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한 식품에 대한 궁금증 - 김치, 삼겹살, 소주
김치 적당히 익은 게 건강에 좋아
소주, 탄산음료와 섞으면 안 돼…삼겹살 자주 뒤집으면 육즙 빠져
사람들이 흔히 올바른 건강 정보를 모른 채 섭취한다. 특히 잘못된 정보를 상대방에게 권하기까지 한다. 이처럼 알쏭달쏭한 건강정보를 하나하나씩 풀어보자.
◆오래 숙성된 김치에 유산균 많다?
김치를 소재로 한 외식업체들이 늘고 있다. 김치찌개·감자탕·고등어조림, 삼겹살을 파는 업체들도 묵은 김치를 앞세우고 있다. 일부 업체는 묵은 김치가 일반 김치보다 유산균 수가 많고 항암 효과도 크다고 홍보한다. 정말 김치는 오래 묵을수록 더 좋은 걸까. 전문가들은 김치는 오래 숙성시킨 것보다 적당히 익은 것이 건강과 기능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말한다.
배추를 3% 염도로 담가 5℃ 정도에서 2~3주 숙성하면 산도(pH)가 0.6~0.8도, 수소이온농도(pH)가 4.2~4.4도가 된다. 이때가 김치의 맛뿐 아니라 항암 효과 등 기능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한다. 묵은 김치는 보통 6개월~3년 동안 저온저장고나 땅속 등에서 0~3℃로 보관한다.
장기 저장으로 인해 부패균이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염도는 3~4%로 일반 김치(2.5~3%)보다 높다. 묵은 김치의 유산균 수는 1㎖당 1000만개로 잘 익은 김치의 1억~10억개 보다 적다. 오래 숙성할수록 유산균들이 높은 산도 때문에 점차 죽게 되고 저온환경에 지치기 때문이다. 또 지나치게 발효된 김치는 배추가 물러져 씹는 질감이 떨어지고 본래의 맛도 변한다. 묵은 김치를 찌개나 볶음으로 요리하면 깊은 맛과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김치의 영양·기능성 면에서 묵은 김치가 잘 익은 김치보다는 떨어진다.
◆삼겹살과 오겹살의 차이
돼지고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삼겹살’.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먹고 서민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요즘엔 삼겹살 외에 ‘오겹살’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삼겹살과 오겹살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돼지의 껍질을 벗겨내면 삼겹살, 벗겨내지 않으면 오겹살이다. 삼겹살은 특정 부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돼지의 갈비뼈에서 뒷다리까지의 복부 근육을 말한다.
삼겹살 구조는 지방-살코기-지방-살코기 순으로 돼 있다.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오겹살은 껍질-지방-살코기-지방-살코기 순으로 배열돼 있다. 삼겹살과 오겹살의 차이는 고기에 껍질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을 뿐 결국 부위는 같다. 따라서 오겹살은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삼겹살로 보면 된다. 보통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할 경우 평균 중량은 78~86㎏, 이 가운데 삼겹살이 10~11㎏ 된다.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데는 원칙이 있다. 구울 때 자주 뒤집지 말아야 하는 것. 자주 뒤집으면 육즙이 빠져나가 고기의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처음 불판이 달아오르면 고기를 올리고 육즙이 배어나올 때까지 그대로 뒀다가 한번만 뒤집어 익혀야 제 맛이 난다.
◆잘못 알려진 소주 상식
소주가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대표적인 술인데다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모 기획회사가 지난 1998부터 2008년 동안 국내 소비형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이 꼽은 ‘가장 즐겨 마시는 술’은 1998년 맥주(53%)에서 2008년 소주(54%)로 바뀌었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소주의 등장으로 20~30대들도 소주를 좋아한다.
흔히 희석식 소주는 화학주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아니다’이다. 희석은 알코올 농도가 높은 주정에 물을 타서 농도를 낮춘다는 뜻이다. 희석식 소주에 쓰이는 주정은 곡물을 발효시켜 고농도로 증류시킨 것이다. 재래식 소주가 증류액 자체를 먹는 것이라면 희석식 소주는 고농도로 농축된 증류액을 물에 타서 마신다는 것이다. 화학주라는 말은 희석식이란 단어의 어감에서 생긴 오해다. 막걸리·맥주·포도주와 같은 발효주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 변질될 우려가 있어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소주는 주성분이 물과 알코올이기 때문에 유통 중에도 맛의 변화가 없어 유통기한이 없다. 흔히 소주에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소주를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에 희석하면 알코올 도수가 낮아져 마시기는 편하다. 하지만 희석한 탄산음료가 위의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또 알코올 흡수속도가 빨라진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감기가 낫는다는 얘기가 있다. 고춧가루나 소주는 몸에 땀을 나게 해 일시적으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감기를 낫게 한다는 건 낭설. 차라리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넣어 먹는 게 훨씬 낫다.
커피 마시면 술이 빨리 깬다고 생각한다. 음주 후 빨리 술을 깨겠다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카페인 성분이 머리를 맑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 그러나 술 마신 뒤의 커피는 알코올 분해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알코올로 흐려진 판단력을 더 흐리게 한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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