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투기자금, 부동산으로 이동

강남 13평 저층 아파트 3억 6천만원 … 올들어 1억 이상 올라

지역내일 2001-07-10 (수정 2001-07-11 오후 4:48:44)
저금리, 주식시장 침체 등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서는 부유층의 투기자금들이 아파트 등 부동산으로 본격 이동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재개발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도곡동 개포동 등 강남지역과 과천 등 저밀도 저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13∼15평 아파트가 1억원 넘게 이상급등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저밀도 저층아파트는 도곡동의 경우 13평이 금년초 2억6000만원에서 6∼7개월 사이에 3억6000만원으로 1억원 정도 올랐으며, 10평은 1억9000만원에서 2억6000만∼2억7000만원으로 8000만원 올랐다. 개포동 저층 주공 아파트도 13평이 2억, 15평은 2억8000만원에 거래된다. 개포동 저층 아파트도 7000만∼8000만원 올라 부동산 폭등을 견인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1000만원 정도 올랐으며, 특히 사업승인 신청을 마친 도곡동의 저층 아파트는 조만간 사업승인이 떨어지면 2000만원은 더 오를 것이라고 지역부동산들은 장담하고 있다. 자고 나면 오르는 양상이다. 과천도 17평 저층 아파트가 2억5000만원 이상으로 6000만원 정도 펄쩍 뛰어 올랐다.
저층 아파트 오름세는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무조건 오르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과천 지역의 한 부동산업자는 “이유가 없다. 강남이 뛰니까 덩달아 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 잘못 구입했다가 상투를 잡을 위험이 있다”고 이상급등세를 우려했다.
이같은 오름세는 인근의 다른 아파트로 도미노처럼 확산돼 가고 있다. 도곡동 은마아파트도 31평형이 지난 연말 2억1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90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전하고 있으며, 급등세는 대치동 가락동 등으로 계속 번져나가고 있다.
최근의 아파트 가격 오름세는 일부 부유층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강남지역의 비싼 고급 아파트는 계속 오르고, 기타지역의 일반 서민 아파트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강보합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 강남지역은 큰 평수가 더 오르는 반면 기타지역은 큰 평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20∼30평의 소형만 강보합세를 보이는 정도다. 중산층의 붕괴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44평형의 분양권이 주어지는 도곡동 13평은 3억6000만원에 추가비용 1억6000만원 정도를 합치면 5억2000만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인근 아파트에 비해 싼 가격이 아니다. 그런데도 폭등세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부유층의 투기자금이 활동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과거 같으면 강남지역의 흐름에 곧바로 편승하던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지역이 이번에는 의외로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산신도시의 경우 노른자위로 통하는 주엽역 근처 문촌마을 뉴삼익 아파트 32평형 로열층이 1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이는 지난 연말에 비해 1000만원 정도 오른 수준이다. 분당은 일산보다는 다소 오름폭이 큰 수준이나, 전체적으로 신도시는 중소형 중심으로 강보합세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반면 중대형 평형은 매수자가 없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강남지역의 열풍이 계속 불어닥칠 경우 마냥 하품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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