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만큼 수상실적 화려…지역민의 후원 기다려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양궁. 지난해 있었던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신화는 깨지지 않았고, 비결을 묻는 외신기자들에게 감독은 ‘초‧중등 시절부터 기본기 훈련으로 다져진 선수들이 비결이다’고 답했다. 이처럼 훗날 대한민국을 대표할 궁사들을 키우는 곳이 우리 지역에도 있다. 방이중학교(교장 이정욱, 교감 이양숙)가 바로 그곳. 92년 양궁부 창단이후 서울시 대표로 계속해서 선발돼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하는 등 주니어 양궁선수들의 산실이 되고 있는 방이중학교 양궁부를 찾았다.
옥상 연습장에서 희망을 쏘다
방이중학교 본관 중앙 현관에 들어서면 열을 맞춰 진열된 상패와 우승컵, 메달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들은 모두 양궁부에서 받아온 것들로 창단 3년째인 94년부터 각종 대회에서 실력발휘를 시작했다. 배수범 담당교사는 “창단 때는 남자양궁부로 출발했지만 초, 중등의 경우 선수층이 얇은 편이어서 지금은 여자선수 6명과 남자선수 1명이 소속돼 있다”면서 “전통이 있는 만큼 수상실적은 모두 열거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작년에는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2008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한 서울시 양궁 대표 4명 중 3명이 방이중학교 선수였으니 말이다. 또한, 여자 단체부의 경우 계속해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30일부터 전남 여수에서 개막한 2009 전국소년체전에도 3학년 전성은 양이 출전 중이다.
방이중 본관 건물 옥상에 있는 양궁연습장에서는 김형희 코치 지도하에 학생들의 개인연습이 한창이다. 허리춤에 찬 화살통과 암가드(Arm Guard)를 하고 키 만 한 조준기를 든 모습, 과녁을 노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의 훈련은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부터 매일 5시간씩 계속된다. 방이중 양궁부를 거친 선배이기도 한 김형희 코치는 “학기 중에는 40분의 기본 체력훈련을 시작으로 개인연습을 많이 시키는 편이다. 인성과 생활적인 면을 중심에 두고 선수로서 기본기를 탄탄히 쌓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집중력, 인내심 기르는 양궁이 좋아요
학생들이 양궁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 할 수 있다. 7명의 선수 중 3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양궁을 했고 또 다른 2명은 다른 종목에서 양궁으로 전향을 한 경우다. 유일한 남자선수인 서성민(1학년) 군은 베이징 올림픽을 보고 양궁선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 “양궁을 하기위해 방이중학교로 진학했어요. 아빠의 반대가 있었지만 말리면서도 관심 가져주는 것을 느낄 때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먹어요. 생각했던 것만큼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미소 지었다.
선수들이 가장 힘겨워 하는 것은 기본자세를 잡는 과정.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정중앙에 화살을 내리꽂았을 때 기분은 최고다. 김다은(2학년) 양은 “훈련과정이야 힘들지만 연습 후 10점에 들어갔을 때 통쾌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고 전했다. 조아진 (2학년) 양은 “화살이 튕겨나가는 순간 ‘몇 점에 꽃히겠구나’ 감이 와요. 그만큼 사선에서의 자세가 중요하죠”라며 “다른 선수들과 부딪치지 않고 혼자 하는 운동이라서 양궁이 좋다”고 말했다.
인성교육 중심돼 바른 학생선수로 키워
운동선수를 꿈꾸고 있지만 학생 신분이기에 공부를 소홀히 할 수는 없을 터. 훈련과 공부조율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학생선수들은 묵묵히 본분을 다하고 있다. 배수범 지도교사는 “전문 체육인을 양성하기보다 운동으로 인성교육을 시키면서 진로를 탐색해보는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이끈다”면서 “수업태도나 학생 성격, 학교성적까지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학교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경우 선수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명시키기도 한다”고 밝혔다.
학교의 애정 어린 뒷받침을 느끼고 있기에 학생선수들의 학교생활은 충실하다. 학급 회장을 맡고 있는 서성민 군은 “다른 학생들보다 공부 시간이 부족하므로 수업시간에 더 열심히 공부해요. 또, 주말 대부분은 학교 공부에 투자한다”면서 “엄마도 성적이 떨어지면 각오하라고 하시고, 반에서 회장까지 맡고 있으니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위해 더욱 노력하게 된다. 이번 중간고사도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왔다”고 자랑했다. 1학년 박혜지 양 또한 “평소에 학교 수업을 충실히 참여 한다”고 전했다.
이정욱 교장은 “방이중 양궁부가 서울시에서 가장 양궁을 잘하는 학교로 알려진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역사가 있는 만큼 학교에서 열심히 보필할 것”이라며 “지역의 종교단체나 기업체에서도 미래의 꿈나무를 키운다는 의미에서 후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비치기도 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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