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위원 ‘1사 복수교섭’ 채택

노사정위 노사관계소위 결정안 … 재계, 단일창구 요구하며 반발

지역내일 2000-10-18 (수정 2000-10-18 오후 7:13:18)
노사정위원회(위원장 장영철) 노사관계소위 소속 공익위원들이 ‘1사 복수(複數)교섭’을 채택해 파
문이 예상된다.
공익대표로 소위에 참석하고 있는 한국기술교육대 어수봉(산업경영학부) 교수와 이화여대 이철수(법
학과) 교수는 19일 노사정위 상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야 할 대상’
을 제한했다. “근로조건 결정권이 있는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직종, 고용형태 등을 같이하는
근로자”에 한해 교섭 창구를 복수가 아닌 하나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직종 또는 고용형태를 달리해 노조가 설립되면 사용자는 두 개
이상의 노조를 상대로 각각 교섭해야 한다.
현재 두 개의 노조가 설립돼 있는 대한항공이 여기에 해당한다. 직종과 고용형태를 달리하는 일반 승
무원과 조종사 등이 각각 노조를 설립하고 있어 교섭창구를 하나로 해야할 이유가 없다.
소위 공익위원 안에 따르면 이럴 경우 대한항공사 측은 각 노조의 교섭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한다.
전경련 한국경총 등 재계는 공익위원 안에 즉각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그간 주장했던 “사
업주가 하나면 노조의 교섭창구도 하나여야 한다”는 논리와 대립되기 때문이다.
어 교수 등은 직종, 고용형태 등을 같이하면서도 노조가 복수일 때는 투표를 통해 교섭위원(임기는 2
년 미만) 및 교섭대표자를 뽑도록 했다. 또 △노조원수 비례대표제(단 조직률 5% 미만은 제외방안 필
요)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투표하는 방안 등을 검토키로 했다.
이럴 경우 사용자는 노조의 교섭창구가 단일화되기 전에는 교섭의무를 갖지 않도록 했다. 기존 단체
협약은 협약 유효기간 중에 노조가 신설되더라도 체결 당시의 효력이 유지되도록 했다.
소위 공익위원들은 교섭 창구 단일화와 관련해서 분쟁이 발생하면 노동위원회에서 판정토록 권유했
다.
‘1사 복수교섭’을 인정한 공익위원 안은 15대 국회 때 노사정위가 정부에 제출했던 공익위원 안과
는 크게 다르다. 지난해 12월 제출했던 안은 “교섭창구 단일화가 안될 경우 조합원 과반수를 대표하
는 노조에 교섭권을 부여하고, 과반수 노조가 없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단일화하도
록 한다”고 돼 있어 복수교섭을 인정치 않았다.
노사정위 운영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소위의 공익위원 안은 상무위원회 본회의를 거쳐 수정·보완
될 것”이라며 “확정안이 아니라 검토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노동관계법에는 복수노조를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경과조치로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의 설
립을 2001년 12월 31일까지 금지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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