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우수신협> 강남 두산신협

“신협 시설은 주민 모두의 것”

지역내일 2001-07-18 (수정 2001-07-19 오후 4:13:40)
‘두산 가족의 복지 향상에 기여한다.’
이는 두산신협의 첫번째 설립 목적이자 25년을 지켜온 활동원칙이다.
76년 설립된 두산신협(이사장 한일성)은 현재 두산그룹 관계사 29개 법인과 직원 9800여 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직장 신용협동조합이다. 총 자산 1315억원으로 지역신협까지 포함해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조합이다.
당시 OB그룹(현 두산그룹)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로 설립된 신협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설립 첫해 7069만원이던 자산이 80년 초에 10억을 넘었고, 84년에 100억을 돌파해 현재 1300억원에 달하게 됐다.
특히 80년대 들어 직원 복지 차원에서 시행된 저축 장려금 성격의 출자금 보조제도는 두산신협이 빠르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예를 들어 직원이 매월 3만원씩 출자금을 예탁하면 회사가 1만원씩을 보조해 4만원씩 적립되는 것이다. 현재 개인 조합원은 매월 12만원까지 출자할 수 있고 이 경우 개인은 9만원만 내면 된다.
두산신협의 이 같은 보조제도는 사내는 물론 외부에서까지 제2의 퇴직금제도로 불릴 만큼 반응이 좋다. 두산신협 김영하 상무는 “80년대 중반 두산그룹에 우수한 인재가 몰려든 이유 중 하나가 신협을 통한 복지 혜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두산신협은 경영진이 주도하는 직장신협의 모델로 평가되며 한진 코오롱 그룹 등에서 이를 따라 배우는 모델이 됐다.
두산신협은 현재 예금과 대출 등 기본 신용사업은 물론 판매 유통사업, 스포츠센터 운영 등을 통해 해마다 10% 내외의 배당을 하고 있다.
신용부문의 경우 자산운용 수익률은 연평균 9%대에 이른다고 두산신협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개인 대출 마진(이익)은 ‘0’에 가깝다. ‘조합원들을 위한 금융 복지 실현’이라는 설립 목적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반면 판매시설 운영, 공동구매와 할인판매, 스포츠센터 운영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주문받아 공동구매하기도 하고 조합원들의 직장을 방문해 할인판매를 실시하기도 한다.
김영하 상무는 “이전에는 자재 창고에 재고를 쌓아두는 식이었는데 지금은 생산업체에서 바로 조합원들에게 배달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고관리에 일반기업의 원가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 건물에 입주해 임대료 없이 사업을 하고 있는 스포츠센터 등에도 금융비용 등을 가산해 결산을 하고 있다.
또 강남구 대치동 두산신협 사옥에 있는 헬스클럽과 스쿼시장의 경우 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조합원과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하매장에서는 고급의류와 파카글라스 등을 저렴하게 팔고 있다.
두산신협은 이들 사업을 통해 해마다 10억 이상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각종 사업에서 수익을 내고 이를 다시 금융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선순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지역 주민들에게 조합원 자격이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원 복지 차원에서 설립된 직장신협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산신협 직원들은 “좋은 시설과 좋은 물건을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포츠센터와 판매장, OB카페테리어 등은 주민들 모두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강남 양순필 기자 김미선 리포터 soonpily@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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