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앞두고 유학생 신종플루 비상

지역내일 2009-06-05
강남에 ‘신종 플루’ 적색 경고등 켜졌다
부제목: 청담어학원 집단감염, 유학생 여름방학 귀국 맞아 비상…예방 수칙 철저히 지켜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집단감염이 발생한 강남지역의 주민 건강에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청담어학원에 채용돼 미국과 캐나다에서 입국한 65명의 예비강사가 서초동 코아텔 쉐르빌 오피스텔에 거주하면서 집단 감염을 일으킨 게 주요인이다. 게다가 여름방학을 앞두고 해외 유학생들이 한꺼번에 강남으로 들어올 것이 예상돼 강남 지역사회가 신종플루 유행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종플루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강남의 현 상황과 대비법을 알아본다.

오피스텔 감염자 아직 없지만 지역 확산 우려
27일 현재 16~18일 국내에 들어온 청담어학원 예비강사 65명중 20명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진됐다. 청담어학원 예비강사들은 지난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코아텔 쉐르빌 오피스텔에 거주하면서 청담어학원의 강사 기본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공항 내 검사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았고, 입국 후 교육 중 지역 의료기관을 찾았을 때도 단순 감기로 판정돼 돌려보내졌다. 그 사이에 이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이다.
21층짜리 코아텔 쉐르빌 오피스텔은 지하 1, 2층에 식당, 세탁소, 편의점, 헬스클럽 등이 입점해 있어 어학원 예비강사들은 이곳 종업원들과 잦은 접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책본부 오승일 사무관은 “이들 종업원 중에 감염자는 없지만 아직 잠복기(최대 9일)가 끝나지 않았고, 예비강사 중 23일 첫 감염자가 발생한 후 신종플루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어 강남지역사회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예비 강사들은 별도 시설에 격리시켜 24시간 관찰하고 있다”면서 “강남 주민들은 발열과 콧물, 기침, 목통증 등 호흡기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바로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신종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5월 말까지가 청담어학원 관련 추가 환자 발생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담어학원 6월 2일까지 휴원, 강남 어학원들 ‘내부 단속 중’
청담어학원은 예비강사가 집단으로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자 5월 25일부터 6월 2일까지 자발적 휴원을 결정했다. 이 학원 남상우 부장은 “이번에 확진 받은 강사들은 학생들에게 직접 강의하는 강사들과는 상관없는 후보 강사들”이라면서 “학생들과의 접촉은 없었지만 학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전국 모든 학원의 휴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강사들은 예방적 차원에서 외출을 삼가고, 학원은 강사들에 대한 일일 2회 발열 감시를 실시키로 했다고 한다.
한편 외국인 강사를 보유한 강남의 다른 어학원들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필수적으로 건강검진 결과를 첨부하거나 강사 채용 시 건강검진 완료 후 2주가 지난 후부터 캠퍼스 배치를 하는 등 내부단속에 나섰다.


해외 유학생이 많은 강남은 여름방학 유학생 귀국행렬을 앞두고 신종플루 확산이 걱정이다. 국내 신종플루 환자 대부분이 미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공식 보고되는 감염 사례는 20건 중 1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미국 전역에서 10만 명 이상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6월 1일부터 15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현지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 해외 유학생들이 국내 입국 시와 검역 시, 입국 후 7일 이내 증상 발현 시 신고를 독려하는 내용의 ‘입국시 주의사항’을 홍보할 계획이다. 또 대책본부는 “미국에서 입국한 유학생은 고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지역보건소에 신고하고, 증상이 없어도 잠복기를 감안해 입국 후 7일 가량은 외부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옥선 리포터 oks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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