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이승식

바삭하고 촉촉하게, 빵은 내 인생

수원시가족여성회관 제과·제빵과정 이승식 강사

지역내일 2009-05-06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대세가 되기 전만 해도 ‘☆☆제과’, ‘♣♣빵집’ 등 다양한 이름의 제과점이 있었다. 안산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이승식 씨는 시대변화를 남보다 빨리 읽었다. 서울의 제과기술학원 강사를 거쳐 2000년부터 프리랜서 강사생활을 시작했다. 20년 넘게 빵과 인연을 맺어온 그는 “90년대 후반에는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수강자가 많았다. 요즈음엔 아이들의 먹을거리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 수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학교와 회관, 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 강의를 해온 이승식 씨는 “학생과 주부를 가르치는 보람은 비슷한데, 학생들은 학점을 중시하는 반면 주부들은 가족의 건강과 자신에 대한 도전을 위해 배우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제과·제빵 강좌에는 50~60대 주부들도 열심히 배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단다. 이승식 강사는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면서 틈틈이 자신이 가진 기술을 이용해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한다. 행궁축제와 튤립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만든 빵을 다른 이들이 먹는 것에서 보람을 느껴 다음에 안 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봉사’의 묘미로 꼽았다.
생활수준이 전보다 높아지고 식생활도 서구화되면서 빵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빵을 직접 만들어먹게 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라면서 쿠키부터 시도해보기를 권했다. “식빵이 보다 어렵긴 한데, 성취감은 10배 이상입니다. 2~3번 시행착오를 겪으면 ‘발효점’에 대한 감이 생깁니다.” 빵의 생명인 ‘발효점’에서는 원래 반죽보다 3~4배 정도로 부풀게 된다. 빵을 만드는 일은 반죽과정에서 실수가 잦고, 다 익었는지 구분해내는 일 또한 어렵단다. 겉과 속이 익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작은 빵 속에 과학과 함께 인생도 숨어 있었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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