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은 습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국제 조약입니다. 제10차 람사르 총회가 2008년 경남 창원에서 개최되었지요. 생태·사회·경제·문화적으로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습지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던 행사였어요.
우리 지역에도 ‘자연의 콩팥’이라고 불리는 습지가 있어요. 바로 ‘장항습지’인데요,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 소장님과 함께 그 곳을 다녀왔습니다. 한동욱 소장님의 설명과 함께 장항습지로 가보실까요?
고라니, 너구리, 삵,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
이른 아침, 자유로 장항IC 맞은편 철조망 너머로 한강이 짙은 안개 속에 펼쳐져있다. 미리 연락이 된 군부대의 초소에서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장항습지로 들어갔다.
“장항습지는 김포대교에서 일산대교까지의 한강유역을 말하고, 2006년 4월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되었어요. 습지는 수질정화, 기후조절, 홍수예방, 지하수위 조정 등의 기능을 하고 있어 ‘자연의 콩팥’이라고 말해요. 생태계의 연결고리로서 다양한 생물종을 살리고 있고,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지요.”
한동욱 소장의 말처럼 장항습지는 아름다웠다. 고라니 한마리가 멀찍이 떨어져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뾰족한 송곳니가 없는 걸 보니 암컷이라고 한다.
길에는 삵과 너구리의 똥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동물성만 섭취하는 삵과 잡식인 너구리의 똥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들었다. 똥의 분포도로 보아 장항습지에서는 너구리한테 삵이 밀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현장감 있는 설명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꿩과 기러기의 깃털도 주웠다. 망원경을 통해 북방검은머리쑥새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조금 가다보니 송곳니가 보이는 고라니 수컷도 있다.
가지만 앙상한 버드나무숲도 신비롭다. 논에는 까만 띠처럼 철새들이 내려앉아 먹이를 찾거나 쉬고 있었다. 우리를 보고 놀랐는지 일제히 날아올라 멋진 군무를 연출해준다. 족히 천 마리는 됨 직하다.
생태탐방 시설이 생겨요
“한강하구의 철조망이 곧 제거되고, 2010년 장항습지에 생태탐방시설의 기초설계가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서울대학교가 연구용역을 맡았고, 올 2월에 완료했어요. 저도 연구원으로 참여했는데, 이번 연구의 성과는 인간에 의한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는 ‘제한적 탐방’을 기조로 했다는 겁니다. 출입인원을 1회 20명, 1일 250명으로 제한하고 안내원과 함께 다니게 되지요. 기존의 군부대 시설을 방문자센터, 연구센터로 리모델링하고 습지 안에는 새 건물을 짓지 않기로 했어요.
기본 시설 예산이 54억인데, 전액 정부가 부담해요. 지자체와 환경부가 MOU를 맺어 책임은 환경부가 지고, 지자체는 조례를 마련해 운영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운영예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용객에게 최소한의 입장료는 받게 될 겁니다.”
한강하구의 숨겨진 보물창고 같았던 장항습지가 이제 여러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함께 온 사람들은 논에서 철새들의 먹이를 준다고 옥수수와 볍씨를 여기저기 흩뿌리고 다녔다.
장항습지에 더 많은 관심을
“PGA습지생태연구소에서는 매달 첫째 주 일요일마다 장항습지에 대한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어요. PGA는 저어새, 재두루미, 개리의 학명 이니셜을 딴 이름입니다. 천연기념물인데 모두 장항습지에서 볼 수 있어요. 시민들이 장항습지를 직접 보고 체험하면 사랑하게 될 겁니다. 특히 아이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요즘 김포시와 고양시가 한강 신곡수중보 이전 문제로 갈등이 있다. 장항습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문제라서 더욱 관심이 필요한 때다.
“고양시는 국가가 지정한 습지보호구역인 장항습지와 국립공원 북한산이 마주 보고 있는 도시입니다. 두 생태축을 연결하는 도시계획으로 장항습지를 고양시의 랜드마크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한동욱 소장의 말처럼 현재 장항습지는 국가적인 대운하 사업이나 지역적인 개발사업에 노출되어 있어 위기다. 그러나 한동욱 소장은 “시민들의 관심으로 10만 마리 철새들의 서식지인 장항습지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모니터링 참여 신청 031-967-4776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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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도 ‘자연의 콩팥’이라고 불리는 습지가 있어요. 바로 ‘장항습지’인데요,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 소장님과 함께 그 곳을 다녀왔습니다. 한동욱 소장님의 설명과 함께 장항습지로 가보실까요?
고라니, 너구리, 삵,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
이른 아침, 자유로 장항IC 맞은편 철조망 너머로 한강이 짙은 안개 속에 펼쳐져있다. 미리 연락이 된 군부대의 초소에서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장항습지로 들어갔다.
“장항습지는 김포대교에서 일산대교까지의 한강유역을 말하고, 2006년 4월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되었어요. 습지는 수질정화, 기후조절, 홍수예방, 지하수위 조정 등의 기능을 하고 있어 ‘자연의 콩팥’이라고 말해요. 생태계의 연결고리로서 다양한 생물종을 살리고 있고,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지요.”
한동욱 소장의 말처럼 장항습지는 아름다웠다. 고라니 한마리가 멀찍이 떨어져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뾰족한 송곳니가 없는 걸 보니 암컷이라고 한다.
길에는 삵과 너구리의 똥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동물성만 섭취하는 삵과 잡식인 너구리의 똥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들었다. 똥의 분포도로 보아 장항습지에서는 너구리한테 삵이 밀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현장감 있는 설명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꿩과 기러기의 깃털도 주웠다. 망원경을 통해 북방검은머리쑥새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조금 가다보니 송곳니가 보이는 고라니 수컷도 있다.
가지만 앙상한 버드나무숲도 신비롭다. 논에는 까만 띠처럼 철새들이 내려앉아 먹이를 찾거나 쉬고 있었다. 우리를 보고 놀랐는지 일제히 날아올라 멋진 군무를 연출해준다. 족히 천 마리는 됨 직하다.
생태탐방 시설이 생겨요
“한강하구의 철조망이 곧 제거되고, 2010년 장항습지에 생태탐방시설의 기초설계가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서울대학교가 연구용역을 맡았고, 올 2월에 완료했어요. 저도 연구원으로 참여했는데, 이번 연구의 성과는 인간에 의한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는 ‘제한적 탐방’을 기조로 했다는 겁니다. 출입인원을 1회 20명, 1일 250명으로 제한하고 안내원과 함께 다니게 되지요. 기존의 군부대 시설을 방문자센터, 연구센터로 리모델링하고 습지 안에는 새 건물을 짓지 않기로 했어요.
기본 시설 예산이 54억인데, 전액 정부가 부담해요. 지자체와 환경부가 MOU를 맺어 책임은 환경부가 지고, 지자체는 조례를 마련해 운영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운영예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용객에게 최소한의 입장료는 받게 될 겁니다.”
한강하구의 숨겨진 보물창고 같았던 장항습지가 이제 여러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함께 온 사람들은 논에서 철새들의 먹이를 준다고 옥수수와 볍씨를 여기저기 흩뿌리고 다녔다.
장항습지에 더 많은 관심을
“PGA습지생태연구소에서는 매달 첫째 주 일요일마다 장항습지에 대한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어요. PGA는 저어새, 재두루미, 개리의 학명 이니셜을 딴 이름입니다. 천연기념물인데 모두 장항습지에서 볼 수 있어요. 시민들이 장항습지를 직접 보고 체험하면 사랑하게 될 겁니다. 특히 아이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요즘 김포시와 고양시가 한강 신곡수중보 이전 문제로 갈등이 있다. 장항습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문제라서 더욱 관심이 필요한 때다.
“고양시는 국가가 지정한 습지보호구역인 장항습지와 국립공원 북한산이 마주 보고 있는 도시입니다. 두 생태축을 연결하는 도시계획으로 장항습지를 고양시의 랜드마크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한동욱 소장의 말처럼 현재 장항습지는 국가적인 대운하 사업이나 지역적인 개발사업에 노출되어 있어 위기다. 그러나 한동욱 소장은 “시민들의 관심으로 10만 마리 철새들의 서식지인 장항습지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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