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달인과 고수를 만나다

- ⑬ 예술의 거리 ‘미림화방’

지역내일 2009-05-14 (수정 2009-05-14 오후 4:10:06)


예술의 거리의 살아있는 백과사전
대학생들을 보면 세상이 많이 변한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60~70년대의 대학은 상아탑이기 전에 우골탑(牛骨塔)이 되어 버린 지 오래였고 80년대의 대학시절은 최루탄으로 점철된 저항의 시간들이었다. 돈이 없는 것은 대학생의 당연한 특권이었고 무엇을 입고 무슨 행동을 해도 대학생이라는 페이스 아래 모든 것들이 통과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디서 만나도 대학생 아닌 젊은이들이 없고 멋지지 않은 사람도 없으며 무엇을 해도 돈 걱정 보다는 자신을 어떻게 하면 더 돋보일 수 있는 가를 먼저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적 감각들이 다양하게 살아난다.
화방도 많이 달라졌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학생들만이 주로 거래하던 곳에서 지금은 일반 가정주부,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구입하는 곳으로 달라졌다.

예술에 필요한 모든 재료 완비
염색재료부터, 화구, 수채나 유화물감, 미술재료의 모든 것이 다 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미술재료에 관한한 만물상이다. 화방 안에 촘촘히 진열되어 있는 미술재료가 몇 가지인지를 세어보다가 지금은 포기를 했다고 웃으며 말하는 김영채(58)씨 부부는 화방을 경영하며 몸을 담근 지는 35년째이다. 살아있는 예술의 거리 백과사전인 셈이다. 돈이 없어 재료를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외상으로 재료를 주는 일도 부지기수다. 물론 대부분이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결국은 외상값을 가져 온다. “아무나 외상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믿음으로 주고 예술의 특징 상 돈은 없어도 작업은 계속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쉽게 뿌리치지 못하지만, 사실 결국은 전부 가져온다”며 “이름이 알려지고 인정받기 까지 험난한 길임을 알기에 최대한 우리 입장에서 도울 뿐이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부부애도 화방 경영으로 더 돈독해져
안사람이 경영하던 화방에 남편인 김 씨가 합류하며 화방은 더 활기가 넘친다. 항상 웃는 얼굴인 김 씨 부부를 주변에서는 닭살부부 혹은 잉꼬부부라 부른다. 배 아픈 척 하지만 주변사람들은 은근히 부러운 눈치다. 매일 오전 9시면 같이 출근에 문을 열고 끝나는 시간인 오후 6시까지 부부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예술의 거리가 지금보다 더 활성화가 되어 젊은이들의 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문의 : 062-222-9761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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