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날, 천일초등학교(교장 윤대원) 시청각실. 공연장을 나서는 올망졸망한 1학년 친구들의 얼굴이 한껏 상기된 표정이다. “정말 재미있다.”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느낌 그대로를 전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서 행복이 느껴진다. 이 맛인 모양이다. 그리고 인형과 함께 아이들을 배웅하는 단원들의 환한 얼굴이 이렇게 말한다. “얘들아, 사랑해!”
창단 5년,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우리끼리 보기엔 정말 아깝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천일초 어머니인형극단 ‘울림’의 실력을 가늠하게 하는 이영숙 학교사랑회장의 얘기다. 올해 부임해 첫 공연 관람을 한 윤대원 교장 선생님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사실 그랬다. 모임은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아이들이 학교 가 있는 오전 시간이 전부. 시작은 그저 내 아이들을 위해서였고 인형극을 배운 적도 없다니 누구나 아마추어적인 냄새가 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밖에.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숨겨진 재능을 가진 분이 정말 많아요. 저희들도 놀랄 정도라니까요.” 노성숙 독서도우미 회장이 은근히 단원들의 실력을 자랑한다. 잠재된 끼가 임자를 만나니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다. 목소리가 개미만 해서 연기가 될까 싶었던 한정수 씨 역시 3년에 걸쳐 숨겨진 재능이 빛을 발한 경우. 슛만 들어가면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무대를 꽉 채운다고. 인형과 소품들을 만들면서 바느질과 재단 실력도 일취월장. 김도영 씨는 자신에게 그런 섬세한 면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엄마가 변하니까 내성적인 아이도 변했다”고 회고했다. 아이가 들고 온 인형극단 모집서가 이렇게 인생을 바꿔놓을 줄 몰랐다는 신명숙 씨와 이명희 씨, 아이의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되어 사인까지 해줬다는 권명애 씨 등... 어느덧 울림 단원들의 삶은 인형극처럼 꿈과 판타지,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말 우리 엄마가 달라졌다.
독서토론 모임에서 시작, 끈끈한 인간교류로 이어져
‘울림’은 천일초등학교 독서도우미(담당교사 곽영미) 소속이다. 독서도우미 활동을 하는 엄마들끼리 독서토론 모임을 갖다가 책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자는 생각에 무조건 인형극에 뛰어들었다. 인형을 만들 줄도, 극본을 쓸 줄도 모른 채, 생각보다는 힘들고 어려워 처음엔 고민도 많았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잠재된 능력을 믿고 서로 격려해준 단원들의 애정 때문이었다. 특히 단장인 문양순 씨를 향해서는 탁월한 연출력에 대한 높은 평가가 뒤따른다. 문 씨가 아니라며 손 사레를 친다. “그냥 여러 사람들을 통해 용기를 얻는 것 같아요. 같이 하면 안 될 것 없더라는 생각. 그게 거듭되면서 무대 위에서 180도 달라진 자신들 모습을 발견하는 것뿐이죠.”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자기성숙의 과정을 밟아가는 것 같다는 부연설명에 진정한 ‘모임’의 의미가 아로새겨진다. 때마침 오늘이 ‘울림’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총무인 조혜진 씨의 생일이란다. 서로의 생일 챙겨주기로 하고선 그 첫 번째 주인공이 총무라니, 단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냄새가 난다’며 몰아붙이는데 한바탕 폭소가 터진다. 어린 시절 아동극단 단원이었다는 허선화 씨의 다재다능한 재주가 화제에 오르는 등 유쾌한 공연 뒤풀이는 계속됐다.
든든한 후원자를 밑거름으로 힘껏 울려 퍼져라!
인형극의 효과는 대단하다. 공연에 올린 책이 그 다음날 학교 전자도서관의 베스트셀러가 된다. 어떤 선생님은 인형을 빌려가서 별도의 독후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인형극의 매력이자 이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11월에 있을 학교 정기공연에서는 첫 공연작이기도 했던 ‘야광도깨비’를 새롭게 각색해 선보일 예정이다.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인형과 소품들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밖으로 나가 좀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이숙자 씨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인형극단 ‘울림’이 그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낼 때까지 뻗어나가야죠.” 동글동글 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 김정화 씨가 단원들의 포부를 대신한다.
인형극을 놓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 때문에라도 그들의 바람은 조만간 이루어지지 않을까. ‘엄마가 공연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가 행복해한다’는 선민영 씨처럼 엄마를 지지해주고 밀어주는 든든하고도 영원한 빽이 그들과 함께 하는 한 말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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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5년,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우리끼리 보기엔 정말 아깝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천일초 어머니인형극단 ‘울림’의 실력을 가늠하게 하는 이영숙 학교사랑회장의 얘기다. 올해 부임해 첫 공연 관람을 한 윤대원 교장 선생님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사실 그랬다. 모임은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아이들이 학교 가 있는 오전 시간이 전부. 시작은 그저 내 아이들을 위해서였고 인형극을 배운 적도 없다니 누구나 아마추어적인 냄새가 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밖에.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숨겨진 재능을 가진 분이 정말 많아요. 저희들도 놀랄 정도라니까요.” 노성숙 독서도우미 회장이 은근히 단원들의 실력을 자랑한다. 잠재된 끼가 임자를 만나니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다. 목소리가 개미만 해서 연기가 될까 싶었던 한정수 씨 역시 3년에 걸쳐 숨겨진 재능이 빛을 발한 경우. 슛만 들어가면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무대를 꽉 채운다고. 인형과 소품들을 만들면서 바느질과 재단 실력도 일취월장. 김도영 씨는 자신에게 그런 섬세한 면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엄마가 변하니까 내성적인 아이도 변했다”고 회고했다. 아이가 들고 온 인형극단 모집서가 이렇게 인생을 바꿔놓을 줄 몰랐다는 신명숙 씨와 이명희 씨, 아이의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되어 사인까지 해줬다는 권명애 씨 등... 어느덧 울림 단원들의 삶은 인형극처럼 꿈과 판타지,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말 우리 엄마가 달라졌다.
독서토론 모임에서 시작, 끈끈한 인간교류로 이어져
‘울림’은 천일초등학교 독서도우미(담당교사 곽영미) 소속이다. 독서도우미 활동을 하는 엄마들끼리 독서토론 모임을 갖다가 책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자는 생각에 무조건 인형극에 뛰어들었다. 인형을 만들 줄도, 극본을 쓸 줄도 모른 채, 생각보다는 힘들고 어려워 처음엔 고민도 많았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잠재된 능력을 믿고 서로 격려해준 단원들의 애정 때문이었다. 특히 단장인 문양순 씨를 향해서는 탁월한 연출력에 대한 높은 평가가 뒤따른다. 문 씨가 아니라며 손 사레를 친다. “그냥 여러 사람들을 통해 용기를 얻는 것 같아요. 같이 하면 안 될 것 없더라는 생각. 그게 거듭되면서 무대 위에서 180도 달라진 자신들 모습을 발견하는 것뿐이죠.”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자기성숙의 과정을 밟아가는 것 같다는 부연설명에 진정한 ‘모임’의 의미가 아로새겨진다. 때마침 오늘이 ‘울림’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총무인 조혜진 씨의 생일이란다. 서로의 생일 챙겨주기로 하고선 그 첫 번째 주인공이 총무라니, 단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냄새가 난다’며 몰아붙이는데 한바탕 폭소가 터진다. 어린 시절 아동극단 단원이었다는 허선화 씨의 다재다능한 재주가 화제에 오르는 등 유쾌한 공연 뒤풀이는 계속됐다.
든든한 후원자를 밑거름으로 힘껏 울려 퍼져라!
인형극의 효과는 대단하다. 공연에 올린 책이 그 다음날 학교 전자도서관의 베스트셀러가 된다. 어떤 선생님은 인형을 빌려가서 별도의 독후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인형극의 매력이자 이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11월에 있을 학교 정기공연에서는 첫 공연작이기도 했던 ‘야광도깨비’를 새롭게 각색해 선보일 예정이다.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인형과 소품들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밖으로 나가 좀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이숙자 씨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인형극단 ‘울림’이 그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낼 때까지 뻗어나가야죠.” 동글동글 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 김정화 씨가 단원들의 포부를 대신한다.
인형극을 놓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 때문에라도 그들의 바람은 조만간 이루어지지 않을까. ‘엄마가 공연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가 행복해한다’는 선민영 씨처럼 엄마를 지지해주고 밀어주는 든든하고도 영원한 빽이 그들과 함께 하는 한 말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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