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한의원 칼럼

감기와 성장

지역내일 2009-03-23 (수정 2009-03-23 오후 2:46:51)
- 기린처럼 크게 키우시려면 감기부터 예방해 주세요.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낼 때가 되면 부모님들은 감회가 새롭다고 하십니다. 아이를 가지고 낳아 키우던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이제는 ‘학부모’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의 초등학교 입학식을 추억해 보면 어머니께서 이름표와 함께 흐르는 콧물을 닦으라며 손수건을 달아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입학식은 환절기인 3월에 하게 되고, 환절기는 물론이고 미세한 기온변화에도 쉽게 감기에 걸리는 아이였기에 어머니는 다른 무엇보다도 손수건을 먼저 챙겨 주셨었나 봅니다.

“속상해요. 우리 아이를 이번에 초등학교에 보냈는데 키가 앞에서 두 번째라는 거 있죠? 저나 아이 아빠나 키 작다는 소리는 못듣고 살았고 우리 아이도 가리는 것 없이 골고루 잘 먹고, 나가서 잘 뛰어 놀기도 하는데 왜 다른 아이들 보다 키가 작은 걸까요?”

잦은 감기의 피해
작은 키를 걱정하며 성장 클리닉을 찾아 오는 아이들의 병력을 살펴 보면 많은 수의 아이들이 환절기에 감기를 앓고, 상당 수는 일년내내 감기를 달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에서 감기는 ‘감모(感冒)’라 하여 ‘나쁜 기운에 접촉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기후가 갑자기 변하여 계절에 맞지 않는 날씨에 노출되거나 저항력이 감소하여 차가운 바람이 인체 내부에 침범하는 경우 감기에 걸리게 된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어른보다 면역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감기에 더욱 쉽게 걸리게 되는데 감기약과 항생제로 치료할 경우, 장기적으로 성장을 방해하고 면역 기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감기를 치료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이 감기를 예방하는 것을 앞세우게 되고, 이는 감기가 성장에 미칠 악영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기가 성장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아직까지 미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성장 집단과 정상성장 집단을 비교해 봤을 때 저성장 집단에 속하는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 번 걸리면 오래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향성 때문에 성장기 아이의 경우 아무리 작은 질병이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성장 잠재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른 입장에서 작은 질환이라 할지라도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나비효과처럼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기의 예방법
감기에 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바로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감기에 걸렸을 경우 최대한 빨리 감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평소에 꾸준한 운동, 건강한 식생활, 스트레칭, 숙면 취하기 등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서 아이 스스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하지만 감기를 유독 이겨내지 못하고 1-2달 이상 이어진다면 허약한 경우가 많기에 체력보강 차원에서 한방 진료를 받아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체력이 높아지고 감기를 스스로 이겨낼 때 아이는 잔병에 강한 아이로 성장하게 되며 또한 성장 치료의 첫걸음임을 명심하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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