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청은 구청에서 추진하는 시책이나 사업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올릴 수도 있고, 구정평가단과 모니터링반에 참여하여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구 정책에 동참할 수도 있다. 청소년 구정평가단도 구청에서 추진하는 주요 시책이나 청소년관련 시책 사업에 직접 참여·평가하고, 생활 속 불편사항과 참신하고 다양한 청소년들의 의견을 구 정책에 반영하는 제도다. 송파구 청소년구정평가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혜윤(송파중 1년)양과 혜인(가주초 4년)양을 만났다.
시야를 넓히기 위한 활동
혜윤양은 송파구구정평가단원, 통일청소년 단원, 환경교육협회 e-Green 환경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의 화려한 경력을 차치하고 지금 현재 혜윤 양이 활동하고 있는 일들이다. 동생 혜인 양은 더 바쁘다. 송파구구정평가단원, 청와대어린이기자, 어린이동아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자문단, 내친구서울 어린이 기자 등 어른 못지않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혜윤 양은 “어머니가 공부도 중요하지만 나랏일과 큰 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넓은 시야를 갖고 많은 것을 경험하라고 권유하셨다”고 말했다.
혜윤 양이 처음 평가단원 일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어린이 평가단 50명에 초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발탁된 것. 이때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혜윤 양은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된다.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강연회와 강의를 통해 시간관리법과 경제 개념 등 지금 생활에까지 유용하게 쓰이는 것들은 물론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고.
혜윤 양은 “‘어떤 꿈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결코 남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 때부터 다른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화된 모습 보면 뿌듯해
구정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이들 자매에겐 버릇이 하나 생겼다. 언제 어디서나 뭔가 개선책을 찾기 시작한 것.
혜인 양은 “학교 가는 길 전봇대나 기둥에 ‘즐거운 만남’이라는 전화번호가 너무 많이 눈에 띄어 구정편가단에 글을 올렸는데 그 후로 많이 깨끗해진 것을 보고 뿌듯했다”며 “근데 자꾸 떼어내도 계속 붙이는 어른들이 있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길거리에 방치해놓은 전선들도 혜인양에게는 허투루 보이지 않는 개선의 대상. 며칠 후 말끔해진 길거리를 보며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혜윤 양 역시 사소한 것 하나 지나치지 않는 꼼꼼함으로 구정평가단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들의 생각이 받아들여져 뭔가 변화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혜윤 양은 4여년에 가까운 평가단 선배로서 느낀 점과 할 말도 많다.
“위촉장을 받기만 하고 활동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는 친구들이나 언니, 동생들이 많아요. 구정평가단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더 적극적으로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봉사 가족
청소년구정평가단을 통해 봉사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그리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봉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혜윤양와 혜인 양에게 봉사는 너무나 익숙한 일. 시간이 날 때마다 나라전체 또는 지방 자치제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봉사활동도 함께 나서기 때문.
어머니 정은주(40·가락2동)씨는 “꼭 채워야하는 봉사시간으로 걱정하는 학생들도 있다는데 혜윤이는 벌써 봉사시간이 60시간이 넘었다”며 “틈틈이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아이들에게도 이젠 익숙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혜윤양의 기억에 남는 일은 동아국제마라톤 대회에서의 봉사활동이다. 국제행사인 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사랑을 저절로 느끼게 됨은 물론 최선을 다하는 마라톤 선수들을 보며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도 됐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일에 열심인 것을 보면 정말 ‘나도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이렇게 큰 행사를 척척 해내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기도 하구요.”
혜인 양은 아직 구체적인 꿈을 정하지 못했지만 언니인 혜윤 양은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 바로 정치가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꿈이었어요. 근데 법 캠프에 다녀온 후 꿈이 바뀌었어요. 좀 더 적극적이고 제대로 남을 돕기 위해서는 좋은 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어야겠더라고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저도 제 인생의 마라톤을 훌륭히 완주하고 싶어요.”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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