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스케이트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곳으로 유명한 고양시. 매일 새벽 호수공원 주제광장을 달리는 인라인동호회 회원들 중 여성 정강사 1호인 我줌마가 있어요.
선발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합격이 어렵다고 알려진 대한인라인롤러연맹(KRSF)의 공인 정강사 선발시험에서 여성 최초로 합격한 김경미(42)씨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백석동 루이지노 인라인 트랙에서 멋진 모습으로 씽씽 달리고 있는 김경미 강사를 만나보았습니다.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독종’ 아줌마
오전에 안양에서 인라인 강습을 마치고 왔다는 김경미(42)씨는 ‘나이를 잊고 산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는 현재 대한인라인롤러연맹 공인 여성 정강사 1호이다. 공인심판 2급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전 국가대표 감독이자 KRSF 교육이사인 용백수 클리닉팀의 스텝으로 동영상 교육자료도 만들고, 전국을 다니며 코칭을 한다. 평택국제대학 체육과에서 강의를 하고, 안양과 영등포에서 레이싱 상급과정을, 한국은행에서 직원 대상 초보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여성체육인이 류머티즘 환자라고 한다. 그는 툭툭 불거진 손의 마디들을 보여주어 그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지금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초등 5학년인 딸이 있는데, 둘째를 낳았을 때 심한 우울증을 앓았어요. 거기다 류머티스 관절염까지 생겨 꼼짝을 못했어요. 숟가락도 못 들어서 남편이 밥을 떠 먹여줬을 정도였지요. 제가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여동생이 데려가 키웠고요.”
그는 한양대 류머티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남편의 권유로 헬스,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시도한다. 그러나 ‘뭐든 3개월 짜리’로 끝났다.
그런데 인라인은 달랐다. 3개월 후, 피트니스에서 레이싱으로 바꾸게 될 정도로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정석으로 배워서 끝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준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양시인라인연합회 코치로 3년 강습도 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가르치면서 실력이 더 늘었고, 주위에서 잘 탄다는 칭찬도 들었다. 그런데 용백수 이사를 만나 “폼도, 실력도 개판”이라는 평가를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고. 오기가 생긴 그는 용백수 이사를 직접 찾아가 지도편달을 부탁했고, 지금은 수제자가 되었다.
그는 각종 대회에서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인천월드컵 마라톤대회 2부 1위, 안산써킷대회 1위, 전주대회 데몬부 4위, 전국생활인체육대회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여 500m 종목과 계주 종목에서 우승 등등….
지난 5월 13일에 있었던 경북도민체전에 출전해 준우승을 했다. “저보다 한참 어린 엘리트 체육인들과 승부를 겨뤄 입상했다는 게 기뻐요. 제가 제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은 순간이었어요.”
‘독종’이라고 해도 꿈이 있어 좋아요
그는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2~3시간이다. 살림하고 밥 먹는 시간 빼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트랙에서 보낸다.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하면 류머티즘이 도지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병원에서 연구대상이라고 할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사람들이 신발 신고는 맥도 못 추면서 인라인 신으면 날아다닌다고 놀려요(웃음). 남편과 아이들도 제가 건강해지니까 좋아해요. 덕분에 집안 분위기도 밝아졌죠. 사실 그동안 혼자서 감내한 고통은 말도 못하죠. 무릎관절에 물이 차서 주사기로 빼내고, 진통제 먹고. 아프다고 하면 인라인 못 타게 할까봐 숨긴 적도 많았어요. 악바리, 독종이라는 얘기 많이 들었지요.”
김경미씨는 은평재활원을 비롯한 복지단체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강습을 2년 동안 했다. “흥이 많은 친구들이라 인라인 타는 걸 너무 좋아해요. MBC마라톤대회에도 함께 출전했어요. 앞으로 그 친구들을 위한 대회도 열고, 생활체육으로서 활성화시키고 싶어요.”
그는 현재 일산패밀리레이싱클럽(IFRC)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늘의 김경미가 있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주변 선배 동호인들에게 꼭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큰 감사인사는 남편에게 돌아갔다.
“안 된다는 생각 말고 도전하다보면 어느 순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좋아서 하게 되는 일이 생겨요. 제가 인라인을 만나게 된 것처럼요. 그리고 과정을 즐기면서 시간과 열정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해요. 적당히 자신과 타협하지 마세요.”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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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합격이 어렵다고 알려진 대한인라인롤러연맹(KRSF)의 공인 정강사 선발시험에서 여성 최초로 합격한 김경미(42)씨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백석동 루이지노 인라인 트랙에서 멋진 모습으로 씽씽 달리고 있는 김경미 강사를 만나보았습니다.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독종’ 아줌마
오전에 안양에서 인라인 강습을 마치고 왔다는 김경미(42)씨는 ‘나이를 잊고 산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는 현재 대한인라인롤러연맹 공인 여성 정강사 1호이다. 공인심판 2급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전 국가대표 감독이자 KRSF 교육이사인 용백수 클리닉팀의 스텝으로 동영상 교육자료도 만들고, 전국을 다니며 코칭을 한다. 평택국제대학 체육과에서 강의를 하고, 안양과 영등포에서 레이싱 상급과정을, 한국은행에서 직원 대상 초보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여성체육인이 류머티즘 환자라고 한다. 그는 툭툭 불거진 손의 마디들을 보여주어 그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지금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초등 5학년인 딸이 있는데, 둘째를 낳았을 때 심한 우울증을 앓았어요. 거기다 류머티스 관절염까지 생겨 꼼짝을 못했어요. 숟가락도 못 들어서 남편이 밥을 떠 먹여줬을 정도였지요. 제가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여동생이 데려가 키웠고요.”
그는 한양대 류머티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남편의 권유로 헬스,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시도한다. 그러나 ‘뭐든 3개월 짜리’로 끝났다.
그런데 인라인은 달랐다. 3개월 후, 피트니스에서 레이싱으로 바꾸게 될 정도로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정석으로 배워서 끝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준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양시인라인연합회 코치로 3년 강습도 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가르치면서 실력이 더 늘었고, 주위에서 잘 탄다는 칭찬도 들었다. 그런데 용백수 이사를 만나 “폼도, 실력도 개판”이라는 평가를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고. 오기가 생긴 그는 용백수 이사를 직접 찾아가 지도편달을 부탁했고, 지금은 수제자가 되었다.
그는 각종 대회에서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인천월드컵 마라톤대회 2부 1위, 안산써킷대회 1위, 전주대회 데몬부 4위, 전국생활인체육대회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여 500m 종목과 계주 종목에서 우승 등등….
지난 5월 13일에 있었던 경북도민체전에 출전해 준우승을 했다. “저보다 한참 어린 엘리트 체육인들과 승부를 겨뤄 입상했다는 게 기뻐요. 제가 제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은 순간이었어요.”
‘독종’이라고 해도 꿈이 있어 좋아요
그는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2~3시간이다. 살림하고 밥 먹는 시간 빼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트랙에서 보낸다.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하면 류머티즘이 도지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병원에서 연구대상이라고 할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사람들이 신발 신고는 맥도 못 추면서 인라인 신으면 날아다닌다고 놀려요(웃음). 남편과 아이들도 제가 건강해지니까 좋아해요. 덕분에 집안 분위기도 밝아졌죠. 사실 그동안 혼자서 감내한 고통은 말도 못하죠. 무릎관절에 물이 차서 주사기로 빼내고, 진통제 먹고. 아프다고 하면 인라인 못 타게 할까봐 숨긴 적도 많았어요. 악바리, 독종이라는 얘기 많이 들었지요.”
김경미씨는 은평재활원을 비롯한 복지단체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강습을 2년 동안 했다. “흥이 많은 친구들이라 인라인 타는 걸 너무 좋아해요. MBC마라톤대회에도 함께 출전했어요. 앞으로 그 친구들을 위한 대회도 열고, 생활체육으로서 활성화시키고 싶어요.”
그는 현재 일산패밀리레이싱클럽(IFRC)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늘의 김경미가 있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주변 선배 동호인들에게 꼭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큰 감사인사는 남편에게 돌아갔다.
“안 된다는 생각 말고 도전하다보면 어느 순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좋아서 하게 되는 일이 생겨요. 제가 인라인을 만나게 된 것처럼요. 그리고 과정을 즐기면서 시간과 열정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해요. 적당히 자신과 타협하지 마세요.”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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