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만에 정말 볼만한 가족 영화 한편이 우리 곁에 나타났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는 가족영화의 대부분은 그 영화의 초점이 자녀들 위주로 맞추어져 교훈적이고 감동적이나 상투적인 스토리를 벗어나긴 어려운 듯 보인다.
하지만 똑 소리나는 3D 애니메이션 '슈렉'은 그렇지 않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투적이란 단어는 어디도 찾아볼 수 없는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애니메이션이다.
지저분한 괴물 슈렉과 파콰드 영주와 곧 결혼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 피오나 공주와의 로맨스가 주된 줄거리이다. 공룡에게 잡혀간 피오나 공주를 구한 슈렉. 피오나 공주는 자신을 구해준 슈렉을 보고 외모 때문에 실망하나 둘은 파콰드 영주에게 찾아가는 동안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이 정도의 줄거리에 영화 '미녀와 야수'를 떠올릴 사람들이 많으나 '슈렉'은 이런 기대감에 여지없이 어긋난다. 공주에게는 말못할 엄청난 비밀이 복병으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상상을 초월하게 만드는 기발한 아이디어 여기에 최첨단 기술이 어우러져 '슈렉'은 한 층 더 빛이나 보인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주인공들의 표정중 근육의 움직임은 너무도 사실적이고 연기는 웬만한 배우 못지 않다. 물론 컴퓨터 기술만으로는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슈렉 역의 마이크 마이어스, 피오나 공주 역의 카메론 디아즈, 덩키 역의 에디 머피가 목소리 열연으로 완성도를 높인다. 여기에 흥겨운 록음악과 화려한 춤 엽기적인 유머가 쉴새없이 등장한다.
1년에 걸친 스토리 개발과 4년에 걸친 제작과정, 올 여름 전미 박스오피스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슈렉'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으로는 50년만에 처음으로 칸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신선한 웃음 속에 슈렉이 전하는 메시지는 진지하기만 하다. 못생기고 흉칙한 외모 속에 빛나는 심성을 가진 슈렉. 외모제일 주의에 일침을 가하고 피오나 공주는 예쁘고 수동적이기만 한 공주의 모습에서 벗어나 무술에 능한 공주 적극적인 현대적 여성상을 제시한다.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한바탕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 '슈렉'. 김포시외버스 터미널에 위치한 김포 씨네마에서 현재 상영중이다. (문의전화 998-0031)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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