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논산으로 이전하기로 돼 있는 국방대학교의 핵심 기능을 서울에 남겨두는 이른바 ‘분리이전’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신 서울에 남는 국방대와 비슷한 규모의 부대를 논산으로 내려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안팎의 반발을 사고 있다.
11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국방대는 핵심조직 중 합동참모대학과 직무연수부를 논산으로 이전하고 안보교육과정인 안전보장대학과 석·박사과정인 국방관리대학원은 서울에 남겨두기로 했다. 대신 서울에 남겨두는 국방대 규모를 대체할 만한 부대를 논산으로 이전, 지역 반발을 막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부대는 국방부 산하 경리단과 시설단 복지단 등이다.
하지만 문제는 국방부 내부에서부터 꼬였다. 국방대를 대신해 지역으로 내려 보내려는 부대들 반발에 부닥친 것이다. 법으로 이전이 확정된 국방대가 지방 이전을 꺼리는 상황에 다른 엉뚱한 부대가 논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나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탓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몇 차례 관련 부대장들을 불러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중순에 이전계획을 확정해 논산시와 협의하겠다던 일정을 4월 말로, 다시 5월로 미룬 것도 이 때문이다.
논산으로 내려갈 부대가 결정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충남도나 논산시가 이를 수용할 리 없기 때문이다. 충남도와 논산시는 국방대의 분리이전 시도를 최근 논란이 됐던 ‘특전사 이전’ 문제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 ‘안보’를 내세워 이전 계획 변경을 시도하고 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몇 달째 비밀리에(?) 분리이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국방부와 국방대는 시간낭비만 하고 있는 셈이다.
손병문 논산시 국방대이전지원사업단장은 “국방대의 서울 잔류 또는 분리이전은 이미 균형위에서 충분히 토론해 (불가로) 결정한 사항”이라며 “분리이전 요구는 국방대 교수와 임직원들의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비행기 이착륙도 막겠다” = 논산시민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1일에는 송덕빈 충남도의원이 국방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19일에는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저지에 나서기로 했다. 주민들은 논산에 있는 육군항공학교 비행기 이착륙도 저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23일까지 국방부와 국방대 국회 등에 대한 사전집회신고도 내 놨다.
최의규 논산시민연대 위원장은 “국방대와 국방부가 명분도 없고 전례도 없는 일을 시도하고 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논산시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 국방부 관계자는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여러 가지 내부 혼란을 겪고 있는 국방부 자체의 힘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정부가 나서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방대는 2005년 6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에 따라 충남 이전을 확정했다. 이후 2년 반이 지난 2007년 12월 11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표결을 거치는 논란 끝에 논산 이전이 결정됐다. 하지만 다시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국방대는 이전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올해 이전사업비 145억원이 확보됐지만 아직 이전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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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국방대는 핵심조직 중 합동참모대학과 직무연수부를 논산으로 이전하고 안보교육과정인 안전보장대학과 석·박사과정인 국방관리대학원은 서울에 남겨두기로 했다. 대신 서울에 남겨두는 국방대 규모를 대체할 만한 부대를 논산으로 이전, 지역 반발을 막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부대는 국방부 산하 경리단과 시설단 복지단 등이다.
하지만 문제는 국방부 내부에서부터 꼬였다. 국방대를 대신해 지역으로 내려 보내려는 부대들 반발에 부닥친 것이다. 법으로 이전이 확정된 국방대가 지방 이전을 꺼리는 상황에 다른 엉뚱한 부대가 논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나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탓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몇 차례 관련 부대장들을 불러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중순에 이전계획을 확정해 논산시와 협의하겠다던 일정을 4월 말로, 다시 5월로 미룬 것도 이 때문이다.
논산으로 내려갈 부대가 결정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충남도나 논산시가 이를 수용할 리 없기 때문이다. 충남도와 논산시는 국방대의 분리이전 시도를 최근 논란이 됐던 ‘특전사 이전’ 문제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 ‘안보’를 내세워 이전 계획 변경을 시도하고 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몇 달째 비밀리에(?) 분리이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국방부와 국방대는 시간낭비만 하고 있는 셈이다.
손병문 논산시 국방대이전지원사업단장은 “국방대의 서울 잔류 또는 분리이전은 이미 균형위에서 충분히 토론해 (불가로) 결정한 사항”이라며 “분리이전 요구는 국방대 교수와 임직원들의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비행기 이착륙도 막겠다” = 논산시민들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1일에는 송덕빈 충남도의원이 국방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19일에는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저지에 나서기로 했다. 주민들은 논산에 있는 육군항공학교 비행기 이착륙도 저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23일까지 국방부와 국방대 국회 등에 대한 사전집회신고도 내 놨다.
최의규 논산시민연대 위원장은 “국방대와 국방부가 명분도 없고 전례도 없는 일을 시도하고 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논산시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 국방부 관계자는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여러 가지 내부 혼란을 겪고 있는 국방부 자체의 힘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정부가 나서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방대는 2005년 6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에 따라 충남 이전을 확정했다. 이후 2년 반이 지난 2007년 12월 11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표결을 거치는 논란 끝에 논산 이전이 결정됐다. 하지만 다시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국방대는 이전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올해 이전사업비 145억원이 확보됐지만 아직 이전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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