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수학강사가 알려주는 초등 중등학생 수학 공부법

어려서부터 개념 이해한 심화학습 해야

지역내일 2009-04-29


과한 선행과 문제풀이식 반복학습, 자율적 문제해결 능력 없으면 어려운 수능 문제 못 풀어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뀐 2009년 수능은 전년도에 비해 수리 영역이 상당히 어렵게 출제되었다. 수능 표준점수·백분위 성적이 적용된 2009년 정시모집에서는 수리영역 성적에 따라 상위권 대학의 진학여부가 결정되었다. 이과는 물론이고 문과 학생도 수리영역 점수는 매우 중요하다. 문과는 수학을 싫어하거나 재능이 없어 문과를 선택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은 월등한 격차로 상위권 대학 진학이 용이하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주력과목으로 공부했던 고등학생 자녀가 수학 때문에 대입에 발목을 잡히면 부모는 가장 먼저 ‘부족한 학습량’에 대해 반성하며 ‘수학적인 머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지금도 여전히 고등학생이 해왔던 것처럼 초등 중등 과정에서 선행과 집중학습이 이루어지며 이를 취사 선택해야하는 부모 갈등이 많다. 고등부 수학 강사들은 “능력에 맞지 않는 과도한 선행학습과 정확한 개념이 중심이 아닌 문제 풀이식 학습, 심화 과정이 없는 반복학습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노력에 비해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다”면서 “모르는 문제라도 생각하고 혼자 힘으로 풀어보려는 자율적인 태도와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행은 능력에 맞게 선택해야
초등 고학년부터 수학 선행 학습 여부는 학부모의 최대 고민이다. 수학사랑 곽효용 원장은 “수학 선행은 아이의 능력에 따라 다르고 고입이나 대입 등 학업 목표에 적합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첫 아이 부모만 심각하게 이 부분을 고민하고 나름 소신을 보이지만 자녀를 키워본 부모는 선행은 필수 사항으로 여기고 일단 실천한다. 영재수학 김영규 원장은 “수학 실력이 좋은 아이도 선행 진도가 맞지 않으면 학원을 선택할 때 폭이 좁아지는 것이 대치동을 중심으로 하는 강남권 학원의 실태다. 가정에서 소신 것 자녀를 교육시킨 부모일수록 선행 수준이 학원 선택의 걸림돌 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고 현실을 꼬집는다.
초등 중등까지는 수학 선행이 곧 실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되지만 고등학교에 가면 선행 진도가 실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중학교 1~2학년 때 10가, 나를 공부했던 아이들이 정작 고등학교에 가서도 여전히 이 과정을 반복하는 사례는 흔하다. 수이학원 이원기 부원장은 “대치동에는 중3 학생을 대상으로 고 1과정을 3개월 만에 완성할 수 있다는 선행반이 보편화 되어있고 이 과정을 두세 번 반복하면 고1 과정을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일반적이다”면서 “목적의식도 없이 남들 따라서 선행학습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학부모는 선행학습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얻을 수 없는 것의 한계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선행이 심화는 아니다
“다음 학년 과정을 배우면 제 학년 어려운 문제는 쉽게 해결한다”며 선행 학습이 심화과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수학 학원이 많고 대부분 이런 시스템으로 학생들은 공부한다. 그러나 선행이 결코 심화는 아니다. 김영규 원장은 “선행은 기본개념의 이론만을 다루며 기본적인 문제 풀며 진도를 나가는 것이고 심화는 개념을 배우고 문제를 다룰 때 매개 역할을 하는 발상법을 얻는 과정이다”면서 “과도한 선행 학습이 오히려 수학 실력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이원기 부원장은 “가르치는 강사의 실력부재로 선행과정과 제 학년 문제를 관련지어 인지시키지 못했거나, 강조 했다고 해도 학습의 자립성이 결여된 학생이 수용을 못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선행이 심화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개념을 이해하고 사고력 길러야
과도한 선행 학습과 문제풀이식 학습법,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율적인 태도가 없는 점은 초등 중등과정을 성실하게 공부했지만 고등학교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한 학생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곽효용 원장은 “초등 저학년이라면 재미있는 수학 서적을 읽게 하여 흥미를 유발시키고 주산을 연습시켜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초등 고학년과 중학교에 가서 큰 도움이 된다”고 권했다.
스터디채널 박세영 원장은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한 학생은 심화 문제가 출제되거나 유형이 바뀌어 출제되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수학 문제를 풀면서 안 배웠더라도 고민을 하고 푸는 학생과 배우지 않은 부분은 생각하지도 않고 포기 하는 학생은 큰 차이가 있다”면서 “수능에서 4점짜리 문제를 해결할 때 이런 태도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초등 중등 학부모가 관심 있어 하는 사고력 수학에 대해서 김영규 원장은 “다양한 독서나 경험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데 학부모가 마치 ‘사고력’이라는 또 다른 장르가 있는 것처럼 ‘사고력 문제’를 또 다른 과제로 여기며 자녀에게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이희수리포터naheesoo@dreamwiz.co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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