘앙스 때문이다. 용서는 마치 ‘정신적으로 우월하고 고고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고매한 행위’로서 ‘보통 사람들의 손이 닿기 힘든 어떤 것’ 같다. 한편으로는 ‘해야만 하는 일인데 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쁘다’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다. 하지만, 용서가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우월한 행동도 아니며 그저 우리가 스스로를 위해서 선택하는 행동일 뿐이다.
마음에 오래 묵은 옛일을 짐처럼 지고 있는 경우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물론 누구나 약간씩은 옛일을 잊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상관없이 그렇다. 그러나 좋지 않은 옛일을 반복해서 떠올리는 경우에는 우울함으로부터 한 발짝도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게 우울한 경우에 우리가 해야 할 용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향한 용서다. 예전의 자신이 너무나 바보스러웠다거나 무지했다거나 무슨 이름으로 부르든 스스로를 낮춰 부르는 것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난 역시 안 돼. 도대체 옛날이랑 다른 게 하나도 없어. 난 정말 바보야’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설령 지독한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과도하게 낮추어 부르지는 말아야 한다. 과거의 일은 그저 지나가는 일일 뿐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그렇게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마음의 수련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노력하고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울한 경우에는 그런 노력이나 연습이 부질없이 느껴지기도 하고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노력과 연습을 엮어나갈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는 앞서 말한 ‘사랑 에너지’가 최고의 에너지다.
사랑과 용서는 마치 한 쌍의 날개처럼 앞으로 날아갈 수 있는 짝을 이룬다. 사랑만으로는 무엇인가 부족하고 혹은 용서하고자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다면, 사랑과 용서라는 두 축의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살아가는 것이 뻑뻑하고 울적한 요즘이야말로 더욱 그러한 균형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주리애 박사
따뜻한마음 미술치료
(02)591-542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