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들은 생태적 감수성과 창의성 그리고 배려(보살핌, 즉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힘)를 21세기 세 가지 아젠다라고 말한다. 삶의 본질을 향하여 애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다. 도시에서 남이 시키는 대로 살다가 슬기와 용기를 내어 흙에 뿌리를 내리고 창의적 삶을 사는 시인이 있다. 첫 시집 ‘58년 개띠’는 이십 대에, 두 번째 시집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삼십대에 썼다. 십년 만에 ‘내가 가장 착해질 때’를 내면서 ‘나무를 잘라 만들만큼 가치가 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부끄러울 뿐이라는 농부 서정홍. 교통사고로 입원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비가 엄청 쏟아지는 수요일 병문안을 갔다. 큼직하고 시원한 빗살 부채에 쾌유를 비는 맘을 담아 드렸다. 아이처럼 좋아하며 같은 방 사람들에게 펼쳐 자랑한다.
시인과 농부가 숙명이셨나요
산업화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농사를 잊고 살게 되었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몇 천 년을 농사짓고 살았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얽혀있는 도시인으로 속해 살면서 늘 자연에 대한 갈증을 갖고 살던 그였다. “사람으로 태어나 농사를 짓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고 말하는 시인은 1998년 생태귀농학교를 만들었다. 생태귀농학교 첫 졸업생들과 덕유산에서 함께 살기 시작하다가 황매산 나무실마을 농부 된지 몇 년 째. “생명을 가꾸는 농부들은 시를 쓰지 않아도 훌륭한 시인입니다.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길이 그리 거창하고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것을 농부들을 만나면서 절실하게 깨달았어요”라고 말한다. 농촌에 살며 최고로 좋은 것은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바쁜 농사철 두어 세달 빼면 하루하루를 스스로 결정해서 살 수 있다는 것. 친구가 찾아오면 언제라도 시간 느긋하게 함께 할 수 있고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란다. 참살이 진정한 생명존엄과 존재의 삶을 실천하는 시인의 농부사랑을 느꼈다. 온갖 쓰레기 다 만들어 내면서 입으로만 지구를 살려야 한다고 떠드는 우리와는 근원적으로 다름을 확인하면서.
15평 이하로만 집을 짓나요
될 수 있는 한 집은 15평 이하로 지으려 한다는 시인. 그만큼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그 집에는 언제 어느 때 누가 찾아와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방 한 칸 비워 준비하고 있다. 사람과 삶의 소중함을 넉넉한 맘으로 실천하고 있는 시인이 방학을 맞이하는 어머니들께 당부한다. 아이와 함께 농촌에서 며칠 동안 함께 지내기를 권한다고. 공부만 하면 공부벌레로 일만하면 일벌레가 되니 일과 공부를 함께 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사람이란 노동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지요. 땀을 흘리며 조금씩 알아가고 배워가면서 성장해 가는 것인데. 지금 아이들은 진짜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 같아 참 안타까워요”라는데 아픈 마음이 절로 전해진다.
생명의 밥상을 책임 진 어머니들에게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들은 가족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기에 특히 현재 먹거리 상황에 대한 근심 걱정이 많다. 몸속 병은 조금씩 자라는 것이지 갑자기 자라는 것이 아니기에 밥상을 잘 차려야 한다는 결론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한살림, 우리농, 한겨레초록마을 등 친환경 농산물을 만날 수 있는 생협(생활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도움이 됩니다. 조금 비싸도 믿고 이용하면 좋은 밥상 생명의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들의 마음에 위로가 될 것입니다. 간혹 그 조차도 못미더워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나 출자금을 모아 생협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소비자 한 사람 한사람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많습니다”라고 당부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이들과 재미있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 “아이들이 없다면 시를 쓸 필요도 없겠지요. 아이들이 있기에 제대로 살아야 함은 우리 어른들의 의무입니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고향을 물려 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인이 사는 곳-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나무실마을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내가 가장 착해 질 때(서정홍)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부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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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농부가 숙명이셨나요
산업화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농사를 잊고 살게 되었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몇 천 년을 농사짓고 살았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얽혀있는 도시인으로 속해 살면서 늘 자연에 대한 갈증을 갖고 살던 그였다. “사람으로 태어나 농사를 짓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고 말하는 시인은 1998년 생태귀농학교를 만들었다. 생태귀농학교 첫 졸업생들과 덕유산에서 함께 살기 시작하다가 황매산 나무실마을 농부 된지 몇 년 째. “생명을 가꾸는 농부들은 시를 쓰지 않아도 훌륭한 시인입니다.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길이 그리 거창하고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것을 농부들을 만나면서 절실하게 깨달았어요”라고 말한다. 농촌에 살며 최고로 좋은 것은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바쁜 농사철 두어 세달 빼면 하루하루를 스스로 결정해서 살 수 있다는 것. 친구가 찾아오면 언제라도 시간 느긋하게 함께 할 수 있고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란다. 참살이 진정한 생명존엄과 존재의 삶을 실천하는 시인의 농부사랑을 느꼈다. 온갖 쓰레기 다 만들어 내면서 입으로만 지구를 살려야 한다고 떠드는 우리와는 근원적으로 다름을 확인하면서.
15평 이하로만 집을 짓나요
될 수 있는 한 집은 15평 이하로 지으려 한다는 시인. 그만큼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그 집에는 언제 어느 때 누가 찾아와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방 한 칸 비워 준비하고 있다. 사람과 삶의 소중함을 넉넉한 맘으로 실천하고 있는 시인이 방학을 맞이하는 어머니들께 당부한다. 아이와 함께 농촌에서 며칠 동안 함께 지내기를 권한다고. 공부만 하면 공부벌레로 일만하면 일벌레가 되니 일과 공부를 함께 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사람이란 노동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지요. 땀을 흘리며 조금씩 알아가고 배워가면서 성장해 가는 것인데. 지금 아이들은 진짜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 같아 참 안타까워요”라는데 아픈 마음이 절로 전해진다.
생명의 밥상을 책임 진 어머니들에게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들은 가족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기에 특히 현재 먹거리 상황에 대한 근심 걱정이 많다. 몸속 병은 조금씩 자라는 것이지 갑자기 자라는 것이 아니기에 밥상을 잘 차려야 한다는 결론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한살림, 우리농, 한겨레초록마을 등 친환경 농산물을 만날 수 있는 생협(생활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도움이 됩니다. 조금 비싸도 믿고 이용하면 좋은 밥상 생명의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들의 마음에 위로가 될 것입니다. 간혹 그 조차도 못미더워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나 출자금을 모아 생협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소비자 한 사람 한사람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많습니다”라고 당부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이들과 재미있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 “아이들이 없다면 시를 쓸 필요도 없겠지요. 아이들이 있기에 제대로 살아야 함은 우리 어른들의 의무입니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고향을 물려 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인이 사는 곳-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나무실마을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내가 가장 착해 질 때(서정홍)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부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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