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진해 시니어클럽 숲 생태 해설단장 이종철

지역내일 2009-04-02
“산과 나무 풀 들꽃들이 한 가족인 숲. 그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숲 생태계의 유기적 관계를 상세히 가이드하는 사람입니다.” 보건복지부 소속 진해 시니어 클럽에서 운영하는 숲 생태 해설가 이종철 단장의 설명이다. 단아함과 정겨움이 배인 작은 도시 진해. 해군성당의 너른 마당으로 주일미사를 마친 사람들의 선한 얼굴이 밝게 모이고. 화려하던 벚꽃은 그리움 가득 성성한 여름나무로 자라고 있었다. 해군으로 근무하며 45년 째 진해지기로 살고 있는 이 단장은 60 청춘이 못잖은 고희. 그러나 숲 해설을 비롯하여 사람을 향한 정감을 풀어내는 그에게 대충과 미지근함이란 없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할 수 있는 키(key)는 열정이 쥐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박사 등 전문가를 비롯해 숲을 연구하는 모임도 많이 있지만 그들과는 다르다. 생물 교사 경력이 있거나 특별히 숲과 사람을 사랑하는 어르신들이 멤버이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재를 사랑하는 60세 이상 뜻 있는 사람(30명)들이 활동한다. 진해를 비롯해 창원 등 인근지역 초 중 고를 비롯 어린이집 등에서 해설 의뢰를 많이 해온다. 대개는 진해 장복산, 안민고개, 시청 앞 생태 연못, 조각공원, 시민회관 앞 구레동산과 편백나무 숲길 등을 많이 이용한다. 비록 내 손자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며 “숲 생태 해설을 하려면 여러 가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숲에 대해서만 달랑 알아선 제대로 된 해설을 할 수 없기 때문예요. 또 아이들에게 보다 가까이 쉽게 다가가기 위해 끝없이 연구 개발에 애를 씁니다”라고 한다. 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작은 선물로 동기부여를 주거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수화를 배우며 최선을 다 한다. “여름철에는 특히 수서 놀이를 좋아해요. 자연과 숲과 함께 그냥 노는 것입니다. 노는 것이 공부라 자연의 순환과 지구 사랑에 대하여 주입되는 이점이 크지요. 억지로 이론을 설명하고 외우라고 강요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라고 한다. 물론 눈높이에 따라서 방법에 변화를 주는 순발력과 센스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 맛에 숲 해설 합니다
수업에 참여했던 아이가 길에서 “선생님 그때 제게 물 떠다 줬잖아요. 하면서 아는 척 할 때. 그 아이 부모와 목례로써 교감을 주고받을 때면 짜릿한 기쁨과 보람이 밀려옵니다”고 한다. “지구전체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요. 산과 숲에서 모든 것이 나온다고 볼 수도 있어요. 숲사랑 자연사랑의 마음이 가슴 깊숙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자연을 떠나거나 훼손해서는 절대로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아이 때부터 인식해야 합니다. 생명을 쉬 죽이지 않는 심성이 자연스럽게 체화되기를 바랍니다. 얽매이고 간섭하는 닫힌 교육을 떠나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인성교육입니다”라며 열정을 쏟아낸다. 인위적으로 멋스럽게 하거나 보이기 위해서 억지로 만드는 것은 아이러니이며 위선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숲 생태 교육의 기본은 자연 그대로 상태에서 유지되고 전해지고 가르쳐야 함을 강조한다. “아이들에게 인위적인 위선을 가르친다는 것은 더 큰 위선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지요”라고 한다.

스스로 자기를 알아가는 매력
“남은 생은 아내를 위해 많이 투자하고 싶어요. 아내와 여행하고 맛 나는 것 함께 먹으며 즐겁고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라는 그. ‘부부 행복회’를 많은 활동 가운데 특히 중요한 하나로 꼽는다. 진해가정폭력상담소 봉사자로 일하며 양성평등과 행복한 부부의 표양이 되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생활 속에서 양성평등과 부부사랑을 발전시키려는 남성으로서 의지이다. 현재 12쌍이 속해있으며 뜻있는 부부면 누구나 환영한다. 자기의 행동방향은 의리와 인간애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이 단장. 베풀고 싶고 잘해주고 싶은 정감이 타고난 인성이라면, 오랜 해군 생활에서 신의와 의리를 다졌다. 숲 생태를 공부하고 보살피고 알리는 시니어. 사람과 자연을 향한 따뜻함과 실천이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는 것을 특별히 느낄 수 있게 하여 큰 매력을 느낍니다”라고 한다. 타인과 관계가 좋은 사람은 자기와 자기와의 관계성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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