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대신 나눔과 돌봄이 있는 마을을 꿈꾼다
푸른시민연대 문종석 대표
“글을 안다는 건 책을 읽고 못 읽고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에요”
동대문구에는 60대 어머니들이나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의 아내들이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이문동의 푸른시민연대에서다. 사회에서, 가정에서 ‘조연’으로 여겨지던 그들을 ‘주인’,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푸른시민연대의 바탕에는 문종석 대표가 있다.
“원래는 정당운동을 했어요. 그런데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이 바뀌어도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가 않더라고요.”
문 대표는 그래서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위에서 아래로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의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에서는 다들 그의 결정을 만류했지만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말 그대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싶었다.
그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어머니 한글 교실을 여는 것이었다.
“어머니들은 글을 모른다는 것 때문에 존재감 없이 지내온 경우가 많았어요. 그분들에게 글은 ‘한(恨)’ 같은 거죠.” 사실 주부들을 ‘의식화’해볼까 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오히려 그분들에게서 배우는 게 많았다. 나중에는 그분들의 자존감을 찾아주는 일 자체에 큰 보람을 느꼈다.
98년 전후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로 대거 유입됐다. 2003년 정도가 되자 다문화가정의 아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98년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 두명씩 사무실로 찾아오더니 한글을 가르쳐줄 수 없냐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계기가 돼 외국인을 위한 한글교실을 열게 됐다. “미리부터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한 게 아니라 그때 그때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필요한 사업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푸른이 커져 있었죠.”
지난해 푸른시민연대는 조금 더 커졌다. ‘다문화어린이도서관’을 연 것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아이들이 하나 둘 생기고 그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그들을 위한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지난해 설립된 이 도서관에는 한국 책은 물론 몽골, 중국, 네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들의 동화책이 꽂혀있다. 이 도서관에는 아일랜드형 싱크대도 설치돼 있어 어린이들이 책을 보는 동안 엄마들이 모여 앉아 음식도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주방에서 다문화가정 엄마들은 한국인 엄마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문 대표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 아이들이 자라 결혼을 할 나이가 됐을 때 이들을 소재로 한 결혼 반대 ‘막장’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그런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문 대표의 노력이 계속될 것은 분명하다. 그의 목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다니엘 헤니로 만드는 것’이다.
문 대표는 궁극적으로 푸른시민연대를 통해 알게 된 여러 사람들이 나눔과 돌봄을 서로 교환하는 마을을 꿈꾸고 있다. 이미 60대 어머니들이 대학생 교사들에게 한글을 배우고 대학생들은 어머니들에게 인생을 배우고 있고, 또 이주여성들에게 어머니들은 요리를 가르쳐 주고 대학생들은 이주여성에서 한글을 가르쳐주는 대신 이주여성 고국의 문화를 배우기도 한다. “원래는 서로 얼굴 맞대고 한 공간에 모여 있는 ‘농촌형 마을’을 꿈꿨는데 지금은 공간상으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이렇게 나눔과 돌봄이 순환하는 ‘도시형 마을’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해요.” 문 대표는 앞으로 푸른시민연대의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도시형 마을’의 나눔과 돌봄의 그물이 더 촘촘해지도록 알차게 가꿔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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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시민연대 문종석 대표
“글을 안다는 건 책을 읽고 못 읽고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에요”
동대문구에는 60대 어머니들이나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의 아내들이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이문동의 푸른시민연대에서다. 사회에서, 가정에서 ‘조연’으로 여겨지던 그들을 ‘주인’,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푸른시민연대의 바탕에는 문종석 대표가 있다.
“원래는 정당운동을 했어요. 그런데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이 바뀌어도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가 않더라고요.”
문 대표는 그래서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위에서 아래로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의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에서는 다들 그의 결정을 만류했지만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말 그대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싶었다.
그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어머니 한글 교실을 여는 것이었다.
“어머니들은 글을 모른다는 것 때문에 존재감 없이 지내온 경우가 많았어요. 그분들에게 글은 ‘한(恨)’ 같은 거죠.” 사실 주부들을 ‘의식화’해볼까 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오히려 그분들에게서 배우는 게 많았다. 나중에는 그분들의 자존감을 찾아주는 일 자체에 큰 보람을 느꼈다.
98년 전후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로 대거 유입됐다. 2003년 정도가 되자 다문화가정의 아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98년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 두명씩 사무실로 찾아오더니 한글을 가르쳐줄 수 없냐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계기가 돼 외국인을 위한 한글교실을 열게 됐다. “미리부터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한 게 아니라 그때 그때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필요한 사업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푸른이 커져 있었죠.”
지난해 푸른시민연대는 조금 더 커졌다. ‘다문화어린이도서관’을 연 것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아이들이 하나 둘 생기고 그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그들을 위한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지난해 설립된 이 도서관에는 한국 책은 물론 몽골, 중국, 네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들의 동화책이 꽂혀있다. 이 도서관에는 아일랜드형 싱크대도 설치돼 있어 어린이들이 책을 보는 동안 엄마들이 모여 앉아 음식도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주방에서 다문화가정 엄마들은 한국인 엄마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문 대표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 아이들이 자라 결혼을 할 나이가 됐을 때 이들을 소재로 한 결혼 반대 ‘막장’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그런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문 대표의 노력이 계속될 것은 분명하다. 그의 목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다니엘 헤니로 만드는 것’이다.
문 대표는 궁극적으로 푸른시민연대를 통해 알게 된 여러 사람들이 나눔과 돌봄을 서로 교환하는 마을을 꿈꾸고 있다. 이미 60대 어머니들이 대학생 교사들에게 한글을 배우고 대학생들은 어머니들에게 인생을 배우고 있고, 또 이주여성들에게 어머니들은 요리를 가르쳐 주고 대학생들은 이주여성에서 한글을 가르쳐주는 대신 이주여성 고국의 문화를 배우기도 한다. “원래는 서로 얼굴 맞대고 한 공간에 모여 있는 ‘농촌형 마을’을 꿈꿨는데 지금은 공간상으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이렇게 나눔과 돌봄이 순환하는 ‘도시형 마을’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해요.” 문 대표는 앞으로 푸른시민연대의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도시형 마을’의 나눔과 돌봄의 그물이 더 촘촘해지도록 알차게 가꿔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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