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잡세어링 현장을 가다
“국민연금공단, 노후만 보장한다구요?”
일자리 나누기로 기관과 청년 구직자 함께 윈윈
지역내일
2009-04-30
(수정 2009-04-30 오전 7:57:42)
실업자 100만 시대.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취직을 못하는 청년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실업공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시장은 어둡기만 하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을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요즘에는‘장미족’이란신조어가추가됐다. 장미족이란 겉으로는 화려한 취업 스펙을 지녔지만 오랜 기간 동안 취업을 못하는 구직자를 말한다.
이러한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체와 각급 기관·단체가 청년인턴제를 도입해 청년들에게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공공기관에 청년인턴을 9300명 가량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인턴이 복사나 잔심부름과 같은 허드렛일에 그치고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올 3월부터 청년인턴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를 찾아가 보았다.
청년인턴, 일하면서 보람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해
국민연금공단이 채용한 청년인턴은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간 본부 및 전국 지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공단은 청년인턴을 경영지원 및 연금제도 시행과 관련한 현장업무에 배치하여 취업에 필요한 실무경험과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사에는 현재 3명의 청년인턴이 근무하고 있다. 자리 배치나 업무 상황 등 얼핏 봐서는 누가 인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규직원과 똑같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국민연금맨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바쁘게 일하는 모습에서 당당함마저 느껴졌다.
윤용선 부산지역 본부장은 “청년인턴제를 도입하면서 처음에는 직원들과 ‘과연 인턴에게 어떤 일을 시켜야 하나’ 등의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가치 있는 일을 주자,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였다”고 말한다.
국민연금 유정희 씨
공무원 시험 준비 중에 사회생활 경험의 필요성을 느껴 청년인턴에 지원하게 됐다는 유정희(27)씨는 “취업대란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청년인턴제는 대학 졸업자에게 사회로 진출하기 전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청년인턴제가 잡세어링(일자리 나누기)의 일환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반납해 시행하는 제도라 주어진 업무에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청년인턴의 업무가 복사나 커피심부름 등 단순 업무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는 보도와는 달리 이곳 인턴들은 노령연금 접수, 해피콜서비스, 자동이체 입력 등 실무적인 일을 함으로써 업무도 배우고 그로 인해 사명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국민연금 신성훈 씨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인턴에 지원하게 된 신성훈(23)씨는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국민연금제도와 공단에 대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국민연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국민연금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나니 정말 필요하고 좋은 제도라 생각되며 지금은 친구들이 국민연금 홍보대사라고 말할 정도로 연금맨이 다 되었다”며 웃음 짓는다.
하지만 청년인턴제가 약 1년 정도 근무를 하고도 정규직으로의 전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기관이나 인턴사원들이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국민연금 염애란 씨
“1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으니 전체는 어렵지만 일정 비율이라도 정규직으로 채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인턴생활을 통해 배운 게 훗날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하는 염애란(28)씨는 “앞으로 청년인턴들이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인턴직원들의 신분에 대한 로드맵이 빨리 제시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한편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사는 5월 초 청년인턴 4명을 추가로 선발해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다.
미니인터뷰 -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윤용선 본부장
“청년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서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저희 지역본부에서는 인턴직원들에게 고유의 업무를 부여하여 스스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말 그대로 목적에 맞는 인턴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일에 대한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는 듯 합니다. 더불어 우리 공단에 소속된 인턴직원들이 결원이나 휴직으로 인해 업무적으로 과부하가 염려되는 직원들의 일을 덜어주고 있어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턴직원과 직원의 멘티-멘토관계를 맺어 업무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고충까지도 조언해주는 멘토링제를 운영하고 있어 인턴직원들도 공단의 한식구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끝으로 인턴직원들이 저희 공단에 근무하는 것이 사회와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며 잡세어링 효과가 더욱 확산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을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요즘에는‘장미족’이란신조어가추가됐다. 장미족이란 겉으로는 화려한 취업 스펙을 지녔지만 오랜 기간 동안 취업을 못하는 구직자를 말한다.
이러한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체와 각급 기관·단체가 청년인턴제를 도입해 청년들에게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공공기관에 청년인턴을 9300명 가량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인턴이 복사나 잔심부름과 같은 허드렛일에 그치고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올 3월부터 청년인턴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를 찾아가 보았다.
청년인턴, 일하면서 보람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해
국민연금공단이 채용한 청년인턴은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간 본부 및 전국 지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공단은 청년인턴을 경영지원 및 연금제도 시행과 관련한 현장업무에 배치하여 취업에 필요한 실무경험과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사에는 현재 3명의 청년인턴이 근무하고 있다. 자리 배치나 업무 상황 등 얼핏 봐서는 누가 인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규직원과 똑같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국민연금맨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바쁘게 일하는 모습에서 당당함마저 느껴졌다.
윤용선 부산지역 본부장은 “청년인턴제를 도입하면서 처음에는 직원들과 ‘과연 인턴에게 어떤 일을 시켜야 하나’ 등의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가치 있는 일을 주자,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였다”고 말한다.
국민연금 유정희 씨
공무원 시험 준비 중에 사회생활 경험의 필요성을 느껴 청년인턴에 지원하게 됐다는 유정희(27)씨는 “취업대란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청년인턴제는 대학 졸업자에게 사회로 진출하기 전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청년인턴제가 잡세어링(일자리 나누기)의 일환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반납해 시행하는 제도라 주어진 업무에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청년인턴의 업무가 복사나 커피심부름 등 단순 업무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는 보도와는 달리 이곳 인턴들은 노령연금 접수, 해피콜서비스, 자동이체 입력 등 실무적인 일을 함으로써 업무도 배우고 그로 인해 사명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국민연금 신성훈 씨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인턴에 지원하게 된 신성훈(23)씨는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국민연금제도와 공단에 대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국민연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국민연금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나니 정말 필요하고 좋은 제도라 생각되며 지금은 친구들이 국민연금 홍보대사라고 말할 정도로 연금맨이 다 되었다”며 웃음 짓는다.
하지만 청년인턴제가 약 1년 정도 근무를 하고도 정규직으로의 전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기관이나 인턴사원들이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국민연금 염애란 씨
“1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으니 전체는 어렵지만 일정 비율이라도 정규직으로 채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인턴생활을 통해 배운 게 훗날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하는 염애란(28)씨는 “앞으로 청년인턴들이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인턴직원들의 신분에 대한 로드맵이 빨리 제시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한편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사는 5월 초 청년인턴 4명을 추가로 선발해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다.
미니인터뷰 -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윤용선 본부장
“청년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서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저희 지역본부에서는 인턴직원들에게 고유의 업무를 부여하여 스스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말 그대로 목적에 맞는 인턴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일에 대한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는 듯 합니다. 더불어 우리 공단에 소속된 인턴직원들이 결원이나 휴직으로 인해 업무적으로 과부하가 염려되는 직원들의 일을 덜어주고 있어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턴직원과 직원의 멘티-멘토관계를 맺어 업무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고충까지도 조언해주는 멘토링제를 운영하고 있어 인턴직원들도 공단의 한식구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끝으로 인턴직원들이 저희 공단에 근무하는 것이 사회와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며 잡세어링 효과가 더욱 확산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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