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주부 자격증 시대

② 교육 분야

전공 관심분야 맞춘 경력 확대 중요해요

지역내일 2009-05-15 (수정 2009-05-15 오전 11:38:21)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주부들이 그들만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은 바로 교육 분야다.
주부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교육 분야는 보육교사, 학교 방과후 교사, 독서논술지도사, 특기적성 강사 등이다. 여기에 매너 서비스 강사나 한국어 강사, 체험학습강사, 아동셈수학지도사, 자기주도학습지도사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특히 일산 지역의 주부들은 고학력자가 많아서 다른 분야보다 교육 관련 지도자 과정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교육 관련 전문가들의 전언.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의 최선희 팀장은 “과거에는 요리, 양재에 그쳤던 여성 인력 교육이 이제는 전산, 세무회계나 창업, 지도자 과정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중 NIE, 체험학습강사 등 지도자 과정 수업에는 주부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으며, 특기 적성 강사로도 많이 취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취직이 보다 수월한 국가자격증
국가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보육교사, 한국어강사, 학교 방과후 교사 등이 있으며, 민간 교육기간을 통해 자격증, 수료증을 받는 독서논술지도사, 매너 서비스 강사, 유아 영어 강사, 체험학습강사 등이 있다. 여기에 방과후 특기적성 강사는 전문 자격증은 없으나 전문가를 입증하는 자격을 요구하기도 한다.
보육교사는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국가자격증 1, 2, 3급이 있으며, 직업훈련개설 기관인 대학 부설 평생 교육원을 통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시키는 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요구되는 직업인지라 주부들에게 적합한 직업이다.
학교 방과후 교사는 초중등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으로,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도전해볼만하다.

관심·적성에 따라 직업 선택하기
민간자격증인 독서논술지도사는 책읽기, 글쓰기를 기본적으로 좋아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이들이면 도전해볼만하다. 초대졸 이상이면 한국국공립대 평생교육원협의회가 시행하는 자격증을 따거나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이수하면 학원 강사, 방문형 학습지 교사, 공부방 창업, 유치원 특기 적성 교실 등에서 활동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논술도 테마에 따라 역사 논술, 과학논술, NIE를 활용한 논술 등 다양해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관련 회사에 입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서논술지도사는 퇴근시간이 밤 9시 이후가 되기 때문에 가족의 이해가 필요하다.
체험학습강사는 사회단체, 체험학습 전문업체 등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아동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성격의 소유자가 적합하다.
이외에도 자신의 전공을 십분 활용해 방과후 특기적성이나 CA(Club Activity) 강사로 활동할 수도 있다. 이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비즈공예, 종이접기, 영어 연극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긴 안목으로 선택해야 실패가 없다”
다양한 자격증이 있다 할지라도 내게 적합한 자격증이나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무턱대고 유망직종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특기적성, 또는 기존의 이력을 십분 활용해야한다. 취직 상담을 하는 직업상담사를 찾거나 구직 관련된 센터를 찾아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다보면 적당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재취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취업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방과후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성아씨는 “특별한 전문직 관련 전공이 아닌 인문대를 나온 주부가 딱히 할 만한 일은 많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나를 원하지 않고, 나를 원하는 일을 내가 원치 않았다”고 말한다. 그만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
또한 단기간에 취직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관심 분야를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가 서서히 준비하는 것이 적당하다. 우선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부터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까지 여유롭게 물색해야하는 것. 이와 동시에 과거의 이력을 바탕으로 수업이나 직업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영어연극 수업을 하는 김정하씨는 “과거의 이력을 바탕으로 직업에 도전해야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다. 주부라는 특색상 일을 배우고 하다보면 막히는 때가 있는데, 노하우가 없고 상담해야 할 곳도 없으면 금방 포기하게 된다.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매체나 관련 센터에 찾아 수업을 듣다보면 길이 보인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소만마을에 사는 임종혜씨는 중국어 전공을 살려 올해 초 방과후 특기적성 교사를 지원했지만, 경력이 없어 실패했다. 고양여성회관에서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던 중, 강사의 소개로 한 기업체의 직원들을 상대로 중국어 강의를 나가고 있다. 취업에 실패했다고 다른 분야를 알아보거나 포기했다면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기회였다. 이처럼 취업의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의 몫이 아닐까.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미니인터뷰] 재취업에 성공한 주부들을 만나다

영어뮤지컬 특기적성수업강사 김정하씨
“과거 경력을 바탕으로 직업을 찾았어요”

“10년간 전업 주부로 살면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도 내 전공 분야인 연극과 연관된 일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던 중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국비지원 영어연극뮤지컬기획자 과정이 눈에 띄어 바로 신청하고 수업을 듣게 됐지요.”
성저마을에 사는 김정하(38)씨는 결혼전 연극배우로 활동했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보다 재미있는 수업이 없을까 고민하고 관심을 둔 터라 영어연극뮤지컬기획자 과정 수업을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띄었단다. 또 수업을 듣던 중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연극말하기 대회를 준비해줄 강사를 찾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원, 동기 4명과 함께 한달 동안 어린이 영어 연극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제자들은 30개 학교가 출전한 영어연극말하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는 성과를 거두며, 김씨는 강사로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그 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 수업 강사로 초빙됐고, 현재 두 곳의 초등학교에서 영어 특기적성과 영어 특성화반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최근 영어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영어 말하기 대회도 늘고 영어 강사의 수요가 많아졌어요. 하지만 기존의 수업과는 달리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특화된 영어 강사를 원하는데, 그만큼 전문 인력은 부족하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이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김씨는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전공분야인 연극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와 춤, 노래 등을 따로 공부해야 보다 나은 수업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씨는 최근에는 예술치료를 따로 공부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는데, 무언가를 시작하면서 방법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엉뚱하고 새로운 분야보다는 자신이 해왔던 일과 연관된 일에 도전하는 것이 실패를 막는 방법이고요. 도전하면 길이 보이고 뜻이 있으면 통하게 됩니다.”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체험학습강사 김명애씨
“여행과 역사에 관심 많은 사람에게 좋아요”

토당동에 사는 김명애(42)씨는 초등 4학년인 아이와 함께 여기저기 다니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다니다보니 무언가 남는 게 없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여행’을 하고 싶었다고. 그래서 올해 초에 고양여성복지회관에서 하는 체험학습 강사 과정을 신청했다. 3개월 간 내용을 듣다보니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과 함께 욕심이 생긴 김명애씨는 수료증을 받은 후, 강사를 파견했던 ‘행복한아이들’이라는 교육여행업체에 취업을 했다. 현재는 3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을 거쳐 교사로 인정받는 수료증을 받고 활동 중이다.
“일단 이 직업은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요. 매일 출근하는 부담 없이 주말을 이용할 수 있는 일이라 좋아요. 일하는 시간이 적으니까 금전적으로는 많은 도움이 안 돼요. 그래도 1~2년 정도 경험과 실력을 쌓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어요. 이 일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고, 현장에서 체험하는 살아있는 교육의 중요성 때문에 전망도 밝거든요.”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직업이고, 무엇보다 체력도 중요하다고 한다. 경력이 쌓이고 소문이 나면 프리랜서로 일할 수도 있다.
“10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다가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일을 찾게 되었어요. 체험학습강사를 하다 보니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제 아이에게도 더 멋있는 엄마가 되는 것 같아요.(웃음)”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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